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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X DAYS SEOUL Apr 15. 2021

컨텍스트를 이해하자 (프롤로그)

컨텍스트 디자인

인터넷은 한 때 우리 우주와는 별개의 평행 우주였다. 3차원을 건너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웜홀이 필요했다. 우리는 이 웜홀을 PC라고 불렀다. 버튼 (더블) 클릭으로 가상 세계에 보내졌고, 시간이 다 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이전의 생활을 이어갔다. 대부분의 공상과학에서처럼 이 값비싼 기술은 처음에 기술자, 과학자, 화이트 컬러 서양인 등 부자들의 전유물이었다.


오늘날의 광범위한 연결성과 저렴한 부품은 기술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인터넷은 지금 우리 세계의 일부가 되었다. PC에서 스마트폰, 콘솔에서 손목시계에 이르기까지 수백만 대의 기기가 캔버스(canvas) 역할을 하면서 전 세계의 정말 다양한 사람의 삶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물리적, 디지털 세계 간 벽이 허물어졌고, 새로운 컨텍스트가 등장했다.


컨텍스트는 다루기 어려운 주제라 정의를 내리는 게 쉽지 않다. 일부는 상호작용이 발생하는 가까운 환경으로만 정의된다. 그러나 서로 긴밀히 연결된 웹 상의 시간-공간에서 컨텍스트는 더 이상 여기-지금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 정의는 광범위하지만, 일상생활을 보면 컨텍스트가 미치는 중요한 영향을 알 수 있다. 기계적으로 풋볼 경기는 어디서 경기를 하든지 똑같지만, 컨텍스트의 경우 여러 가능성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자기 나라에서 경기를 하는 팀은 친숙한 환경, 팬의 응원, 잠재적으로 증가한 호르몬 반응이라는 증명된 이점을 누린다.

디지털 사회는 여러 컨텍스트가 공존하는 시대의 측면을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였다. 결과적으로 데스크톱 컨텍스트, 모바일 컨텍스트라는 두 가지의 스테레오 타입이 주를 이룬다.


컨텍스트 스테레오 타입

데스크톱 컨텍스트 스테레오 타입은 모든 웹디자이너에게 친숙한 개념으로 지난 몇 년 간 기본 컨텍스트로 여겨졌다. 이 스테레오 타입에서 사용자는 “적절한 컴퓨터” 앞에 편히 앉는다. 방은 빛이 잘 들고, 잘 깎인 연필이 놓여 있다. 종종 전화가 울리거나 아이들이 소리를 지르기도 하지만, 이 컨텍스트는 문서 작성이나 세부 연구 등 오랜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업무를 할 때 이상적이다.


모바일 컨텍스트 스테레오 타입에서 사용자는 친숙하지 않은 환경에 있다. 대중교통은 “버스를 뒤쫓아 오는 남자” 등 항상 특징적이다. 사용자는 환경에 쉽게 주의를 빼앗기고 지역 정보나 특정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찾으려고 갑자기 핸드폰을 꺼낸다. 따라서 모바일 컨텍스트는 위치 서비스, 길 찾기 또는 사용자가 거의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는 제품에 적합하다.


두 가지 스테레오 타입에는 약간의 진실이 있다. 확실한 건 집중하기 쉬운 환경임과 동시에 편안하고 정적이며, 스마트폰 사용자는 휴식을 취할 때 헤드셋을 사용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스테레오 타입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첫째, 데스크톱 컨텍스트는 통일된 개념이 아니다. 데스크톱 컴퓨터에서 제공되는 화면 크기, 운영시스템, 브라우저뿐만 아니라 데스크톱 스테레오 타입으로 같이 분류된 환경 역시 다양하다. 일러스트 작가의 집 겸 사무실에는 대형 스크린 두 개와 그래픽 태블릿이 마련된 환경이 있는 반면 부모님은 소파에서 쉬실 때 정말 가끔 노트북을 사용하는 환경이 있을 수 있다.

전혀 다른 두 가지의 데스크톱 컨텍스트, 사진 : JUANPOL、JANETMCK


두 가지 경우 모두 정적이고 집중하기 쉬우면서 데스크톱 스테레오 타입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이 경우들은 확실히 다른 방식으로 기술과 상호작용한다.


