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엽적 지식은 불안의 진통제
건강은 살 수 없다. 건강이 중요하지 않아서가 아닐 것이다. 어차피 팔 수가 없다. 대신 다이어트 식품은 팔 수 있고 심지어 잘 팔린다. 오히려 너무 중요하고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것을 쉽게 팔거나 사기 어렵다고 느낍니다. UX 조언이나 멘토링도 마찬가지 같다.
사람들은 삶의 방향을 찾고 싶어 하지만, 정작 귀를 기울이는 말은 “이렇게 하면 된다”는 간단하고 명쾌한 이야기다. 듣기 편해야 실행도 간편해서 그럴 것이다. ‘진짜 멘토링’은 너무 어렵고, 너무 깊어서 실은 팔리지 않고 실은 팔 수도 없다. 마치 건강처럼.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는 것은 단정하고 지엽적인 이야기들이다. 쉽게 공감되고, 즉각적인 위안을 주며, 단기적으로 방향을 제시하는 그 말들이 팔리기 쉬운 이유다.
하지만 다이어트 식품만으로 건강해지지 않듯, 단정한 조언만으로 삶의 길이 보이진 않는다. 다 알면서도 그런다. 그래서 쉽게 패턴이 고착화된다. 사람들은 사실 건강을 원하고, 스스로 그 방향을 찾아가길 바란다. 예컨대 흡연을 하면서도 건강을 걱정하는 것처럼, 단정한 말에 의존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이게 정말 맞을까”라고 의심한다.
그러니까 어떻게든 팔아야 하는 건 사실 ‘건강’이 맞다. 그리고 멘토라면, ‘정답’이 아니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자생력’을 팔아야 한다. 고기는 금방 팔 수 있지만 낚시법은 얼마나 팔기 어려운가? 비록 그것이 눈에 잘 띄지 않고, 당장은 반응이 없더라도 그래야 하는 이유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진짜로 원하는 건 본질적 해결이기 때문이다. 말했듯이 다 알면서 그러지 못할 뿐이다.
이 시점에서 사이비가 판을 치는 이유가 드러난다. 그들은 ‘건강’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살 빠지는 비법’을 말한다. 마치 이대로만 하면 된다는 듯한 말투로, 불안한 사람들에게 안도감을 준다. 진짜 멘토링은 이렇게 말하기 어렵다. 아마 듣기엔 모호하고 때론 불편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쓴소리만 해대는 것도 도리가 아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지금은 모를 수도 있습니다.” 이런 말은 조심스럽고 불분명해 보인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 또한 본능적으로 나의 전문성이 상대방에게 의심받을까 겁이 날 수 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매력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겁낼 필요가 없다. 내가 건강을 생각한다는 신념만 있다면 말이다. 진짜 멘토는 그런 모호함 속에서 함께 걸어주는 사람이다. 정확한 길을 대신 정해주는 게 아니라, 그 길을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곁에 있어주는 존재다. 이게 너무 잔잔해서 아무 일도 아닌 것 같지만 나를 내세우지 않는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무척 까다로운 일이다.
그래서 팔리지 않더라도, 팔아야만 하는 것이 있다. 멘토라면 지엽적인 해법보다 본질적인 사고방식을 전달하려 해야 한다. 당장은 사람들에게 외면당할 수 있다. 아예 안 팔릴 수도 있다. 사이비처럼 선명하게 말하지 못한다는 오명과 불신을 크게 살 수도 있다. 실제로 나 역시도 그런 피드백이 항상 꼬리표처럼 달린다.
하지만 멘토링이란 애초에 그런 종류의 일이다. 달콤할 수 없다. 그럴듯하지도 않다. 그냥 울림일 뿐이다. 당장 효과가 없어 보일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 본질로 돌아가게 되는 일. 멘토의 말 한마디가 “너는 뭘 원하니?”라는 질문으로 남아, 결국 듣는 사람이 스스로의 길을 찾게 만드는 것. 그게 진짜 멘토링이다.
건강을 팔 수는 없지만, 팔아야만 한다. 그래야 가짜가 판치지 않는다. 조언도 마찬가지다. 듣기 좋고 팔리기 쉬운 단언 대신, 진짜 필요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누군가는 해야 한다. 그것이 당장 팔리지 않는다고 해서, 의미 없는 건 아니다. 그리고 도움의 효과는 눈으로 확인 가능하다. 오히려 본질을 건드리는 말은 시간이 지나야 그 가치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기다림을 필요로 할 뿐이다.
사람들은 결국 알고 있다. 그 단언이 허약하다는 것을. 본인이 지금 마음이 급해서 그렇다는 것을 은연중에 안다. 살을 빼야 하지만 지금 눈앞에 디저트를 먹는 그 마음과 같다. 그래서 더더욱 멘토는 본질을 팔 수 있어야 한다. 팔기 어렵더라도, 팔아 내야만 한다. 사람들이 실은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원츠(Wants) 일 수 있다. 어쩌면 이건 모 아니면 도의 전력이다. 하지만, 진짜 성공은 늘 그런 전력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