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 60 : 멀티탭
책상 밑 멀티탭이 빽빽하다.
스마트폰, 노트북, 가습기 플러그가 나란히 꽂혀 있다.
기기들은 제각각 전력을 끌어 쓰며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한다.
멀티탭은 선을 늘려 에너지를 분배하면서도 목적한 전력을 충실히 배달한다.
우리의 일상도 멀티탭화 되어간다.
정적을 견디지 못해 샤워 중에도 스마트폰을 켜두고,
식사중에도 쇼츠 영상에 눈을 판다.
인간의 인지 에너지는 무한히 확장되지 않는다.
여러 곳에 코드를 꽂을수록 주의력은 가늘게 쪼개지고 사고는 얕아진다.
부산하게 움직일수록 효율은 떨어지고 결과물의 완성도는 헐거워진다.
차별화는 모든 코드를 꽂는 능력이 아니다.
필요 없는 플러그를 과감히 뽑아낼 때 선명해진다.
모두가 분산된 주의력으로 화면 속을 목적 없이 떠돌 때,
단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는 능력.
그 고립된 집중이 탁월한 결과물을 만든다.
전원을 차단하는 결단은 내면의 힘을 단단하게 만든다.
흩어진 에너지를 한 지점에 모아 끝까지 파고드는 감각.
남들이 얕은 물가에서 첨벙거릴 때
홀로 깊은 바닥까지 들여다보는 몰입이, 결국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다시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