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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조언이면 다 좋은 조언일까?

‘ㅈㅇ’에 관하여

by UX민수 ㅡ 변민수

우리는 종종 '바른' 조언을 듣고 싶어 합니다. 도덕적으로나 이성적으로 타당한 조언은 우리에게 안정감을 주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도울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과연 '올바르다'는 기준만으로 모든 조언이 좋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은 단순히 윤리적 판단을 넘어서, 인간관계와 소통의 맥락에서 더 깊은 고민을 요구합니다.




먼저, '바른'이라는 개념은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요? 일반적으로 '올바르다'는 도덕적, 논리적 기준에 부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입바름의 지혜에서 알 수 있듯이, 어떤 것이 옳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상대방에게도 '바를' 수는 없습니다. 이는 우리가 '바른'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그것이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상대적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즉, 한 사람에게 맞는 조언이 다른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올바르지 않은 조언도 때로는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선의의 거짓말'을 들 수 있습니다. 선의의 거짓말은 상대방의 감정을 보호하거나 상황을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행위입니다. 이는 도덕적으로 보면 '올바르지 않은' 행동일 수 있지만, 때로는 상대방에게 더 큰 위안을 주거나 갈등을 피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사례는 '올바르다'는 기준만으로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바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상황과 맥락'입니다. 아무리 도덕적으로 옳은 조언이라도, 그것이 상대방의 입장이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전달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그 고민의 본질을 이해하지 않고 자신의 관점에서만 조언을 한다면, 그것이 설령 '바른' 조언일지 몰라도 상대방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국, 좋은 조언은 단순히 '옳은' 것만으로 정의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상대방의 상황과 필요에 맞추어 전달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집니다. 동양인은 옛부터 이를 중용에서 '시중(時中)'이라 개념화해왔습니다. 조언은 단순히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성장과 발전을 돕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바른'이라는 기준보다 '적합한' 조언을 더 중시해야 하며, 이를 통해 상대방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소통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바른 조언'이라는 개념은 분명히 가치가 있지만, 그것만으로 모든 상황에서 '좋은' 조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좋다는 것도 항시성을 뜻하는 표현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좋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석연치 않거나 때론 두렵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저는 'ㅈㅇ'이라고 표현하기를 더 좋아합니다. 항상 상황과 맥락을 고려한 유연한 태도와 상대방에 대한 공감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ㅈㅇ' 조언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일 것입니다.



Photo by Andrea De Santi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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