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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지털전사 Sep 16. 2017

동화가 현실이 될 때-큰 성공은 작은 인연으로부터!

성공의 법칙을 바꾸자- 알리바바의 마윈

어릴 적 재미있게 읽었던 아라비안 나이트(천일야화)에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이라는 일화가 있습니다.

동화 속 알리바바는 가난한 청년이었는데 우연히 무시 무시한 도둑들의 보물 동굴을 발견하고 "열려라 참깨"라는 다소 황당한 주문을 알아내 숨겨둔 보물을 몽땅 훔치게 됩니다.

도둑의 물건을 도둑질한 알리바바...

어찌 보면 도둑질임에 분명한 것 같은데 동화 속 이야기에 논리를 들이대는 것도 우습습니다.

거짓이 거짓이면 참이라는 논법으로 점유물 강탈이 아닌 정당한 획득이 된다고 이해하고 넘어갑시다.  

 

명색인 잔악 무도한 도둑들인데 보복이 없다면 재미가 없겠지요? 

항아리 속에 들어가 기습을 노렸던 도둑들은 알리바바의 뛰어난 재치로 두목을 포함해 전원이 잔인하게도 그만 뜨거운 물에 쪄 죽고 맙니다.


그런데 말이죠.

가끔 동화와 현실의 괴리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현실 속 알리바바의 성공은 동화에 나오는 애기보다 어쩌면 더 환상적입니다.


얼마 전 중국의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18주년 파티가 개최되었습니다.

창업자인 마윈이 마이클 잭슨의 복장으로 춤을 추며 깜짝 등장하며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마윈은 이미 세계적인 대 스타이며 특히 중국에서는 창업을 꿈꾸는 모든 젊은이들의 우상입니다.

한국 취업 준비생들이 삼성 그룹 입사를 바라는 것처럼 중국 대학생들이 선망하는 직장은 알리바바 그룹이며 마윈이 나타나는 곳에는 수많은 젊은이들이 따라다니며 그의 어록까지 만들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2014년 뉴욕 증시에 217억 7천만 달러(약 23조 원)이라는 미국 증권 시장 사상 최대 기업 공개(IPO) 금액을 기록한 알리바바 그룹입니다.

알리바바는 이미 전자 상거래를 뛰어넘어 금융, 물류 그리고 영화를 포함한 문화 영역에 이르는 거대한 산업 네트워크를 구축하였습니다. 


필자는 알리바바 그룹을 좋아합니다.

알리바바의 B2B 기업 간 전자 상거래 시스템이 없었다면 세계의 많은 바이어를 발굴할 수 없었을 것이고 시장도 개척할 수가 없음이 자명합니다.

현재는 대학에서 특강 형식이긴 하지만 알리바바 전자 상거래(e-commerce) 강의도 하고 있기도 합니다.


도대체 마윈의 성공 요인은 무엇일까요?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제패하기까지 어떤 배경이 있었을지 살펴봅시다.

그에게 결정적 도움을 준 IT업계의 두 거물이 있었습니다.

바로 야후의 창업주인 제리 양 레노버 고문이며 제리 양의 소개로 만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입니다.

이들은 여전히 마윈의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지요.


알리바바처럼 아무 가진 것도 없고 그저 꿈만 거대했던 청년 마윈은 창업 후 여러 번 실패를 합니다.

현실은 가진 것 없이 덤벼드는 청년들에게 매우 냉정합니다.

멀리서 바라 본 불꽃의 화려함에 취해 뛰어드는 불나방이 진실에 도달했을 때 그 뜨거운 열기에 타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가끔은 동화보다 더 환상적인 기적이 삶에 벌어집니다.

바로 마윈의 경우가 아닐까 합니다.

마윈은 첫 인터넷 사업을 실패하고 1998년 비영리 전자상거래 벤처사업 부문 일을 잠시 했습니다.

그때 제리 양이 중국을 방문했고 마윈이 그의 만리장성 여행 가이드를 맡는 기회를 잡게 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친구가 됐습니다.

항저우 사범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던 마윈이지만 평소 광대한 중국 전자 상거래 시장에 대한 확신과 비전을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제리 양은 당시 마윈에게 야후 차이나 최고 업무 책임자(COO)로 들어오라고 권유했습니다.

그러나 마윈은 이를 거절하고 항조우로 돌아가 1999년 2월 알리바바닷컴을 설립했지요.

당시 마윈이 보유한 사업자금은 약 8천만 원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반년 뒤 골드만삭스와 기타 벤처캐피털회사에게 500만 달러의 지원을 받는 데 성공했지만 여전히 자금부족에 시달렸고 경쟁 업체들도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제리 양이 마윈에게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하게 됩니다.

마윈과의 만남에서 단 6분 만에 손 회장은 2천만 달러를 투자하게 되고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기반을 마련하게 됩니다.

 

그 후 제리 양이 이끌던 야후도 2006년 17억 달러를 주고 알리바바 주식 40%를 매입했습니다.

2012년 초 제리 양이 경영 악화 책임을 지고 야후를 완전히 떠나게 되면서 알리바바그룹과 야후는 갈등이 발생하게 되었고 손 회장의 도움을 받아 알리바바는 2013년 5월 야후가 보유했던 알리바바 지분 20%를 8조 3천억 원에 사들였다고 합니다.

          

제리양 야후 창업주(현 레노버 고문)


마윈에게 제리 양과 손 회장은 여전히 중요한 사업적 동료입니다.

알리바바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곳으로 흔히 ‘4인 이사회’가 꼽히죠.

이 구성원에 마윈 외에 제리 양과 손 회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머지 한 명은 마윈의 측근인 차이 충신 알리바바 부회장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손정의 소프트 뱅크 회장

알리바바의 뉴욕증시 상장이 결정된 후 블룸버그통신은 손 회장이 이번 기업공개로 가장 이득을 봤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손 회장은 알리바바 지분 34.4%를 보유한 최대주주입니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알리바바 기업가치가 최소 1700억 달러일 것으로 보는데 이 경우 손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578억 달러에 이르게 됩니다.

첫 투자액 2천만 달러의 약 3천 배에 달하는 수익으로 “손 회장은 아시아의 워런 버핏”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우리 모두에겐 반드시 삶이 기적이 되는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시기와 장소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래서 기회가 올 때 준비하고 깨어 있지 못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기회가 언제 다녀 갔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바로 옆자리에 기회라는 동업자가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도 문을 열 준비도 못 했음에도 왜 나에게만 세상이 이렇게 공평하지 않냐고 묻지 맙시다..(사실 필자도 자주 이렇게 말하곤 해서 좀 찔리긴 합니다만 이해해 주세요.)


옛말에 인생에 3번의 기회가 온다고 하는 말 기억하고 계신지요?

먼 훗날 죽음이 가까이 다가왔을 때 반추해 보면 나에게도 정말 3번의 기회가 있었을까 궁금할 것 같습니다.


창밖에 이국의 별들이 반짝이는 고요한 밤,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무겁게 채운 거실에서 무심하게 반복 운동을 하고 있는 흔들의자에 앉아 있는 노인의 모습을 그려 봅니다.

그에게 스쳐 지나갔던 인생의 기회는 후회로 기억될까요 아니면 추억으로 기억될까요.. 

아마도 무릎에 기어 올라가기 위해 애쓰는 털북숭이 페르시안 고양이가 더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저 밤은 깊어 가고 별을 헤는 노인이 행복하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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