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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민수 ㅡ UX민수 Dec 21. 2024

실패를 편식할 줄 아는 힘

실패는 하나의 옵션이다. 실패하지 않았다는 것은
충분히 혁신적이지 않았다는 증거이다.
- 일론 머스크 -

이 말에는 전제가 깔려있다. 누구나 혁신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아예 혁신을 지향하지도 않는 사람에게는 혁신을 향하는 실패가 아니라 혁신과도 무관한 실패를 할 소지도 높다. 따라서, 명제를 일반화해서 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내 삶에 적용이 가능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패에도 종류가 있단 뜻이다. 양과 질의 문제와 결부된 것이다. 무모한 실패와 의미 있는 도전 사이에 '의미 있는 실패'가 존재한다. 즉, 무모한 실패의 횟수가 많다고 해서 실패의 숭고함이 구축되는 게 아니란 뜻이다. 00번째 불합격, 000번 시도 끝에... 이러한 횟수의 강조를 하는 마케팅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호소력은 있을 수 있겠지만 '의미 있는 실패' 여부와는 실은 무관한 데이터다.


우리가 '의미 있는 실패'를 하려면, 무모한 실패는 피하고 '의미 있는 도전'을 지향해야 한다. 이것이 핵심이다. 무모한 실패란, 실패의 이유를 모르는 실패다. 왜 실패했는지 알 수 없거나 알 수 있어도 내가 모르면 무모한 실패가 된다. '의미 있는 도전'이란 실패가 눈에 보일지라도 의미를 갖는 것이다. 예컨대, 확률게임에서 하나씩 하나씩 선택지를 소거하듯 선택을 해야 하는 경우, 매 선택은 그 의미를 갖는다. 쉽게 말해 소진이 아닌 희생일 때 의미가 발생한단 것이다. 이때의 실패들이 바로 '의미 있는 실패'가 되는 것이다.


준비된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N개 회사에 지원을 했다고 치자. 그것을 통해 N번을 성공하든 N번을 실패하던 '경험치 N'을 얻은 것이 아니란 말이다. 의미 있는 N이 어떠한 깨달음을 주었는가 그리고 그것은 포트폴리오에 긍정적으로 피드백을 되었는가의 작용과 횟수, 이것이 관건이란 것이다. 


그럼 의미 있는 성공도 의미 있는 것 아닌가? 맞다. 그렇지만 그것은 이미 과거의 실패의 입증이라고 봐야지, 획득한 결과로써 샴페인을 터뜨리긴 아직 이른 신호다. 왜냐하면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뚫고 대기업에 선발된 합격자 본인은 정작 자신이 무엇 때문에 뽑혔는지 알지 못하고 알 수도 없다. 엄청나게 복잡한 역학관계의 산물이라 아무도 모른다. 때문에 물처럼 취업갈증을 해소해 주는 역할은 될지언정 수액처럼 영양가가 담긴 액체는 아닌 셈이다. 


취준생 여러분들은 취준기간에 무엇을 경험했는가, 대부분 감추고 싶고 부끄럽고 안타까운 실패의 경험들이 줄지어 떠오를 것이다. 사람인 이상 의기소침하지 않을 수 없다. 근데 그럴 필요 없다. 그보단 편식을 했어야 했다. 그중에서도 '의미 있는 실패'가 분명 있었을 것이다. 그것만을 징검다리 삼아 취업이라는 강을 건너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믿어야 하는 것은 오직 내 손에 쥐어진 '의미 있는 실패' 그 자양분이다. 그러니 수십 번, 수백 번의 실패를 통해 깨달았다는 이들의 화려한 깃털 빛깔과 날갯짓에 속지 말자. 공작새는 높이 날지 못한다.



Photo by SpaceX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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