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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이로 Jan 25. 2021

평범한 사람들의 조언이 와닿지 않는다

지금 제가 하는 이야기가 어떤 이들에게는 조금 불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보고 일반화시킨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거든요. 그러나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일반화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제가 느낀 것을 조금 적어보고자 합니다. 바로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의 위로에 대해서 말이죠.


저는 에세이를 좋아합니다. 어떤 달은 4권이나 사서 읽기도 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하고, 냉소하기도 하였습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힘든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은 힘들어봤었던 사람일 것이라고요. 저는 평범하게 자라 부모님이나 주변의 지원을 받아 자수성가했다고 하는 부자들의 이야기를 싫어합니다. 그들이 말하는 '당신은 할 수 있습니다!'라는 위로나 '당신은 이걸 해야 변화할 수 있습니다!'라는 이야기에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정말 우울의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사람들은 평범한 위로에 힘을 내기 어렵고, 아무런 지원을 받을 수 없는 환경에 처해있는 사람들은 어떠한 도전조차 하기 힘든 경우도 많으니까요.


그들이 힘을 낼 줄 몰라서 우울해 있는 것이 아니며, 행복함에 감사할 줄 몰라서 불행해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도전할 줄 몰라서 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 어떤 이들은(우울의 밑바닥과 가난의 늪에 빠진) 평범한 사람들의 위로와 도전 후기 같은 건 사실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듯 그들 또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그들을 위로할 수 있는 건 그들처럼 한동안 우울에 잠식되어 있었고, 평범하지 않고 아주 나쁜 어떤 일들을 겪었고, 가난의 늪에 빠져 배가 곯아본 사람들만이 위로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위로의 가장 맨 앞에 두어야 하는 것은 조언이 아닌 '공감'입니다. 공감할 줄 알아야 그에게 맞는 따뜻한 말과 적절한 조언을 찾을 수 있죠. 그래서 저는 평범한 사람들의 위로나 성공담이 가끔은 불편하기도 합니다. 마음이 삐뚤어진 저는 '네가 뭘 알아'하며 가벼운 말 한마디에 더욱 상처를 입기도 했었거든요.


저는 우울의 밑바닥에서 점점 헤엄쳐 나오고 있으며, 갖은 트라우마와 싸우고 있고, 저에게 주어진 현실을 인정하고 최선의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평범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많이 위로를 받기도 했거든요. 그 진심 어린 위로들로 인해 스스로 깨닫고 변화하기로 결심한 것이죠.


이제는 지금 밑바닥에 웅크려 있는 당신에게 감히 제가 말하고 싶습니다. 일어나세요. 할 수 있습니다. 헤엄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해보세요. 팔을 뻗어 물을 가르고 발을 움직여 보세요. 자, 봐요. 몸이 떠오르죠?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어요. 다 함께 행복해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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