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으로 풀어보는 비즈니스
어느 한가한 늦은 가을날, 아침에 창문을 열어보니 창문 틈새에 모기 한 마리가 죽어 있었습니다.
틈새에 갇혀 탈출하지 못해 죽은 것인지 아니면 차가워지는 날씨 탓에 몸이 얼어 죽은 것인지 알 수는 없었습니다.
아마도 둘 다 이겠지만 상황에 따라 모기가 느꼈을 감정은 크지 않았을까 짐작해 봅니다.
폐쇄 공포증이 있는 모기였다면 전자의 상황이 더 큰 공포였을 테고 후자였다면 서서히 달구어지는 물에 빠진 개구리처럼 죽음이 다가옴을 느끼지 못한 채 큰 고통 없이 죽어가지 않았을까 상상해 봅니다.(전부 허튼소리뿐이긴 하네요.^^)
삶에서 우리가 처하는 상황이 이 모기와 크게 다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어느 날 잘 나가던 사업이나 직장 생활에서 느닷없이 경제적 위기에 봉착하는 경우를 누구나 한 번씩은 경험하게 됩니다.
뒤 돌아보면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함정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었고 자신의 노력이 아닌 어쩌면 요행으로 이런 어려움들을 피해 왔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등골이 서늘해지게 됩니다.
퇴로가 없어 보이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모기와 같이 피할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것일까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는 상황 중 가장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 바로 사기를 맞는 경우입니다.
순식간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는 사례를 주위에서 많이 봐 왔습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보면 주의한다고 하지만 전문 사기꾼에게 제대로 사기를 당한다면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사기꾼은 마치 모기를 가두어 놓은 투명한 유리처럼 금세 탁 트인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보이는 다양한 함정으로 유인하고 차가운 날씨는 필연적인 죽음을 재촉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사기를 최대한 예방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되겠지만 그럼 그전에 먼저 굶어 죽고 말 테니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닌 듯싶습니다.
먼저 한국에서 발생하는 사기 범죄 발생 건수를 예전 제 티스토리 블로그에 정리해 놓았던 자료로 살펴봅시다.
실제로 OECD 통계에 의하면 대한민국이 사기 사건이 제일 많다고 합니다.
일본의 경제 월간지인 비즈니스 저널에 의하면 한국에서 위증죄로 기소된 사람 수는 일본의 66배, 인구 대비로는 165배라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3년 기준으로 한국과 일본의 경찰, 검찰 통계상 한국의 사기 범죄 발생 건수는 한국이 27만 4000건이었고 일본은 3만 8000건이었습니다.
분명히 차이는 있지만 몇십 배까지는 아니고 7배 정도 더 많은 것이었죠.
하지만 진실을 알고 보면 양국의 사법 체계의 차이에 의한 통계상의 착시 효과일뿐라는 분석도 있었습니다.
일본은 사기죄가 성립되기 위한 조건이 까다로워 고소를 잘 받아 주지 않기 때문에 사기죄 신고 자체가 적은 것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한국인으로서 자존감을 상실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해외 국가들은 개인 사기꾼뿐 아니라 통 크게 국가를 상대로 사기 치고 있는 정치인들이 많습니다.
김정남 독살 스캔들로 북한과 단교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나집 라작 총리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말레이시아 개발 유한공사(1 MDB) 자금 횡령 사건에 깊이 관여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작년 4월 공개된 파나마 페이퍼에 의하면 사우디아라비아, 시리아, 파키스탄,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의 지도자 혹은 그의 친척들이 부패와 역외 기업을 통한 횡령에 관여하고 있다는 정황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탄핵을 앞둔 대한민국의 현 상황에서 해외 정치인들의 국민을 상대로 한 사기를 말하고자 하니 쑥스럽고 남 말할 처지는 아닌 것 같네요..
마케팅에서 얘기하는 방법론으로 사기에 대응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게임 이론에 관한 재미있는 실험이 있었습니다.
죄수의 딜레마라는 유명한 논제가 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공범인 두 명의 죄수가 감옥에 있을 때 상대방을 고발해 자신의 죄를 감경받을 수 있다면 고발이냐 침묵이냐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유리할지에 대한 논리입니다.)
이를 확대해 갈등 상황이 생겼을 때 최선의 효율적인 방법을 찾기 위한 실험이 있었다고 합니다.
상대방이 배신하거나 사기를 칠 때 대응 방안은 무조건적인 포용 혹은 끝없는 보복, 그리고 이 둘을 혼합한 방식이 있습니다.
프로그램에 의한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된 시험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바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상대방의 반응에 따른 대응이었습니다.
실제 상황이라면 상대측이 사기를 칠 낌새가 있을 때는 즉각적인 보복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인간적인 미안함을 보이는 상대에게는 최대한 호의를 베풀어 보상 방안을 찾는 방식입니다.
절대적인 정답은 아니겠지만 경험상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