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고 그림 그리는 사람
지금 꺼내놓은 대답이 내년에는,
혹은 내일 바로 달라질지도 몰라요.
[오늘의 세계]에서는 오늘만의 대화를 기록합니다 :)
· 보트리보 인스타 @botriebo_plz
보트리보 님은 작년 가을, 동화 창작 수업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자신을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고 소개한 그가 과제로 써온 동화를 읽으면, 색이나 모양, 질감 같은 이미지가 머릿속에 그려졌어요. 그래서 무심코 그가 그림 그리는 일을 직업으로써 쭉 해왔을 거라고 추측했는데, 실은 얼마 전까지 꽤 오래 마케팅 일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수업을 들을 땐 퇴사하고 몇 달 정도 지났을 때인데, ‘1년’을 자신에게 투자해 주기 위해서 퇴사했다고 했습니다. 좋아하는 그림을 실컷 그려 보려고요. 하고 싶은 걸 명확히 안다는 점이 참 멋지고 부러웠습니다. 하지만 그에게도 부지런히 탐색해야 할 과제가 있었습니다. ‘어떤 그림을 그리느냐’는 질문에 답하기 어려웠거든요.
그사이 계절이 한 바퀴 돌아, 투자하기로 한 1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이번 달 개인전을 앞두고 있어요.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던 그에게 물었습니다.
“그간 어떤 시간을 통과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나요?”
[ 보트리보 : 나에게 투자해 보자, 어차피 할 것 같으니까 ]
- 눕는다는 행위와 장소에 관한 고찰
- 회사를 그만두지 않기 위한 상담
- 이전과는 다른 퇴사
- 불안하지 않은 이유
- 개인전을 앞두고: 나를 성장하게 하는 마감
*이번 대화에도 평어를 사용합니다. 평어가 궁금하다면 댓글을 참고해주세요:)
안녕, 보트리보. 이 글을 통해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자기소개를 한다면?
“안녕하세요. 퇴사 후 그림 그리고 있는 보트리보입니다.”
자기소개에 ‘퇴사’와 ‘그림’이라는 키워드가 선명하네. 어떤 그림을 그려?
아직 찾아가는 중인데,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눕는다는 행위와 장소에 대해서 계속 그리고 있어. 앞으로도 한동안은 그것에 대해 그려나갈 것 같아.
그 주제를 그리는 이유가 있어?
나도 이 주제를 얼마 전에 찾았어. 의도하지 않았는데, 내 그림에 계속 누운 사람이 등장하더라고. 나도 이유가 궁금해서 생각해 보다가 실마리를 찾았어.
건축학을 전공하던 대학생 때, 집이라는 공간이 나에게 중요한 키워드였어. 모든 사람한테는 평온하게 쉴 수 있는 장소가 무조건적으로 주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어. 그러다가 그런 관심이 최근에 많이 사라진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사라진 게 아니라 누운 사람을 그리는 방식으로 나타났던 거야.
편하게 쉬기 위해 누우려면 안전하다고 느껴야 하잖아. 전에는 공간에 초점을 뒀다면 지금은 눕는 행위와 사람에 두는 거지. 이번 전시 이후에는 좀 더 사회적으로 접근해서 그려보고 싶어.
탐구해 보고 싶은 마음이야?
탐구라기보다, 사회적으로 얘기해 보고 싶어.
“ 모든 사람에게 편안하게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
그리고 싶은 주제를 이제 막 깨달은 단계라 지금은 그냥 1차원적으로 계속 눕히고 있어.(웃음) 여기도 눕혀보고, 저기도 눕혀보고. 나중에는 사람이 누울 때 필요한 공간 크기를 가지고도 얘기해 보고 싶어. 누워 있는 사람만 한 캔버스에다 그려본다든지. 누운 형태로 패턴을 만들고 싶기도 해.
해보고 싶은 게 계속 떠오르네.
방향 혹은 키워드가 분명해지니까 작업이 훨씬 수월한 것 같아.
처음부터 안 게 아니었다면, 어떻게 탐색했어?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찾았어.
