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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임당 킵고잉] 인생은 운이다!

그렇기에 수 많은 시도를 해야한다....

by 유턴

1년전 쯤부터 나는 변화를 갈망했다.

외면해왔던 혹은 도피만 했던 현실이 내 눈에 박히기 시작했던게 이유였다.

뭔가 해야겠다, 바뀌어야겠다 싶었다.


자연스럽게 유튜브의 메인화면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여행, 게임, 축구 유튜버들이었던 내 첫 화면에 낯선 이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 때 처음 알게된 유튜버가 '신사임당'님이다.


내가 처음 봤던 그 당시도 이 분은 대형 유튜버였고, 메시지를 줄만한 이들을 초대해 인터뷰를 하는 컨텐츠가 주를 이뤘다.

사실 과거 영상이나 이분의 스토리는 잘 몰랐기에 이런 류의 영상이 전부인 줄 알았다.

그러니 이 사람을 보며 어떤 깨닳음을 얻었다거나 한 적은 없었다.

오히려 신사임당 채널에 등장한 게스트들에게 많이 배웠다.

그래서인지 채널 주인에게는 어떠한 감정적인 동요도 일지 않았다.

그냥 평범한 사람이 인터뷰가 주가 되는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고, 운 좋게 대박이 난 줄로만 알았다.


그로 부터 몇 달이 흘렀나?

유튜브 추천영상에 이 분의 옛날 영상이 떴다.

음...뭐지?

어렴풋하지만 썸네일이 굉장히 누르고 싶게 생겼던걸로 기억한다.

그 영상은 누군가를 인터뷰한 것이 아닌 본인의 이야기였고, 그제서야 이 사람의 스토리를 알게되었다.


그리고 이 사람이 달리 보이기 시작했고, 채널에 등장하는 화려한 게스트들이 아닌 이 사람이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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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신사임당' 채널의 주인인 '주언규'님의 이야기를 담았다.

본인의 한심했던 과거부터 사업, 유튜브 등으로 성공한 지금까지를 다뤘다.

이 사람의 과정이 나에게 더 와 닿았던 이유는 힘들었던 시기를 신파적으로 그려내지도 않았고, 성공한 커리어를 허세스럽게 표현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굉장히 게으르고, 모든게 귀찮았던 사람이라고 한다.

아니, 아직까지도 누워있고 싶은 생각이 가장 크다고 한다.

사실 어떤 사람이 그렇지 않으랴.

나 또한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일말의 변화를 일으키고 싶은게 인간이다.


저자는 어떻게 했을까?

한 줄로 표현하면 '작게 쪼갠다.'이다.


세상 모든 일은 버겁다.

특히나 그 일이 처음일 경우에는 거대한 쓰나미가 몰려오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해보고, 또 해보고, 그 일이 익숙해져야 우리가 서핑하고 놀만한 작은 파도로 다가오는 것이다.


변화가 어려운 이유는 여태껏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하던대로 하고 싶다.

그게 쉬우니까.


그래서 이 분은 계속 잘게 쪼개서 실행하라고 한다.

이 책에 적절한 예가 등장하지 않아서 내가 예시를 대보겠다.


변해야겠다고 느낀 어느 시점,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창한 계획을 세우곤한다.

'아, 내일부터는 좀 부지런히 살아야겠다. 일단 건강이 중요하니까 살부터 빼자. 그러려면 저녁은 샐러드만 먹고, 아침 일찍 나가서 뛰자. 그리고 독서가 중요한 것 같은데 퇴근하면 꼭 한 시간씩 책 읽어야겠다. 음...뭔가 부족한데? 아, 영어를 빼먹을 수는 없지! 학원은 가기 힘드니까 인터넷 강의라도 바로 신청하고, 매일 한 두시간씩 공부해야겠다. 오~ 뭔가 열심히 사는 것 같아서 기분 좋은데?'


보통 이렇다.............


이게 말이 세 줄로 압축될 뿐이지 이거 굉장히 버거운 계획이다.

물론 현재 이렇게 열정적으로 사는 분들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그 분들은 몇 년 혹은 십여 년에 걸쳐서 보완하고, 또 보완해서 저렇게 살고 계시는 거다.

그 분들도 처음엔 그러지 못했을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은 저런 계획을 세우고, 거의 3~4일만에 넉다운된다.

그러곤 한 마디 힘 없이 내뱉게 된다.

"그래......내 주제에 무슨... 있다가 애들 불러서 술이나 먹어야지."


내가 그랬다.