다양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많은 국가에서 웹 혁명이 기본 PC를 앞질러 쓰고 많은 시민들이 처음으로 휴대용 웹을 경험했다. 수백만 명이 데스크톱 스테레오를 몰라볼 정도로 하드웨어, 인프라 환경은 다양하다.


모바일 컨텍스트 스테레오 타입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있다. 일반적으로 “모바일”로 표시되는 기기는 일관된 분류를 형성하기에는 이미 다양하다. 정적이고 동적인 많은 시나리오 상에서 사람들은 스마트폰, 노트북, 넷북, 태블릿을 사용한다. 교외를 여행하는 기차 테이블에서 블루투스 키보드를 꺼내고 스마트폰용 데스크톱 환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NTT DoCoMo에 따르면 스마트폰 데이터 중 60%는 실내에서 사용되며, 사용자는 종종 TV를 보거나 기존 컴퓨터에서 인터넷 서핑을 하면서 스마트폰 데이터를 사용한다.

(”대중매체의 7번째 모바일” 데이터, Ahonen T. futuretet, 2008)

이 연결된 세상은 우리가 만드는 물건에 대한 잠재적 컨텍스트를 다수 제공한다. 여러 사람들은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우리의 제품을 사용한다.


Paul Dourish 교수는 컨텍스트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는 컨텍스트란 한 가지 활동이 발생하는 정적인, 알기 쉬운 상태이기보다는 갑작스러운 것이라고 주장한다. 즉, 활동은 자체적으로 컨텍스트를 생성하고 유지한다. (”컨텍스트에 대해 말할 때 말하는 내용”, 개인 및 유비쿼터스 컴퓨팅, 8(1), 19–30) 이 모델에서, 컨텍스트는 변동성이 많고 암묵적 합의의 기반이 된다. 직장에서 음란한 대화를 하는 중에 매니저가 들어오거나 누군가 반대 의견을 낼 때 그 컨텍스트는 갑자기 부적합한 것으로 바뀔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등록 양식이 다루기 어려운 키보드로 작성하는 데 있어 양이 더 많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상호작용 특징은 그 자체로 나타나기 때문에 사용자는 컨텍스트에 대해 너무 많은 노력이 요구되면 포기한다.


스테레오 타입은 오늘날의 기술을 둘러싼 다양성을 제대로 다루지 못할 수 있다. 사용자의 컨텍스트를 충분히 이해한 최고의 제품을 만들려면 먼저 컨텍스트를 자세히 보고 조사해야 한다. 이에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현재 언급 중인 기기를 사용하여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데이터 - 암시적 컨텍스트

기기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우리에게 접근한다. 그래서 그 접근법을 받아들여야 할까? 위치, 동작, 온도 등 감각 데이터 조각을 수집하면 형성되는 패턴에 따라 사용하는 컨텍스트를 만들 수 있다. 아주 흥미로운 콘셉트이다. 데이터는 포착하기 쉽고(브라우저는 기존 앱보다 접근성이 더 낮지만) 훨씬 더 인상적인 기술을 탐색할 때 깜짝 놀랄 만한 요소를 무시하긴 어렵다.


그러나, 컨텍스트에 대한 데이터-암시적 접근법은 위험할 수 있다. 데이터를 찾는 의도는 파악할 수 없다. 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에 있을 수도, 건강검진을 받는 중일 수도 있다. 상관관계(”기차역에 있는 사람들은 종종 시간표 정보를 원한다”)와 인과관계(”기차역에 있는 사람은 시간표 정보를 무조건 원한다”)를 혼동하는 것은 기본적인 논리상 오류이며, 제품에 해를 가할 수 있는 요소이다. 비현실적인 상황(rabbit hole)이 더 많이 발생할수록 새로운 가정에 대한 오류 위험성이 가중된다. 각 가정에 대해 90% 확신하더라도 다섯 번 연속 맞출 확률은 거의 동전 던지기 50대 50 수준이다.


데이터-암시적 컨텍스트에는 내재된 부정확성뿐만 아니라 다른 위험성도 있다. 사용 중인 데이터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한 제품은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어 사용자를 겁주고 화나게 한다(”그들이 어떻게 알아? 어떻게 거부해야 해?”).