이따 전시 관련한 질문을 하려고 하니 그럼 자세한 과정은 그때 다시 이야기하자. 퇴사 이야기 먼저 들려줄래?
어떤 곳에서 일하다가 퇴사했어?
처음에는 사회적기업에서 환경 관련 캠페인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했어. 전공은 살리지 않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어. 그다음부터는 브랜드들의 온라인 홍보를 맡는 일을 8년 동안 쭉 했어. 콘텐츠 기획, 프로모션 기획과 운영 등을 하면서, 두 회사에서 4년씩.
퇴사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쳤어?
두 번째 회사에서는 콘텐츠 기획을 주로 했는데, 창작의 영역에 훨씬 가까운 일이라 비교적 잘 맞았어. 그러다 마지막 회사에 가서 진짜 마케팅이라고 부를 만한, 매출 지표와 직결되는 프로모션 업무를 맡았는데 같은 온라인 홍보라도 너무 다른 일을 하게 된 거야. 자신은 없는데, 경력과 나이가 차니 직급이 올라가 버려서 부담이 크고 에너지 소모도 많았어.
너무 힘들어서 ‘이러다 진짜로 회사를 갑자기 그만둘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돈은 벌어야 하는데 대책 없이 그만둘 순 없으니 회사를 잘 다니기 위한 상담을 시작했지. 그러던 중 갑자기 그림에 대한 내 마음을 발견했고.
상담 과정에서 어떻게 발견했어?
상담 시작한 뒤 몇 달 됐을 때야. 상담 선생님이 무언가에 몰입해 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시기에 그림 그릴 때 그렇다고 말했어. 그럼 그림 그리면서 몰입할 때 어떤 기분이 느껴지냐고 물으셨는데, 대답하다가 울었어. 얘기하다 보니까 너무 행복해서.
행복해서 울었어?
몰입해서 그림 그릴 때의 기분을 상세하게 설명하다 보니까, ‘뭐야, 나 그때 진짜 행복했잖아.’라는 생각이 들었어. 놀라긴 했지만 그 이후로 그림 얘기를 더 하지는 않았어. 상담은 회사에 잘 다니려고 받았으니까. 근데 한 번 그렇게 나오니까 ‘그림’이 계속 툭툭 튀어나오는 거야. 다른 주제로 말하던 중에도 자꾸 튀어나오다가, 나중에는 존재감이 너무 커졌어. 그런 발견을 상담 선생님과 같이 해나갔어.
그 발견이 퇴사의 계기가 됐어?
퇴사는 꽤 늦게 했어. 상담한 지 1년 반 정도 됐을 때. 그전까지는 계속 두려웠거든. 그림으로 성공할 자신이 없었어. 그런데 작년 초에 갑자기 퇴사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성공과는 상관없이 그냥 어차피 할 것 같으니까, ‘지금 하자, 그러면.’
그리고 이런 생각도.
‘8년 넘게 회사 생활을 잘 해왔으니까, 나가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더 잘하지 않을까?’
두려운 마음이 줄었어?
이전 회사를 그만둘 땐 힘들어서 탈출하듯 퇴사했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부정적인 감정이 없었어. 그림 그리고 싶다는 마음, 거기에 시간과 돈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서 그만둔 거야. 퇴사 다음이 이직이 아닌 퇴사도 처음이었어. 보통 퇴사하면 그다음은 다시 취업 준비 상태로 이어지잖아.
이직 대신 뭘 하기로 했어? ‘그림 그리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면?
1년 동안은 그림으로 돈 안 벌어도 되니까 그림 그릴 수 있는 시간과 자본을 나한테 허락해 주자고 결심했어. 1년은 허락해 주자고, 1년은 나한테 투자를 해줘 보자고.
어떻게 ‘투자’라는 방식으로 생각했어?
회사 다닐 때 나한테 얼마까지 투자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니까, 100만 원도 너무 아까웠어. 영어 공부처럼 해야 할 것 같은 일에는 얼마든지 돈을 쓰겠는데, 정작 진짜 좋아하는 일에는 못 쓰겠더라고. 이직에 도움 될지 여부가 기준이었던 거야.
