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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LM May 07. 2020

알비자합판 벽이 나에겐 금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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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근사한 벽을 소유하고 있다. 올해엔 이 벽을 하나 더늘리는 것이 목표다. 무엇인가를 실행한다는 것은 미래가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작업실에 필요한 물건을 사고, 설치하고, 꾸미는 일에 대한 작은 결정 하나하나엔 긴 호흡의 시간들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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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에는 컬러를 고정하고 형식을 실험하며, 소재를 드로잉으로부터 골라내어 딱 백개만 그리자고 맘을 먹었다. 그림에는 작가의 전투력이 요구된다. 붓질 하나하나에 색의 탐색, 방향성, 느낌의 전달에 대한 고민이 녹아 있는데, 근래엔 그림의 함의와 씨름중이고,겪어보지 않은 이그림의 ‘끝’에 대해 골머리를 쓰고 있다. 내게 무엇이 제일 힘드냐고 묻는다면, ‘모든 것이 다... ‘라고 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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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시작하는 초심자들은 대부분 그리기에 대한 즐거움으로 시작하지않는가. 그러나 깊게 발을 담근 후엔, 어느덧 우리는 아카데미에서 '무엇을 해야하는가'에 대해 더 깊게 고민해야함을 배우게 된다. 말하자면 어떻게 그리느냐보다 '무엇을 하고있느냐'가 더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라나 뭐라나. 하여튼 그림에 뜻을 담아 올리면, 그것은 그림 자체엔 무기가 되니 나쁜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형식의 실험은 즐겁고,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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