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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가 옳았다 해도 제품이 잘 되리라는 것과는 별개

구성의 오류와 칵테일 효과

by UX민수 ㅡ 변민수


구성의 오류와 현실 적용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는 개별적으로는 타당한 논리가 전체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 착각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개별 소비자 조사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고 해서, 시장 전체에서도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구성의 오류에 해당할 수 있다.


이는 제품 개발과 UX 설계에서도 자주 나타나는 문제다. 한두 명의 사용자가 편리하다고 평가한 기능이 실제로 대다수 사용자에게도 유용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것은 위험하다. 다양한 변수와 맥락이 존재하며, 개별적인 만족이 시장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칵테일 효과와 복합적 요인


칵테일 효과(Cocktail Effect)는 개별적으로는 무해한 요소들이 조합되었을 때 예상치 못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현상을 의미한다. 제품이나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개별적으로는 좋은 기능들이 모여 있지만, 실제 사용자 경험에서는 복잡성이나 과부하를 초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A/B 테스트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여러 기능을 한 제품에 모두 담았다고 가정하자. 하지만 정작 사용자들은 너무 많은 선택지로 인해 혼란을 겪거나, 인터페이스가 과도하게 복잡해지는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즉, 부분적으로는 유용한 기능이지만 조합되었을 때는 오히려 사용자 경험을 저해할 수도 있다.



조사 결과와 시장 성공의 차이


사용자 조사는 제품 개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자체로 제품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조사 환경과 실제 사용 환경이 다를 수 있다. 실험실 환경에서는 긍정적인 피드백을 준 사용자도, 일상적인 사용에서는 불편함을 느낄 가능성이 있다.


둘째, 조사 대상이 대표성을 갖추지 못할 수도 있다. 특정 사용자 그룹에서는 높은 만족도를 보였더라도, 전체 시장에서는 다르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제품의 성공에는 UX 외에도 마케팅, 가격, 경쟁 상황 등 다양한 요인이 개입된다. 사용성이 뛰어나더라도 브랜드 인지도나 유통 전략이 부족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아무리 위의 사항을 조심스레 다루었다고 하더라도 한계는 있기 마련이다. 데이터 드리븐이 만능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가진 잠재적 위험성은, 데이터를 무기로써 활용하는 조직문화로 확산되곤 한다. 때론 가벼운 조작도 불사할 만큼.




조사 결과가 긍정적이라고 해서 제품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구성의 오류와 칵테일 효과를 경계하고, 다양한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UX 리서치는 중요한 도구지만, 시장의 복합적인 요소를 이해하고 현실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어떤 경우에는 차라리 아무런 조사 없이 임하는 것이 순수한 UX 접근이 될 수도 있는 점이 아이러니다.



Photo by UX Indonesia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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