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D 98 : 계단
성장은 완만한 직선이 아니라, 한 칸 한 칸 딛고선 기록이다.
계단은 가까이서 보면 지루하다. 한 칸을 완전히 올라서기 전까지는
높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수평의 시간이 이어진듯 보인다.
계단은 멀리서 봐야 가파르게 하늘을 향해 뻗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성장의 가장 큰 적은 의심이다. 이 길이 맞는지, 헛수고는 아닌지 계산하느라 발을 멈춘다.
손해 보기 싫은 마음이 완주를 가로막는다. 설령 끝이 막다른 길이라도,
그 고도까지 올라온 근력은 온전히 내 몸에 남는다.
길은 사라져도 실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멈추는 건 나약해서가 아니다. 보이지 않아서다.
지금 내가 오르고 있는지, 제자리인지 계단 위에서는 알 수가 없다.
끝까지 가본 자는 다음 산 앞에서 덜 떤다.
높은 곳에 올라본 몸이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길이 틀렸다면 내려와 다시 시작하면 그뿐이다.
어차피 성장은 그렇게 생겼다. 한 칸 오르고, 또 한 칸 오르고.
다시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