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인 퍼소나를 넘어서 윤리가 살아 숨쉬는 디자인으로

VOL.02

by Ryan

퍼소나는 태도로 부터 시작된다

퍼소나는 리서치결과의 아웃풋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려고하는 태도 그 자체이다

많은 프로젝트에서 퍼소나가 등장합니다.

워크숍에서도 작성되고, 회의실의 벽에 붙은 채 '이것이 우리의 대표 퍼소나 입니다!'라고 선언됩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퍼소나는 서서히 기억속에서 사라져 갑니다.

보고서의 한 페이지가 되고, 토론의 중심에서 멀어집니다.


퍼소나는 문서가 아니라 사고의 기준이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누구를 위해 디자인하는가?', '사람을 얼마나 깊게 이해하려 하는가'를 비추는 조직의 거울입니다.

사용자 행동을 관찰하는 시선, 그들의 컨텍스트를 상상하는 열정, 그리고 그 복잡함을 받아들이는 성숙함이 퍼소나의 깊이를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적인 퍼소나가 가지고 있는 한계

많은 곳에서 '이상적인 사용자'를 상정하며 퍼소나를 설계합니다.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서비스의 가치를 이해하며, 기획자가 설계한 경로를 따라 움직이는 사람 말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피곤하고, 불안을 느끼며, 때로는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을 합니다.

디자인은 그 복잡한 현실 안에서 만들어집니다.


'이상적인 퍼소나'는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만,

그 속에서 현실의 감정과 불안은 삭제됩니다.

결국 디자인은 '이상적인 상황'을 위한 구조로 머물고 맙니다.


그 순간, 우리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를 놓치게 됩니다.

그리고 바로 그 시점을 되찾으려는 마음이 '윤리적인 디자인'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누가 배제되어 있는가?'
'누가 불편을 감내하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을 시야에 넣는 순간, 퍼소나는 사람을 이해하는 언어로 되살아납니다




스트레스 퍼소나 ー 현실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한 모델

저도 여기에 있어요...!

이 개념은 'Design for Real Life'에서 제시된 '스트레스 케이스 (Stress Case)'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저는 이를 실무에 맞게 발전시켜 '스트레스 퍼소나 (Stress Persona)'라는 개념으로 적용했습니다(2022년 7월 1일).

스트레스 퍼소나는, 이상적인 상황이 아니라,
'현실의 한계와 감정적 부하 속에서의 인간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모델이다

예를들어,

시간에 쫒겨 화면을 조작하는 사용자

불안정한 네트워크에서 결제를 시도하는 사용자

심리적으로 지친 채 고객센터에 문의하는 사용자


이들은 서비스가 놓치기 쉬운 '현실(속내)의 감정'을 드러냅니다.


이것은 단순한 예외 상황이 아니라,

'사람이 흔들리는 순간까지 상상하는 일'

이것이 스트레스 퍼소나의 포인트입니다.

최악의 순간을 그려보는 것은,
결국 가장 인간적인 경험을 지키는 일과 연결된다




스트레스 퍼소나를 만드는 프로세스

스트레스 퍼소나는 단순히 분석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현실을 가장 깊게 이해하는 과정입니다.


다음은 'QR결제 경험'을 예로 든 과정입니다.


1. 씬 (상황)과 근거 제시하기

스트레스가 발생한 씬과 그 근거를 명확히 합니다.

근거는, 인터뷰의 발화, 가설, 데스크 리서치, 내부 데이터 등, 현실의 근거를 기반으로 생각합니다.

씬 (상황)
아침 출근 시간, 편의점에서 QR결제를 시도했지만, 네트워크의 불안으로 인해 화면이 로딩중으로 표시되며 QR결제 화면이 표시되지 않는다.
점원이 기다리고 있고 뒤에는 출근 중에 물건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근거
사용자 인터뷰, 앱 로그, 고객 센터 데이터


2. 디스커션으로 이해 심화하기

씬을 공유하고 사용자의 감정, 컨텍스트, 제약 등,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합니다.