그래서 일단 1년은 그림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든지,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든지, 뭘 보여주거나 증명해야 한다는 의무나 책임감 없이 그림 그려보고 싶었어. 거기에 1년 정도는 내가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
상담 영향이 커? 아니면 그전에도 그림 그리고 싶었어?
원래부터 쭉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어. 그래서 회사 다니는 게 힘들었나 봐.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인데, 왜 여기 앉아서 이 일을 하지?’라는 생각을 했으니까. 그럼에도 동시에 내 열정을 의심했어.
‘진짜 그림 그리고 싶거나 천직인 사람들은 지금 다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나는 회사에 있잖아. 이젠 내가 포기한 거 아닌가?’
‘그런데도 내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정도 마음으로?’
이런 잣대로 내 마음을 계속 누르면서 일했어. 그러다가 상담하면서, 그렇게 큰 줄 몰랐던 내 안의 열정을 바라보게 된 거지.
그림을 좋아하는 마음이 그 정도인 줄은 몰랐구나.
그림 그리는 삶을 두려워하는 이유도 발견했어. 예술가는 가난할 거라는 막연한 두려움, 그게 무서웠더라고. 근데 이번 퇴사할 때는 내가 거지가 되진 않을 것 같았어. 도전해 보고 안 되면 원래 하던 일로 돌아가면 되니까. 지금까지 내가 만들어온 그 시간을 믿고 다른 도전을 할 수 있었지.
열정을 의심하면서도 어떻게 계속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어?
최근에 나를 알게 된 사람에게는 내가 마케팅하다가 갑자기 그림 쪽으로 온 사람으로 보이겠지만, 사실 나는 그림 옆에 있었던 시간이 훨씬 길어. 29살까지는 계속 그림 옆에 있었거든.
그림 옆에 있었다는 게 무슨 뜻이야?
누가 시키지 않아도 방 안에서 혼자 그림 그리고 전시도 준비했어. 29살까지는 그렇게 계속 그림을 그렸는데, 마케팅 일을 하면서 놓았어. 그러니까 그림을 많이 벗어난 시기는 길어야 7~8년 정도야. 그림 그리는 행복을 잠깐 잊고 있다가, 상담하면서 다시 반갑게 떠올린 거야.
퇴사 후 1년 4개월이 지났어. 약속한 1년이 지났으니 이제 수익 고민을 해?
아니. 이대로 조금 더 해보려고. 모아둔 돈으로 올해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
불안하지는 않아?
응.
불안하지 않은 이유에 어떤 힘이나 믿음이 있어?
정 안 되면 회사에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가장 큰 것 같아. 온라인 마케팅 분야에는 항상 사람이 부족하거든. 8년 경력이면 좀 깎아서 들어가도 괜찮지 않을까? 생존을 위한 최후 방어선을 과거의 내가 만들어 놓은 것 같아.
관계에서 오는 안정감 또는 지지가 있어?
맞아, 연인이 가장 많이 지지해 줘. 상담도 계속 받고 있고. 그리고 얼마 전부터 카레 집에서 아르바이트하고 있는데, 거기에서 받는 안정감도 커. 또 매주 화요일 명상 수업도 있다. 거기에서 만나는 분들이 내 얘기를 다 긍정적으로 관심 가지고 들어주셔.
엄청 많은데?!
여기저기에서 나눠서 많이 받고 있었네. 그러고 보니,
평소에 연인에게 계속 지지받으면서,
매주 화요일엔 명상 수업에 가서,
일주일에 2~3일은 카레 집에 가서,
2주에 한 번은 상담 가서 지지받고 있어.
오랫동안 큰 애정을 가지고 꾸준히 하는 PT도 힘이 많이 되어 줘.
그리고 가끔 이렇게 친구도 만나고, 동생도 있고.
카레 집에서 지지받는다는 건 어떤 거야?
주 2~3일 아르바이트하는 곳인데, 거기에서는 내가 불완전하거나 이상하지 않다고 느껴. 회사 테두리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거든. 사는 얘기 나누다 보면, 회사 밖에서 돈 버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내가 몰랐다는 생각이 들어.
