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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Jul 06. 2021

김구 선생의 꿈: 문화 선진국의 길목에서 되새겨 보다

2021년 7월 두 개의 뉴스가 있었습니다.

1. UNCTAD(유엔 무역 개발회의) 지난 2(현지시간)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 했다.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를 변경한 사례는 1964  기구를 설립한 이후 처음이다.

2. 이탈리아가 외국인 입국 시 자가격리 의무를 일본에게는 풀고, 한국인에게는 유지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유럽연합(EU) 회원국과 함께 노르웨이, 스위스, 미국, 캐나다, 일본, 이스라엘 등에서 오는 입국자에 한해 '그린 패스'를 적용하고 있다.


상반된 두 개의 소식에서 세계가 지금 한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쟁을 겪으며 최빈국이었던 한국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경제 부흥을 이루며 세계 10위권의 경제로 통계상으로는 이미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선 상태입니다.(다만 글로벌 증시에서 국가별 시가 총액 8위임에도 MSCI(모건스탠리 케피털 인덱스) 선진국 지수에 금융 문제(역외환율시장 부재, 영문자료 부족 등)로 인해 포함되지 못한 것은 함정..ㅠ) 또한 최근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를 비롯한 KPOP의 부상 및 드라마, 웹툰, 게임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의 인기로 사회 문화적으로도 명실상부한 문화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해방된 조국이 어떤 국가로 성장하기를 원할지 묻자 군사 강국도 아니요 경제 강국도 아닌 다만 문화 강대국이 되기를 꿈꾸었던 김구 선생의 꿈이 21세기 한국에 점차 현실화되어 가는 느낌이라 뿌듯합니다.


그럼에도 아직 많은 국가에서 한국의 위상을 평가 절하하는 경향도 존재합니다. 객관적 지표로 보면 코로나19 감염자 수나 대응에서 한국의 방역에 일본의 상태가 미치지 못함에도 이탈리아 보건당국이 한국을 제외하고 일본에 자가 격리 면제를 적용한 것은 일본이 선진국이니 방역 체계도 우수할 것이라는 그릇된 확증 편향에 의한 오해로 보입니다. 경제적 관점으로도 이탈리아를 방문하는 관광객 숫자가 중국인 다음으로 한국인과 일본인 순인데 차별을 감수하고 유럽으로 굳이 관광을 갈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일본을 비롯해 기존 선진국들은 자신들이 우월하다고 믿고 있어 개발도상국을 낮추어 보고 있습니다. 마치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치듯이 배움이 클수록 함께 늘어가는 학생의 실력을 애써 무시하며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심지어 일부 나쁜 선생은 자신보다 우월한 학생을 모함하며 깎아내리려 하기도 합니다. 이는 현재 일본 극우 집단의 심리 상태를 적절히 설명하는 모습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한편으로는 혐한을 해서까지 자신들이 뒤쳐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잊고자 하는 극우주의자들이 안쓰럽기도 합니다.


문제는 앞으로 입니다. 영원히 성장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고 산봉우리가 높을수록 골짜기 또한 깊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수십 년간 기적의 경제 성장을 이루었기에 침체가 시작되면 상대적인 고통 또한 무척 심할 것입니다. 이미 지역 갈등부터 시작해 세대 간 갈등, 남녀 갈등에 이르기까지 골짜기는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크게 연관이 없을 것처럼 보이는 다양한 갈등 구도가 어쩌면 골짜기에 진입하기 시작할 때 느껴지는 고통을 타인에게 전가하고픈 심정에서부터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합니다.


현재는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 공인력의 대표 기관이라 할 만한 법원이나 경찰의 공식 발표까지도 의심하는 상황이 별로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불신이 커져 버린 사회가 되었습니다. 김구 선생이 원한 아름다운 나라는 단순히 콘텐츠 잘 만들어 이미지 좋은 국가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시민들의 문화 의식이 높고 사회 정의가 공정하게 실현되는 사회가 문화 강국이 아니었을까요. 갈등의 골짜기를 넘어 다시 한번 세계 최정상의 산봉우리를 향해 돌진하는 우리를 응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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