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아빠 두 명을 소개합니다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 봉태규 / [두번째 페미니스트] 서한영교

by 주연
KakaoTalk_20200420_103528329.jpg


[우리 가족은 꽤나 진지합니다] 봉태규


봉태규 배우가 티비에 나와서 이유식인가 뭔갈 만드는 모습을 본 적 있다. 재료들을 완전 똑부러지게 다듬고 삶고 얼리고 하는데, 멋지다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배우 일 할적엔 잘 몰랐던 그의 행적을 뒤늦게 찾아보기 시작했고, 이 사람은 잠시 티비에 나오지 않는 대신 부모의 '부'노릇을 완전히 채우고 있었다. 이 책은 가족 에세이로 아내와 아이들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룬다. 가정에서 처음부터 완벽했다는 자신감보다는 매일이 성찰이고 고민인 성격을 보여준다. 아내의 출산부터 아이의 성관념까지 사랑의 감정이 안 닿는 부분이 없다. 길지 않은 글에 단단한 무게를 잘 실었다.



p.38

머리가 길든 옷이 핑크색이든 뭐든 시하가 좋아하면 나는 만족합니다. 성별은 부모가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자연의 섭리에 따라 타고나는 겁니다. 그렇지만 편견은 누군가가 억지로 부여하는 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아주 폭력적이고요.






[두번째 페미니스트] 서한영교


서한영교 작가는 한 유튜브 영상을 보고 알게 되었다. 짧은 영상에 담긴 포스가 예사롭지 않아 그의 글은 어떤지 궁금했다.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받고보니 책 띠지에 문화인류학자 조한혜정 교수님의 추천 문구가 있어서 반가웠다. 교수님 책 [선망국의 시간]도 얼른 읽어야 하는데.. 다시 이 책으로 돌아가면, 작가는 조금 더 체계적으로 공부한 남편이자 아빠다. 불편한 상황에서 늘 한 단계 더 나아가려고 하는데, 내가 다 마음이 힘들정도. 어떤 변화든 물꼬를 트는 부분이 제일 압력이 높다. 그는 정말로 선봉대에 서서 눈총을 받는 일, 선례가 없는 일에 맞선다. 아내와 아이를 편견과 일반화로부터 지켜내고, 곁을 두며 공동체를 다지는 일에 매진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계속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었다. 난 어떤 편견에 쌓여있나? 내가 사용하는 단어는 어느 시각으로부터 온건지? 내 곁은 충분한지?



p.66

이사를 하면서 우리는 다짐했다. 집을 근거로 해서 삶을 꾸려 나가겠다. 집을 소외시키지 않겠다. 남성-공적 영역/여성-사적 영역으로 성 역할을 분배하는 공간 배치를 거부하겠다. 집을 우리 삶의 장소로써 가꾸겠다.


p.131

살림에는 가사노동뿐 아니라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정서노동이 있다. 정서노동은 집사람들의 감정을 돌보는 일, 아이의 훈육과 교육도 포함된다. 집안의 정서적 교류를 가능하게 하는 노동이다. (-) 정서노동의 범위는 가족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가령 동네에서 가까이 지내는 엄마들과 약속을 잡고, 공동육아 프로그램 신청서를 쓰고, 입금 확인 카톡을 보내는 것까지가 모두 정서노동이다.





y님: 모두 인상깊게 읽은 책들인데, 이렇게 리뷰로 보니 반갑네요�

y님, 역시 보셨군요:-) 생각하는 시간이 참 좋았어요


매거진의 이전글내가 알 수도 있는 너의 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