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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UX QNA

프로젝트나 커리어에서 기준선 조율의 기준에 관하여

인생의 균형잡기, 기준선의 기술

by UX민수 ㅡ 변민수
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현재 IT 서비스 기업에서 UXer로 일한 지 2년 차 직장인입니다. 프로젝트마다 퍼포먼스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고, 그렇다고 매번 완벽을 추구하자니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쉽게 지치더라고요. 반면, 적당히 힘을 빼면 결과물이 아쉬워서 스스로 만족이 안 되고요.

특히 요즘은 이직을 준비하면서 제 성장 기준선을 너무 높게 잡아버린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고 공부와 프로젝트를 병행하다 보니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운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고요. 반면 '이 정도면 괜찮아' 하고 기준선을 낮췄다가 나중에 후회할까 두렵기도 합니다.

멘토님은 UXer로서, 또는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기준선을 어디에 두고 계신가요? 프로젝트나 커리어에서 기준선을 조율할 때 어떤 기준과 감각으로 결정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스스로 기준선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법도 조언 부탁드립니다!


➥ 살다보면 어느 순간, 스스로 세운 기준선에 갇히게 됩니다. 그게 꿈이든, 습관이든, 혹은 매일 아침 눈을 뜨는 태도이든 말이죠. 그런데 그 기준이란 게 참 묘합니다. 너무 낮으면 게을러지고, 너무 높으면 지쳐버리니까요. 누구나 알고 있는 이야기 같지만, 막상 내 기준선을 어디쯤에 둬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그저 '지금'을 버텨내기에 바쁘니까요.


서퍼는 파도를 외우지 않는다

제가 많이 쓰는 표현 중 하나입니다. 결국 끊임없이 변하는 것 그 자체가 기준 아닐까 싶네요. 이렇듯 기준선은 단순한 숫자나 목표가 아닙니다. 선이라는 글자가 선을 그은 셈이죠. 내가 스스로를 어떻게 다루고, 어디쯤에서 만족하며, 어디쯤에서 멈출지 그때 그때 결정하는 삶의 태도입니다. 이 말이 변덕부리라는 말처럼 들릴 지도 모르겠지만, 그날 그날 날씨에 따라 옷을 조금씩 바꿔 입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걸 어기는 패션이란 없듯이 말이죠.




기준선이 만드는 삶의 무게


삶에서 기준선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역할을 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놓고 살아갑니다. 그 기준이 무엇인지 명확히 인지하지 않더라도, 그것은 행동과 감정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기준선이 낮아지면 당장은 편하고 쉬워 보일 수 있습니다. 목표가 멀지 않기에 금세 도달할 수 있고, 그런 작은 성취들은 스스로에게 안도감을 줍니다. 그러나 그 기준이 낮은 채로 고정되면 더 이상 발전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스스로를 더 나아가게 할 이유가 사라지니까요. 조금씩 노력을 덜 하게 되고, 결국 멈춰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반대로 기준선을 너무 높게 잡으면 처음에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무게에 짓눌리게 됩니다.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순간들이 반복되면 '나는 안 되는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게 되고, 결국 쉽게 포기하거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마저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기준이 낮으면 게을러지고, 기준이 높으면 포기하게 되는 이 두 가지 상황은 극단적인 사례 같지만 우리 일상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기준선을 어디에 둘 것인가, 이것이 삶의 태도와 퀄리티를 좌우하는 본질적인 질문이 됩니다.



단순한 중간이 아닌 균형의 감각


많은 사람들이 '중간만 가자'는 태도를 선택합니다. 지나치게 힘들이지도 않고, 너무 느슨하지도 않은 상태를 유지하면 무난하게 살 수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건 기준선의 본질을 오해한 결과일 수도 있습니다. 기준선을 적절하게 세운다는 것은 단순히 중간값에 놓는 것이 아닙니다. 더 정교하고 유연한 균형감각이 필요합니다.


기준선은 고정된 수치가 아니라 상황과 시점, 나의 역량과 감정 상태에 따라 조율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몸이 아플 때와 아닐 때 내가 생각해야 할 건강 기준선은 분명 달라야 하고, 초보자가 처음 배우는 일과 숙련자가 익숙한 일을 할 때 기준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기준을 세운다는 것은 끊임없이 재조정하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유지하는 일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무게 중심을 잃지 않는 겁니다. 중간값이 아니라,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무게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균형을 맞추는 것입니다.



건강에서 배우는 기준선의 원리


건강을 예로 들면 이 개념이 더 명확해집니다. 우리는 몸이 건강할 때는 그 상태가 너무 당연해서 특별히 관리하지 않다가, 아프고 난 뒤에야 비로소 '관리를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때의 다짐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일까요? 관리의 기준선을 '아플 때만 신경쓴다'로 정해버렸기 때문입니다.


건강의 기준선을 적절하게 유지하려면 몸이 아플 때만 아니라 평소에도 관리가 필요합니다. 너무 강도 높은 운동과 절제만으로 건강을 유지하려 하면 금방 지치고 포기하게 됩니다. 반대로 너무 느슨하게 풀어두면 어느 순간 신호가 오고 나서야 급하게 수습하게 되죠. 그래서 기준선은 유연하게 조율하면서도 꾸준히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건강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삶의 균형을 잡는 데 꼭 필요한 태도이기도 합니다.



기준선을 조정하는 유연한 태도


결국 기준선은 내가 지금 어디쯤에 있는지를 끊임없이 돌아보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무조건 '높게'가 답도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적당히 중간'도 결코 정답이 아닙니다. 매 순간 나의 상태와 환경을 고려해 내 기준을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균형이 생깁니다. 그리고 이 과정이 쌓이면 결국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기준선을 세우고, 조정하고, 유지하는 감각은 결국 자신에 대한 관찰과 이해에서 시작됩니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어느 정도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알면 기준선은 자연스럽게 명확해집니다. 그리고 이 기준선이 바로 서면 삶의 흐름도 안정되고, 스스로에 대한 신뢰도 높아집니다.



기준선이 삶의 태도를 결정한다


기준선은 목표가 아닙니다. 그것은 매일의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정하는 기준입니다. 어디쯤에 기준선을 둘지

는 매번 다를 수 있지만, 그 기준이 너무 낮아 게을러지지 않고, 너무 높아 쉽게 포기하지 않는 위치에 있어야 합니다. 이 위치는 누구도 대신 정해줄 수 없습니다. 내가 나를 가장 잘 알 때, 스스로에게 맞는 기준을 세울 수 있고 그 기준선이 삶의 질을 결정짓게 됩니다.


그래서 기준선을 세우는 일은 삶을 살아가는 가장 기본이자 중요한 기술입니다. 단순히 중간값을 찾는 게 아닌, 매 순간 나에게 맞는 균형을 찾고 그 중심을 잃지 않는 것, 그게 바로 기준선의 기술입니다.




기준선은 더 나은 삶을 위한 도구이자 기술입니다. 단순히 목표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스스로가 매일 조금씩 조율해가는 중심선입니다. 기준선을 어디에 두느냐가 결국 삶을 어디로 이끌지 결정합니다.


그러니 지금 이 순간, 기준선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세요. 너무 높지 않은지, 너무 낮지 않은지. 그리고 무엇보다 그 기준이 지금의 나에게 정말 맞는지. 그걸 고민하는 순간부터 이미 새로운 기준선의 조정은 시작된 겁니다. 기준선은 그렇게, 우리 삶에 의미 있는 무게를 더해줍니다.



Photo by Nadine 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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