회사 다닐 때도 점심 먹으러 자주 갔던 곳이지만 그땐 점심시간에만 들러서 밥만 먹고 나가니까 그때 본 손님은 거의 다 회사원이었어. 그런데 일하면서 보니까 2시, 3시 이후에도 손님이 오고, 그땐 프리랜서가 많이 오더라. 사장님 지인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그 사람들이 하는 일들이 참 다양해. 노래하는 사람, 밴드를 하는 사람, 그림 그리는 사람, 글 쓰는 사람, PT 트레이너도 있고. 가게에 물건을 납품해 주시는 사장님들까지.
만약 지금 내가 회사원들 사이에 있으면 불안정하고 불완전한 느낌이 들 거야. 그런데 그곳을 찾는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내가 전혀 이상하지 않아. 이 나이에 아르바이트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그곳에 있는 시간만으로도 많은 환기가 돼.
또 하나는 사장님의 지지야. 나를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인정해 주는 사람의 지지. 사장님이 내가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는 걸 알고선, 다른 사람에게 나를 “그림 그리는 사람”이나 “작가”라고 소개해. 그림 관련 이야기가 나오면 “저희 알바 언니도 그림 그리는데.”라면서 내 그림을 보여주기도 하고. 그러면 나는 쭈뼛쭈뼛하다가 “(작은 목소리로)…아아… 그냥 그림 그려요….”했어, 처음엔. 그런데 낯선 이름이라도 옆에서 자꾸 불러주면 익숙해지는지, 나중에는 나도 아무렇지 않게 “(시원한 목소리로) 그림 그려요.”라고 말하게 됐어.
이번 전시 공모 넣을 때도 응원해 주고, 선정된 다음에는 언제 하는지 물어보고, 어느 요일에 보러 가겠다고 말해주고, 또 손님들에게도 알바 언니 전시한다고 알려주고, 그런 것들이 다 쌓여서 엄청 큰 지지가 돼. 전시 서문을 써주실 교수님과도 카레 집에서 이어졌어. 평소처럼 사장님이 단골 교수님과 이야기하다가 내가 전시 준비 중이라는 이야기를 했고, 그분이 그걸 듣고는 글을 써주시겠다고 말씀해 주셨거든.
참 다양한 유형의 지지를 주는 곳이다.
· 생활비를 벌 수 있어서 금전적인 불안을 덜어주는데,
· 나와 비슷한 사람이 세상에 많다는 안정감도 주고,
· 작가라는 정체성에 계속 힘을 보태주고,
· 좋은 인연까지 연결되는 곳
출근하는 일수는 일주일에 2~3일이지만, 어쩌면 거기서 오는 안정감이 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걸까?
정확해.
이번 전시를 소개해 줄래?
5년 전 모로코 여행에서 엄청 평화로웠던 기억을 그렸어. 거의 요람 속의 아기처럼 자고 싶을 때 자고, 먹고 싶을 때 먹고, 수영하고 싶을 때 수영하고 그랬던 여행이야.
눕는 행위라는 주제를 전시 준비하면서 찾았다고 했잖아. 어떻게 찾았어?
① 먼저, 전시를 해보기로 마음먹은 것이 시작. 모로코 여행 기억을 그리기로 하고, 뭐가 좋았는지 떠올려보니 언제 어디에서든 실컷 낮잠 잤던 순간들을 참 좋아했더라고. 그 장면을 그려보기로 했어. 참 좋았던 따뜻한 햇볕, 수영장에서의 낮잠, 차에서도, 숙소에서도, 사막에서도….
② 그러다 어느 순간 소재가 떨어졌어. 장소로 나누어 그리다 보니까 그릴 장소가 더 이상 없었던 거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나한테 물었어. ‘모로코 여행 기억을 그리려고 한 이유가 이 장소들을 보여주기 위한 거였나?’
③ 아니더라고. 유독 평온하게 잠들 수 있었던 이유가 중요했던 거야. 아무 곳에서 아무 때나 잘 수 있었던 건, 그곳이 안전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라는 사실. 건축물이나 사막의 아름다움보다, 그 점이 특별하다는 걸 깨달았어.
