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결국 10. 팽이버섯을 넣은 짜왕 건면
삶은결국의식주일뿐이다
삶은결국 10. 팽이버섯을 넣은 짜왕 건면
라면계의 트렌드가 바뀌어서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 생면 라면이 인기가 많다. 나도 요 몇 년 사이 건면을 많이 사 먹었다. 엄마는 건면이 라면 특유의 기름 맛이 안 난다고 싫어했지만, 입맛이 예민하지 않은 나는 건면으로도 충분히 맛있는 라면을 먹은 셈 칠 수 있었다. 그래서 신라면 건면, 짜왕 건면, 풀무원 생면 등을 돌려가며 먹는 중이다.
오늘 아침은 짜왕 건면을 만들어 먹었다. 마침 오갈데없이 뒹굴고 있는 팽이버섯도 있어 같이 끓였다. 유튜브에 인간극장 레전드 편이 올라와서 찾아봤는데, 오랜만에 '소문난 네 쌍둥이' 편을 다시 보니 참 재밌었다. 거기서 쌍둥이 엄마가 늦은 밤 쌍둥이들 몰래 짜장라면에 팽이버섯을 넣고 끓여 먹는 장면이 나온다. 윤기가 흐르는 짜장라면을 앞에 두고 애들 깰까 봐 숨죽여 먹는 부부의 모습은 묘한 긴장감을 일으키며 침샘을 자극시켰다. 그 궁극의 라면을 직접 해 먹어 보니, 쫀쫀한 팽이버섯과 부드러운 짜장라면이 도드람없이 잘 어울림을 느꼈다. 아기가 늦게 일어나는 김에 우리도 늦은 아침을 먹으며 오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