단순히 '결제실패'가 아니라, 그 순간 사용자가 느낀 압박감과 주위의 시선등을 다룰 수 있습니다.

디스커션 내용의 예
Q. 왜, 그는 급하게 결제 시도를 하려고 했는가?
・뒤에서 계산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으로 부담감이 높아졌다
・점원의 재촉, 화면지연, 결제불안이 동시에 발생했다


3. 우선순위 정하기

모든 케이스를 다룰 수는 없기에 프로젝트와의 관련도, 중요도, 심각도 등을 기준으로 어느 씬에 주목을 할지를 정합니다.

우선순위의 결정예
이번 업데이트는 '결제 스피드와 안정성 개선'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네트워크 지연, 화면표시의 실패상황을 우선순위를 높이기로 한다


4. 컨텍스트 정리하기

시간, 장소, 날씨, 주위환경, 심리상황 등,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정리합니다.

이 컨텍스트 안에서 '화면 로딩 지연'이라는 작은 문제는, '사회적 스트레스'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컨텍스트의 정리예
・장소 : 편의점
・시간 : 출근시간대의 아침 8시경
・상태 : 무거운 가방을 가지고 있음
・환경 : 혼잡한 편의점, 네트워크 불안정
・심리 : 지각할까에 대한 불안, 주위 시선의 압박감


5. 스트레스 퍼소나 구성하기

스트레스 씬을 상징하는 이름을 붙입니다.

감정과 컨텍스트가 잘 표현되고 인식하기 좋은 이름이 좋습니다.

또, 일반적인 퍼소나의 작성방법이 아니라, 심플하면서도 쉽게 상황을 상상할 수 있는 내용으로 만듭니다.

스트레스 퍼소나의 예시

이름 : '편의점의 침묵'씨 (줄여서 편침묵씨)
혼잡한 출근시간, 출근전 들른 편의점에서 QR결제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네트워크의 불안으로 인해 결제 화면이 표시되지 않았다. 점원의 조용한 대기와 뒤에서의 따가운 시선이 어깨를 때린다.
수 십초간의 침묵이 불편함과 불안이 응축된 순간이었다.

#QR결제화면표시, #편의점, #출근시간, #무거운가방, #혼잡함, #압박감, #불안


6. 활용하기

정리 된 스트레스 퍼소나는 아웃풋으로 끝내서는 안됩니다.

기능개선, 신기능 기획, QA검토 등,

적극적으로 대조, 과제 확인, 대응안 디스커션, 디스커션의 기준으로 활용이 되어야합니다.

예)
신기능 검토에서,
'이번 로딩 애니메이션은, '편의점의 침묵'씨에게 심리적인 안정감을 줄 수 있을까?'
'결제 실패시의 안내문은 '편침묵'씨에게 불안을 더 주는 것은 아닐까?'

이처럼 구체적인 컨텍스트로 따라가면

퍼소나는 단순한 아웃풋이 아니라,

사람의 '감정과 컨텍스트'를 이해하기 위해 살아 숨쉬는 사고의 툴이 됩니다.

결과적으로 서비스는 '성공의 사용성'은 물론이고 '흔들리는 인간성'을 함께 설계하는 것으로 연결됩니다.




사람을 이해하는 열정에서 윤리가 시작된다

퍼소나는 더이상 형식적인 프로세스가 아닙니다.

그것은 사람의 경험을 얼마나 깊고 정직하게 이해하려 하는가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이상적인 사용자를 상상하는 일은 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불편하고 복잡한 현실 속의 사람을 상상하는 일은

공감과 성숙이 없이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퍼소나는 이해의 툴이기도 하지만 태도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디자인의 본질은 '무엇을 만드는가'보다

'얼마나 깊이 사람을 이해하려 하는가'에 있습니다.


그 열정이 있을 때,

퍼소나는 살아 숨쉬는 언어가 됩니다.




이 브런치가 디자이너는 물론

기획자, PM, 엔지니어, 혹은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에게도 하나의 실마리이자 작은 영감이 되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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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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