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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Apr 24. 2024

오늘도 안녕하시죠? 누렁이 팔자가  나의 삶이 되는 꿈

삶에서 선택은 기다림이다. 무엇을 선택하든 그 끝에는 무엇이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끈질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버티다 보면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


치열한 경쟁사회에 사는 현대인에게 그저 애교만 부리면 생존의 걱정이 없는 강아지의 삶은 이상형 일수도 있다. 따사로운 햇볕 아래 하찮게 뒹굴면서 낮잠을 자는 누렁이의 삶이 나의 삶과 일치할 때 행복할지도 모르겠다. 그저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여유로운 누렁이가 바로 물아일체의 경지에 이른 수도승과 무엇이 다를까.


서울시 50 플러스 재단에서 시행하는 일자리 사업에 친환경 텃밭 가꾸기가 있다. 작년까지는 도시 농부 사업이었는데 학교나 공공기관에서 작은 텃밭을 가꾸는 중장년을 위한 보람 일자리 사업 중 하나다. 올해 운 좋게 합격하여 근처의 초등학교에서 작은 텃밭을 일구고 있다.


중장년 누구에게나 퇴직 후 삶과 일자리는 큰 고민이지만 무엇이든 도전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시작이다. 중년의 인생 2막은 원대한 꿈을 이룰 수 있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일거리에서부터 시작될 수 있다. 


도시의 거리에서 할 일 없이 배회하는 길고양이나 시골에서 낮잠을 자고 있는 누렁이는 나름 생존을 위해 치열한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이 자본주의 관점에서 보기에는 그다지 굉장한 일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고차원적인 존재가 인간을 본다면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다. 


치열하게 노력한다고 원하는 것들이 모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깨달아지는 현명함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 무리해서 너무 열심히 살 필요는 없다. 때로는 누렁이처럼 따스한 햇살 아래 배를 드러내 놓고 한가한 낮잠을 자는 것이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어쩌면 그런 생활이야말로 치열한 삶 속에서 잊어버리고 있다 바로 내가 원하던 이상적 꿈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오늘도 치열한 삶의 전쟁터에서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지르며 깊은 한숨을 뱉어내는 우리에게.... 여유라는 선택이 삶의 치유라는 결과로 나타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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