④ 근데 왜 안전하다고 느꼈을까? 모로코 건물은 막힌 듯 다 트여있었어. 햇볕이 강하니까 창문이 작지만, 또 많고, 황토로 지어져서 부서진 곳이나 틈이 많았어. 틈 사이로 고양이가 방에 들어오기도 해서 자고 일어나면 사방에서 자고 있어. 햇빛도 들어오고, 새소리도 들어오고, 고양이도 들어오고. 오히려 그게 자유롭고 좋았나 봐. 또 모든 사람이 친절히 대해주고 환대해 주니까 안심하고 마음을 놓을 수 있었고.
⑤ 결국 그곳에서 느낀 안정감이 내겐 더 중요한 핵심임을 깨달았어. 그렇게 해서 이번 전시에는 ‘안심하고 눕는다는 좋은 경험‘, 그리고 ‘누우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라는 두 가지 생각에 집중하며 작업하고 있어.
전시를 보러 어떤 사람들이 찾아오면 좋겠어?
심신이 지친 분들이 오셔서 전시를 보고 나서 기분 좋아진다면 좋을 것 같아.
전시 다음 목표가 있어?
예술인 등록도 하고, 전시 작품으로 책을 만들어 보려고 해. 작가로서 이력을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욕심이 생겼어. 그다음엔 두 번째 전시할 만한 곳을 찾아볼 거야. 다음 마감을 잡으려고.
전시 준비하면서 마감의 중요성을 느꼈어. 이번에 주요 스케치 재료로 쓴 목탄만 봐도 그래. 어떤 재료에 접근할 때, 시간이 많을 때는 인터넷으로 한참 찾아보고 심사숙고해서 간신히 하나 주문하고 그랬거든. 근데 마감이 생기니 바로 실전이야. 따질 시간 없이 일단 사서 문질러 봐야 시간 안에 끝내니까.
혼자서는 늘어지기 쉬울 때 마감이 나의 성장을 재촉해 주지.
맞아.
목표 들으니까 나도 설레. 벌써 책이 다 나와 있는 것만 같아.
하다 보니까 1년은 조금 부족한 것 같아. 그래서 2년으로 늘렸거든? 그런데 벌써 올해 하반기잖아. 책도 내고 그러다 보면 1년은 더 있어야 할 것 같기도 해.
할수록 더 해보고 싶은데, 돈이 떨어져 가고 있어서 이제부터는 그림으로 돈을 벌 방법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은 해. 그게 다른 무엇보다 좀 즐거운 일일 것 같아서.
-2024.9. 인터뷰이: 보트리보 / 글·발행: 유혜인
보트리보 님의 전시에 초대합니다!
일시: 2024.9.18.(수)~29.(일) 12:00~22:00
장소: 알렉스룸 (서울 중구 을지로18길 8, 2층) @alexroom_euljiro
*카페 겸 갤러리로 운영되는 곳이라 입장료는 없지만 음료를 주문하신다면 카페도 이용하고 그림도 감상하실 수 있어요 :)
*나이 등등 무엇도 상관없이 누구나 환영해요.
*몸과 마음이 지친 분, 눕거나 명상하기를 좋아하는 분, 바라보면 평온한 느낌이 드는 그림을 좋아하는 분에게 특히 추천합니다.
*전시도 보고, 그림 옆에서 티타임도 즐기고, 작가가 일하는 카레 집에서 식사한다면 기분 좋은 휴일의 완성?! 작가의 세계를 조금 더 생생하게 느끼고 이해하는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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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페 알렉스룸 @alexroom_euljiro
*마침 전시 창작가 공모가 열렸습니다! 작품을 전시해 보고 싶었던 분이라면 인스타 공지 확인해 보세요! (9월 29일까지 접수)
· 카레 집 브라운코트 @magukan_brown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따스한 카레 한 그릇과 함께 마음 편안해지는 환대의 공간입니다 :)
· 보트리보 @botriebo_pl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