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계수 'P' (Passion value, 'P')

창업가의 내공

by 황성재


얼마 전 스타트업 행사장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했을 때의 일이다. 한 시간가량 계속된 심사로 지루해질 때쯤이었나? 갑자기 젊은 청년들이 무더기로 나와 재미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열정적인 퍼포먼스가 끝나고, 곧이어 대표의 발표가 이어졌다. 청년 의류 렌탈 서비스를 하는 스타트업이였는데, 대표는 자신감 가득한 표정으로 본인들의 서비스를 설명했다. 마크 주커버그부터 스티브 잡스까지 등장할 꽤 정도로 내용이 장황했다. 그러면서 본인 팀들은 창업 1달 만에 벌써 BEP(Break Even Point)를 달성했고, 이런 추세로 볼 때 곧 엄청난 수익이 예상된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아무리 계산을 해 보아도, 해당 비지니스로 모델로 대표가 주장하는 재무적 이익을 그려낼 수가 없었다. 비밀이 풀린 건 질문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해당 팀은 같은 학교 동아리 팀원들로 이루어져 있어 임직원 모두가 친한 친구들이였고, 그러다 보니 모두 무료로 일을 하고 있었다. 즉, 실질적으로 발생해야 하는 인건비, 물류비, 공간 비, 배송비용을 열정 비용 'P' 를 통해 0으로 계산하고 있었다. (열정페이, 열정물류, 열정공간, 열정배송)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열정을 본인들의 자랑스러운 점이자 큰 장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많은 스타트업이 정부과제, 코워킹 스페이스, 지원 사업, 열정페이를 통해 비니지스의 수익성을 잘못 계산한다. 지속 가능할 수 없는 비지니스 모델을 지속 가능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열정은 스타트업에게 굉장히 중요한 연료이지만 가변 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 비지니스의 근본가치가 될 수없다. 더불어, 열정은 창업가라면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속성으로, 스타트업의 차별적인 가치도 될 수 없다.


흔히, 스타트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창업자들의 열정은 긍정의 가치로 환산된다. 하지만 나는 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스타트업의 가치는 창업자들의 열정계수 'P'를 제외한 나머지로 계산되어야 한다. 열정은 무한하지 않고, 구조화될 수 없으며, 차별화 속성도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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