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스케치. 그날의 공기 온도 습도! 진행자가 쓰는 수업 후기
2020년에 도장을 직접 찍어서 달력을 만들었을 때, 꼭 언젠가 도장 워크숍을 진행해보고 싶다구 생각했어요. 이유는 재밌을 것 같아...! 하는 마음 하나였죠. ㅎㅎㅎ 저의 모든 원동력은 바로 이 마음에서부터 비롯되는데요. 올해 새삼 문장으로 느끼게 된 것은 "나는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그것은 작은 것일수록 귀엽구나!" 하는 것 입니다. 주로 특기는 그리기, 취미는 만들기였던 제가 만들기 워크숍을 진행하게 되었네요. 그 첫번째 시간을 보여드릴게요.
손으로 뭔가를 만들 때는 집중하느라 머릿속이 깨끗해서 좋아해요. 그림을 그릴 때나 설거지 할 때, 만들 때는 머릿 속이 가벼운 듯해서 참 좋아하는 시간입니다.
이번 수업의 목표는 단지 지우개 도장을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만든 도장으로 편지지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어요. 다이어리 꾸미듯 종이에 여러 도장을 올리고 색을 얹어보고 하며 편지지를 꾸미는 것인데요. 이 부분이 어려운 분들은 제가 디자인 팁(?)을 드리니 아무 걱정 없이 가볍게 손을 움직여보세요.
각자 곰곰히 생각하고는 만들고 싶은 도장을 슥슥 그립니다.
아-무것도 안 떠오르는 분들께는 제가 살짜쿵 준비한 도안으로 영감을 떠올리세요!
누군가는 자연물을 그리고 누군가는 표정이 깜찍한 캐릭터를 그리고... 각자의 취향이 드러나는 순간. 지켜보는 것이 너무 재밌었어요.
이것은 무엇일까요? 한 눈에 뭔지 바로 알기 어려운 것을 만들어도 좋아요. 각자 보고 떠오른 걸 말하는 것도 즐거운걸요. 만드는이의 마음속에는 그것이 무엇인지 정해져있어요.
만드는 손 예쁜 손.
도장의 크기 역시 만드는 이가 딱 좋다고 생각하는 크기로 만들게 되는데요. 도장은 컴퓨터 그래픽 툴과는 달리 한 번 만든 것의 크기를 바꿀수 없다는 특징이 있어요. 단점인듯 보이지만 그 크기를 정한 기준이나 감각 또한 만든이의 성격과 취향이 보이는 점이기에 그 형태 그대로 만든이를 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단점이라고 말하기 보단 특징이라고 생각됩니다.
난장인 책상 풍경. 조각하는 것 말고는 잠시 모든 것을 잊는 시간이에요.
1차로 찍어보고 더 수정할 곳을 살핍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말고 천천히 하나씩. 실제로 조각도는 칼이기 때문에 위험하기도 하고 천천히 힘을 일정하게 주지 않으면 선이 울퉁불퉁 거칠게 표현됩니다. 세월아 네월아- 하는 느낌으로 (도시인들에겐 더욱 그렇겠죠?) 천- 천- 히---
잉크의 컬러를 정하고 가볍게 토도도독....
너무 귀엽고 센스 넘치게 완성. 저도모르게 돌고래 목소리가 나왔답니다.(입틀막) 넘모 귀엽자나요???
너어무 귀엽고 어여쁜 풍경.
편지를 예전만큼 자주 쓰지 않는 시대이겠지만 편지지가 주는 감성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아요. 저는 편지를 참 많이 쓰던 아이였는데요. 그래서인지 편지지에 대한 애착이 있어요. 그렇다는 자각을 30대에 문득 깨닫게 되었어요. 친구의 어여쁜 아기에게 저의 유년의 멋진 순간을 선물하듯 예쁜 편지지를 선물하고 싶다는 마음에서부터요. 그래도 아직은 편지를 쓰고 편지가 엄청 값진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시대라서 다행이에요.
이렇게 같은 톤으로 패턴처럼 찍어도 너무 귀엽죠... ㅠㅜ 엉엉
저 고양이는 책 읽는 고양이일까요? 책 위에 누워있는 고양이일까요?
과감한 크기의 밤톨이 도장. 표정이 있는 도장은 그 표정으로 많은 걸 한번에 전달해요. 눈코입을 인식하는 사람의 뇌는 신기하죠오.
다 모아서 한 컷. 진짜 최고 귀엽죠. ㅠㅜ 오늘 베스트 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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