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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성재 Dec 16. 2019

스타트업의 채용

창업가의 내공

주변 창업가들이 가장 많이 하는 부탁은 단연코 인재 채용과 관련된 것들이다. "개발자 뽑기 너무 어려워요."로 시작하는 이 요청은 언제나처럼 "좋은 사람 좀 소개해 주세요."로 마무리된다.  채용 사이트에 유료광고까지 는데도 좋은 분들이 지원하지 않는다고 툴툴거린다.


초기 스타트업단순 취업 사이트에 잡 디스크립션을 올리는 것으로 시작되어서는 안된다. 회사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높은 연봉과 복지를 제공할 수 있는 규모가 된다면 이런 형태로도 충분히 훌륭한 분들을 뽑을 수 있겠지만 초기 스타트업이라면 대부분이 그렇지 않을 것이다. 리쿠르팅과 관련된 몇 가지 생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창업가에게 리쿠르팅은 365일이다.


스타트업의 채용은 해당 인적자원이 필요한 순간에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 바로 당신 옆의 회사 동료, 강연장에서 눈을 반짝거리며 질문했던 청중, 졸업을 앞둔 동아리 후배들, 함께 패널토의를 했던 토론자들, 회사를 그만둔다 했던 유능한 친구들, 인터넷에서 평소 봐온 해당분야 전문가들 모두가 대상이다. 따라서, 창업가라면 지금 이 순간부터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살펴봐야 한다. 막상 필요할 때 사람을 구하기는 굉장히 어렵고, 좋은 사람을 구하기란 더더욱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올초 창업한 회사도 구성원이 10여 명이 될 때까지는 공식 리쿠르팅을 활용하지 않았다. 포지션에 가장 잘 어울리는 분들을 과거 인연으로부터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했다. 우선 생각나는 분들을 만나고.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그분을 통해 또다시 좋은분을 소개받고. 이걸 반복하면 반드시 적합한 사람은 나타난다.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을 소개한다.


스타트업이 활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리쿠르팅 방법은 현재의 구성원들을 통해 사람을 소개받는 것이다. 경험을 비추어보면, 뛰어난 직원분이 소개해준 분들이 뛰어난 직원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초기에는 좋은 분들로 회사를 채워야 한다. 초기에 인력 구성이 잘못되면 계속 그 방향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잘러는 일잘러를 부른다.



직원들에게도 우리 회사가 매력적인가.


기업도 직원을 고르지만 반대로 직원도 기업을 고른다. 매력적인 사람을 뽑으려면 당연히 우리 기업도 매력적이어야 한다. 쥐꼬리 같은 월급과 상명하복의 문화에서 팀 쿡 같은 파트너는 오지 않는다. 연봉으로 복지를 만들 수 없다면 멋지고 보람찬 일과 수평적인 문화, 성장의 기회들로 매력적인 회사를 만들자. 동시에 우리 회사의 매력을 알리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 회사의 비전과 방향을 알릴 수 있는 대표의 인터뷰나 강연도 의외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회사 내부의 분위기를 정리하는 블로그 등도 신규 입사자에게 중요한 정보가 될 수 있다.



주니어와 시니어의 비율.


초기 스타트업의 초기 버는 주니어보다는 시니어로 시작되는 게 바람직하다. 스타트업의 초기 업무는 특정 기능의 영역이기보다는 전략적인 지혜가 필요한 작업이 기 때문이다. 특히 초기 스타트업은 커리어의 성장을 위해 지원하는 분들이 많으므로 뛰어난 분을 먼저 모시면 향후 리쿠르팅이 쉬워지는 경향이 있다.



현명하게 헤어지자.


사람을 지혜롭게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명하게 헤어지는 것도 중요하다.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서로를 위해서 빨리 헤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채용 계약서 작성 시 적어도 3개월의 수습기간은 필요하다. 기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양측 모두를 위해서 필요하다.



파트타임을 적절히 활용하자.


초기 스타트업은 제품과 서비스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으로, 필요한 기능과 업무가 언제든지 변동될 수 있다. 따라서 파트타임 리소스를 적절히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의외로 주의를 살펴보면 회사를 옮기기 위해 잠시 휴식기를 갖는 분들이나, 알바를 원하는 박사과정 학생, 협업을 원하는 교수, 프리랜서 분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파트타임 리소스를 잘만 활용하면 연봉이 무거운 분들의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회사 업무 자원과 정보를 누적하기 위해서는 내부 풀타임과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며, 모듈화 가능한 부분을 전략적으로 파트타임화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학계를 두드려라.


리쿠르팅 대상을 꼭 산업계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 학계에도 뛰어난 인재들이 많다. 따라서 평소에도 학계와의 연줄을 끊지 말아야 한다. 모교의 동아리 후원, 교수들과의 교류, 산학협동, 콘퍼런스 참여 등등 학계에도 신경 쓰는 자세가 필요하다. 참고로 현재 운영 중인 회사의 경우도 설립 3개월 즈음에 KAIST에서 개최한 학회 스폰서로 들어갔고 (학회 스폰서는 의외로 저렴하다), 이를 통해 박사 한분을 모셨다. (다들 어디서 어떻게 뽑았냐고 궁금해하시는 분들이다.)




90년대생이 온다.


직원은 창업가 당신의 첫 번째 고객이다. 우리 회사 직원을 다룰 수 있어야 외부의 고객을 다룰 수 있다. 소통하고 마음을 열어라. 소통 세대를 관통하는 프로토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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