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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Oct 18. 2018

갈 길을 잃다. 어디로 가야 할까?

해외 무역에 관한 글을 쓰는 이유

사무실을 나서다가 부슬비가 내리는 것을 알았습니다.

비 한 방울은 땅에 닿아도 해가 나자 마자 금세 증발해 버려 건물 안에만 있다가는 비가 왔었는지조차 알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물방울이 쌓이다 보면 도랑을 이루고 어느새 홍수를 걱정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대한민국의 경제도 지난 10여 년간 부슬비처럼 조금씩 침체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2,200여 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체감경기 전망이 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8년 4분기 BSI는 3분기보다 12포인트 하락한 75로 집계돼 최악의 겨울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기업경기전망지수는 100 이상이면 ‘이번 분기의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이면 그 반대입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의 확산과 내수침체 장기화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을 합니다. 

업종별로 체감 경기의 명암이 갈리는 것이 심화되고 있는데 화장품 및 의료정밀 등 한류산업은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반면 자동차 부품, 기계, 철강 등 기존 주력산업의 전망은 좋지 않아 보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 체감경기가 나쁜 업종은 ‘자동차·부품(66)’, ‘기계(69)’, ‘철강(70)’, ‘조선·부품(70)’, ‘목재·종이(70)’, ‘IT·가전(73)’, ‘정유·석화(74)’, ‘섬유·의류(74)’ 순으로 기존 주력산업들이 최하위권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우리 경제가 중장기 하향세라로 갈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들의 주요 이유가  ‘주력산업 침체 장기화’(44.1%), ‘기업규모에 따른 수익성 양극화’(24.8%) 등을 꼽은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지금껏 한국을 이끌어 왔던 주력 산업 분야에서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의 체감 고통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10년 전 사업을 시작한 이유는 한국의 경쟁력이 아래와 같이 존재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일본은 기술력은 있는데 제품의 생산 원가가 비싸고 중국은 말도 안 되게 저렴하지만 기술력은 매우 떨어진다.
그래서 외국에 제품을 수출하더라도 우리나라가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느 날 거래하던 업체 사장님이 이제는 중국 제품의 품질이 한국산 바로 아래까지 따라왔다며 내용물은 한국에서 생산하더라도 앞으로 제품 포장재는 중국산으로 쓰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중국산과 비교하여 단가 인하 요구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부터는 중국산 제품의 가격이 훨씬 싸고 품질도 한국산과 거의 비슷하다며 주문을 더 하지 않겠다고 합니다.ㅠㅠ


우리를 둘러싼 경제 환경은 급속도로 변하고 있어 10년 전의 경쟁력이 어느샌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했던 경영 방식과 아이템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어 살아나갈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 간다는 건 변화에 대해 무의식적으로 큰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뜻하는 것 같습니다.

노인은 아무리 머릿속으로는 이해하더라도 몸은 과거의 방식에서 변화하기를 두려워하며 가능한 과거의 성공한 방식을 유지하고 싶어 합니다.

아래로부터의 혁신은 가능하지만 위로부터의 혁신은 어려운 것처럼, 회사도 사회도 늙어 간다는 것은 참으로 무서운 것 같습니다.


필자가 동남아를 비롯한 해외 무역에 관한 글을 쓰는 것도 우리 자녀 세대가 살아갈 무대는 이젠 국내가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 여야 함을 어렴풋하게나마 느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밖에는 어느새 빗방울이 세차게 몰아칩니다.

어느 골목길 카페에 들러 아메리카노 커피라도 한 잔 마시며 비가 물러 갈 때까지 차분히 기다려 보렵니다.

다시 햇살이 비추면 골목길에도 따스한 기운이 가득 차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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