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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리부트-움직여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행동하자, 멈춰있으면 아무 것도 안보인다.

by 유턴


그 질병이 처음 발생할 무렵 나는 파라과이 어느 시골마을에 있었다.

대수롭지 않게 뒤로가기를 누른 후 유튜브로 이동해 시덥지 않은 영상을 보며 낄낄거렸다.


그리고 얼추 1년여 남짓이 흐른 지금, 난 경기도 여주의 우리집 내 책상 앞에 앉아있고, 거리두기 2단계 격상소식을 보며 이제는 더 이상 대수롭지 않게 뒤로가기 버튼을 클릭할 수가 없게되었다.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게 아니었고, 전에는 좋았던 것이 마냥 좋은 게 아닌 세상이 되었다.

반대로 무조건 나빴던 게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것이 되기도 했다.

지난 10여개월이 그러했다.

모든게 혼란스러웠다.


자기 철학이 확고했던 사람들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게 맞나? 아님 저게 맞나?'

하지만 자기 확신이 없는 나 같은 사람들은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나 말고도 모두가 흔들리는 것 같았기에 동질감마저 느꼈다.

다 같이 멈춰있는 것이 내가 멈춰있는 것에 대해 면죄부까지 주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흘렀다.

금방 끝날 것 같던 혼란은 모두의 예상보다 훌쩍 길어지고 있다.

더 무서운 점은 아직도 끝을 모른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행동하지 않는게 '선'처럼 보였다.

나 역시 최소한의 사회적 관계만 유지했고, 사회적인 활동 또한 거의 하지 않았다.

한국에 들어온 후 쭉 그렇게 지내왔다.

코로나는 내가 움직이지 않아도 된다는 좋은 핑곗거리를 제공해주었다.

어떠한 준비도 못하고 왔기에 어쩔 수 없다는 자기합리화도 조미료처럼 활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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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주위를 둘러봤다.

아니, 내가 둘러보려고 본 것이 아니라 보였다.

SNS로, 지인의 연락으로, 뉴스로...여러 사람들의 소식을 접했다.

놀라웠다.


나만 빼고, 모두 움직이고 있었다.

무언가 하고 있었다.

수 많은 가게들이 폐점하고 있다는 뉴스를 봤는데 두 다리 건넌 지인은 서울 모처에 식당을 오픈했고, 심지어 장사가 잘 되고 있단다.

코로나때문에 급하게 귀국한 여행유튜버들 또한 국내에서라도 어떻게든 컨텐츠를 뽑아내려 노력하고 있었고, 오히려 국내에서 더 잘된 크리에이터들도 심심치 않았다.

물론 이 질병으로 인해 모두가 힘들어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힘들어진 이들 또한 그냥 주저앉지 않고, 어떻게든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고 있었다.


냉정하게 되돌아 봤다.

코로나가 없었다면 활발히 움직였을까?

또 다른 핑계를 대고 있지는 않았을까?


그래, 이 시국에도 세상은 돌아간다.

누군가는 흔히 말하는 '이 시국'을 기회삼아 도약하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혼돈 속에 힘겨워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이 모든 사람들에게 일관되게 작용하지는 않는다.

어떤 일이 누군가에는 일생일대의 행운일 수도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는 최악의 불행일 수도 있는 것이다.


코로나도 마찬가지다.


이 책의 저자인 김미경 강사 또한 얘기한다.

'언제까지 코로나 이전의 일상만 그리워 할 수는 없다', '바뀐 생존 공식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어찌되었건 시간은 가고, 사람들은 움직인다.

언뜻보면 멈춰있는 듯 하지만 흐르고 있다.

그 속에서 나 또한 움직여야한다.

더 이상 질병을 핑계삼아 가만히 있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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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잠시멈춤'을 끝내고, '리부트'해야 할 시간이다. 좌절하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상처받지 말고, 물러서지 말고, 리부트하자. 아직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


-김미경<김미경의 리부트> p.14-



그래, 더 치열하게 공부하고, 열정적으로 행동하고, 변화해야한다.

그 어떠한 시기일지라도 시국일지라도 그건 변함이 없는 것 같다.

고난의 크기가 크면 클수록 그렇게 해야한다.

그래야 극복할 수 있다.

멈추면 다가오는 파도만 더 커질 뿐이다.

움직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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