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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Nov 24. 2021

세상은 왜 생각과 다르게  전개되는가?미래를 보는 관점

하늘이 우중충하게 비가  듯하더니 아파트 베란다 창을 두드리는 차가운 바람이 겨울이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환기를 위해 열어두었던 창문을 닫으며 옷깃을 여민다. 가족 모두가 외출한 거실에는 냉랭한 한기만이 자신이 주인인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적막함만이 감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상황이 좀 나아지나 싶었는데 세상은 아직도 혼돈의 한가운데 있다. 세상일이 어찌 사람의 계획대로 될 수 있을까. 계절이 끊임없이 순환하는 것처럼 우리네 삶도 항상 굴곡을 겪게 마련이다. 거대한 자연환경의 변화를 미약한 인간이 예측할 수 없듯이 도도한 시대 변혁의 물결도 나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매일 사무실로 향하다 거리에서 보게 되는 장면을 통해 몇 가지 미래 사회의 변화를 추측해 볼 뿐이다.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부쩍 건설 현장의 소음과 근로자들의 분주함이 거리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레미콘 트럭을 통제하는 작업자 옆에는 폐지가 가득 실린 무거운 수레를 힘겹게 끌고 있는 어르신들이 이른 아침부터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새로운 건물을 통해 더 큰 부를 쌓아 올릴 이름 모를 건축주를 위한 소음이 거리를 채우는 와중에 수레를 끌며 헉헉 대는 노인의 한숨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코로나 이후의 미래가 묘하게 겹쳐지는 장면이 아닐까.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디선가 들었던 우화 중에 '집 밖을 나서면 7명의 적이 칼을 든 채 나를 둘러싸고 있다'라는 말이 있었다. 학창 시절에는 사소하게 흘려들었던 이야기지만 나이가 들며 세상의 냉정함을 경험한 후에는 가끔 떠오르는 이야기다. 지금껏 살면서 다행히 운이 좋아 나쁜 이들보다는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적을 두지는 않았음을 감사하게 여긴다. 하지만 나에게 향하지 않았던 칼날이지만 운이 좋지 않았던 이에게는 10명의 적으로 삶을 끊임없이 위협할 수도 있기에 불운에 공감해 주는 것도 나이가 주는 현명함 이리라.   


시대의 흐름이라는 강물을 작은 개울의 흐름까지 파악하기는 힘들지만 거대한 물길은 대략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무한의 경쟁으로 끊임없이 확장해 나갈 것 같던 자본주의는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 사회 구현이라는 명제 아래 확장이 제한되고 있다. ESG(environment, social , governance) 경영이 갑자기 화두로 떠 오르며  환경 보호 활동을 하지 않는 기업은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믿음이 퍼지고 있다. 그동안 시민 단체가 요구하던 환경 문제가 지구 온난화 방지와 탄소 중립이라는 모토 아래 범정부 기구들의 국제 협력으로 기업에 강제 규정으로 적용된다. 규제에 따르지 않는 기업은 조만간 망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둘째: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며 권력의 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물리적 힘을 통한 업무의 중요성을 감소시키며 부드러움이 지배하는 서비스 사업의 힘을 급속하게 증대시키고 있다. 정보 기술 산업으로 주요 산업군이 변화하면서 더 많은 여성들이 주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교육을 비롯해 공공 업무, 그리고 서비스 산업은 이미 여성의 주도권이 커져 있다. 공정한 경쟁 아래서 이루어진다면 여성 권익의 향상은  사회에 긍정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당분간은 MZ세대에 속하는 청년층 남성들의 무기력함과 패배감을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통해 치유하는 방법도 찾는 게 좋지 않을까.


셋째: 중국과 미국의 힘의 균형은 가까운 시일 내에 분쟁으로 터질 가능성이 높다.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도시 국가였음에도 세력이 확장됨에 따라 전쟁으로 발전되었으며 작은 도시들은 오랜 기간 어떤 세력을 선택하느냐에 따른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무역 분쟁으로 시작해 군사적 충돌에 이르기까지 역사에서 배우지 못하는 어리석은 우리 인간은 역사를 항상 반복해 왔다. 안타깝지만 충돌이 발생한다면 적어도 한반도 주변은 피하도록 정부의 외교적 노력과 중립적인 정책이 필수적이다. 내년에 선출될 대통령은 위기의 순간에 현명한 판단으로 대한민국호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한다.


넷째: 전염병과 홍수, 가뭄 등 환경의 이상 현상은 극단적 종교관을 가진 외로운 미치광이들이 도처에 더 자주 등장하는 세상을 만들 것이다.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는다면 연약한 인간은 신의 의지라는 잘못된 수렁에 빠져 헤어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세상은 이런 늑대(wolf)와의 대립을 통해 변증법적 방식으로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것이다. 우리의 선조들이 언제나 그랬듯이 혼돈 속에서 새로운 문명이 탄생한다.


요즘 들어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늘어난다.  인간의 세상에 발생하는 사건에는 모두 이면이 있다. 우리가 인식조차 할 수 없는 암흑물질이 전체 우주 구성물의 95%를 차지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배경을 생각해야 한다. 뉴스를 보면서 그 배후까지 생각하면 인간의 역겨움에 구토가 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만 머리 아파하고 내일은 더 이상 아파하지 말아야지. 내일은 구름이 걷히고 화창한 해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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