이 접근법은 활동과 별개로 컨텍스트를 정적으로도 본다. 따라서 이 방법은 사람들이 기술과 환경에 적응하고 그에 따른 영향을 받는 만큼 시간에 따라 행동이 어떻게 변하는 지를 간과한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감각 데이터가 필요 없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감각 데이터가 유일한 정보 출처이고, 가능한 가정에 결함이 있을 때 위험성이 초래된다. 이러한 가정과 그에 따른 영향이 사소하다면 감각 데이터로 컨텍스트를 가정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무해하다. 그러나 컨텍스트는 궁극적으로 너무 미묘하고 인간이 기계에 맡길 수 없는 것이다. 좋은 디자인은 기기나 소프트웨어가 아닌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데이터 학습뿐만 아니라 시간을 들여 사용 컨텍스트를 직접 연구해보자.


리서치 - 컨텍스트

연구는 가정을 사실화하여 결정에 대한 신뢰를 높인다. 연구가 잘 끝나면 팀 내 공감이 유도되고 이전엔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법이 제시된다.


많은 연구 방법이 있지만, 올바른 접근법 선정에 대한 방법은 없다.


분석 자료 및 조사 결과와 같은 수적 도구를 가지고 연구를 시작하는 것은 항상 흥미롭다. 두 가지 모두 양이 많으면 좋지만, 컨텍스트는 주로 질적인 수단이다. 컨텍스트의 세부 내용이 부족하여 종종 숫자 간 차이가 생긴다. 양적 방법으로 연구를 순조롭게 시작할 수 있지만, 질적 연구와 병행할 때 더 효율적이다.


인터뷰는 사용자의 동기, 우선순위, 심리 모델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주요 컨텍스트 질문(세부 정보, 아래 참조)을 다루는 대본을 작성하되, 흥미로운 점을 반영해보자. 참가자들과 관계를 쌓고 그들의 몸짓을 통해 심리를 이해할 수 있어 대면 인터뷰가 이상적이지만, 전화 또는 IM 인터뷰도 도움이 된다.


인터뷰의 주된 한계점인 자가 보고(self-reporting) 특징은 컨텍스트를 연구할 때 심화된다. 참가자들은 자신의 컨텍스트를 정확하게 묘사하지 않거나 관련 사항을 제외하고 말할 수 있다.


컨텍스트에 대한 질의는 면밀한 관찰을 허용한다. 여기에서 연구자는 참가자를 중립적인 관찰자로 보고 종종 이해와 즉각적인 설명을 명확히 하도록 질문을 한다. 덜 형식적인 말로 단순히 일반 대중 사이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일상의 니즈를 해결하는 제품에서 이상적임). 슈퍼마켓에 숨어 쇼핑하는 사람들을 몰래 지켜보기. 유명한 랜드마크에 앉아 지도를 만지작거리며 거리명을 보는 여행객들 보기.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주변에 있는 세상을 조종하고 천재 해커도 함께 그 일을 성사시키려는 걸 알면 아마 놀랄 수 있다.

사진 : W.D. VANLUE.

현실세계의 연구는 종종 사람들이 환경과 어떻게 상호작용 하는지와 그들이 사용하는 즉각적인 해결책을 알려주는 유일한 방법이다.


디지털 세계에도 비슷한 심리를 적용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를 샅샅이 조사하여 특정 활동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을 배우고 전문가 포럼에 참석하여 사용자의 환경과 배경을 알아보자. 커뮤니티에 너무 몰입하면 의도한 사용자의 언어, 사고방식, 컨텍스트가 손상될 수밖에 없다.


다이어리 연구는 사용자와 특정 제품, 활동, 브랜드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종단적 연구에 있어 이상적이다. 이는 특히 복잡하고 오래된 결정을 뒷받침하는 컨텍스트를 이해하려고 할 때 유용하다. 다이어리 연구라는 말은 참가자에게 일기를 제공하면서 사용되기 시작했고 그 날의 관련 일들을 일기에 적는다. 하지만 곧이곧대로 모두 적을 필요는 없다. 사람들이 차를 어떤 기준으로 고르는지 알고 싶은가? 그렇다면 사용자에게 자동차 광고에 대한 사진과 코멘트 적기, 스크랩북 만들기, 가장 최근 생각에 대한 간단한 일일 설문지 작성을 요청하자.


(번역 : 김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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