항상 변하고 싶고, 변해야 했던 타이밍에 거창하게 뭔가를 만들어 놓고, 그걸 실천하지 못하면 좌절하고, 포기했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작은 혹은 더 작은 계획을 세우라고 한다.

바뀌어야겠다고 다짐했으면 작은 것 부터 하는거다.

다이어트면 다이어트, 공부면 공부.

한가지 항목도 버겁다면 더 작게 줄이면 된다.

다이어트는 하고 싶은데 음식은 포기 못하겠다?

그러면 운동부터 시작한다.

운동에서도 한 시간내기 힘들면 30분이라도, 아니면 10분이라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저자는 사업에서도 이걸 적용했다.

내가 쓸 수있는 돈이 5천만원이라면 그걸 올인해서 한 방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5백만원짜리 사업을 10번 하는게 낫고, 내가 사업에 초짜라면 더 잘게 썰어서 50만원짜리를 100번하는게 낫다는 것이다.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현재 할 수있는 모든걸 갈아넣어서 완벽히 만든 한 편의 대박을 기원할 것이 아니라 노력을 분산시켜서 꾸준히 할 수있는 영상을 계속 만드는게 낫다고 한다.


이 책의 핵심이 바로 이 부분이다.

작게 쪼개서 계속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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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운이다. 자영업자의 90%가 망한다면 1천 번 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뛰어들어야 한다. 열 번 연속 뒷면만 나올 준비를 미리 해야 한다. 나의 시도를 뒷받침하는 리소스가 줄어들 위기가 발생한다면 더 작은 게임으로 유연하게 변경한다. 비용이 더 낮은 게임으로 바꾸는 것이다.


주언규 <킵 고잉> p.34



시상식이나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를 보면 이런 얘기를 하는 경우가 꽤 있다.

"아 저는 운이 정말 좋았던 것 같고요...(후략)"

몇 년전의 내가 볼 때는 이 말이 너무 가식으로 들렸다.

그냥 내가 잘해서 이 상을 받았다고 하면 안되나? 우리나라 정서에 안 맞나?

아니면 운이 좋았다기보다 엄청 열심히 했기때문에 성공한거라고 말하는게 낫지 않나?


물론 몇몇 인터뷰 당사자들은 겸손한척을 하기 위해 그랬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저 말이 진심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요즘은 강하게 한다.

아니, 진심인 것 같다.

정말 인생은 운인 것 같으니까.


그런데 여기에 더욱 강하게 꽂히는 생각이 있다.

'그 운을 잡기 위해서는 드럽게 많이 시도해야한다는 것.'

나는 여태 그 운이라는 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건 줄만 알았다.

완전히 운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는 로또나 무슨 회사의 30주년 기념 추첨 이벤트같은 것들은 차치하더라도 나의 입시나 취업 혹은 창업같은 부분들도 하늘에서 점지해야만 잘 되는 거라 착각했다.

이것도 나름 이유가 있었던 게 고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 한 명이 평소엔 되게 성적이 안나오다가 수능 때 대박이나서 상상도 못해봤던 학교를 가는 광경을 봤으니까.

취업이나 창업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준비없이 운이 터진 경우는 오히려 오래못간다는 것 역시 눈으로 확인했다.

물론 운을 잘 활용해서 아직까지 잘 사는 경우도 있었고.

하지만 대부분 그런 운이 터진 경우도 굉장히 소수였고, 터졌다 하더라도 소수만이 그걸 잘 활용하더라는 것이다.

오히려 운이 독이된 경우도 상당히 많았다.


소위말해 성공한 사람, 잘된 사람들은 모두 운이 좋은 사람들이다.

그냥 좋은게 아니라 지독히도 좋은, 난 놈들이다.

다만 그들은 그 운을 잡기 위해 지독히도 많은 시도를 했고, 그 수 백번, 수 천번의 시도 중에 한 번이 걸렸을 뿐이다.

즉, 시도없이는 운도 없다.

적은 시도에는 그 운이 걸려들 확률이 그 만큼 낮다.

걸려들더라도 운을 잡고 유지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그렇기에 이 책의 제목도 '킵 고잉(Keep Going)'인가보다.

핵심 메시지와 일맥상통하는 제목이다.

나 또한 서른 중반이 되어서야 이걸 이해했다.

물론 성과없는 지속적인 실행은 쉽지않다.

하지 않아왔던걸 하는 건 정말 어렵다.

그렇기에 더 작은 도전, 더 잘게 쪼갠 시도들을 계속 해야겠다.


어떤 분야든 어디서든 다들 '킵 고잉'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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