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UX QNA

정량조사를 할 수 없는 상황, 어떻게 해야 할까요?

by UX민수 ㅡ 변민수
안녕하세요! 저는 서비스 기획팀에서 2년 차로 일하고 직장인입니다. 최근 저희 팀에서 새로운 기능 개선을 위해 사용자 피드백을 수집하려 했는데, 예산과 시간문제로 정량조사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혔어요. 원래는 설문조사를 대규모로 배포하려 했는데, 리소스 부족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서 고민이 많습니다.

그래서 정성조사나 다른 대안 방법을 고려 중인데, 유저 인터뷰만으로도 충분히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지, 혹은 다른 접근 방식이 있는지 조언을 구하고 싶어요!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사용자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반영할 수 있을까요? 작은 팁이나 경험 공유해 주시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정량조사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사용자 인사이트를 확보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UX 업무에서 자주 마주하는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예산이나 시간, 사용자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정량조사가 불가능할 때는 대안적 접근법을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내부 데이터와 기존 리서치의 재활용


정량조사를 새로 진행할 수 없다면, 기존에 수집된 데이터를 재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전제는 기존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긴 합니다. 사내 데이터베이스, 이전 프로젝트 보고서, 고객센터 문의 데이터 등은 사용자의 문제점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로그 데이터나 사용자 피드백 기록을 분석하면 대략적인 경향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건드리지 못한 로우 데이터가 있다면 이번 기회에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단, 이를 분석해 본 적이 없다면 그 토대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수는 있습니다.


만약 내부에 유효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면 산업 리포트나 타사 사례를 참고해 가설을 세우는 것도 현실적인 접근법입니다. 보통 시간이 없을 때 가장 많이 이런 식의 데스크리서치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으려고 합니다. 물론 제약이 많기 때문에 풍부한 사용자 인사이트를 얻기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긴 합니다.



정성조사로의 전환과 활용


정량조사를 할 수 없다면, 방법적으로 정성조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사용자의 깊은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인터뷰, 관찰, 에스노그라피(Ethnographiy) 등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정성조사라고 해서 예산 등 현실적 문제로부터 자유롭진 않습니다. 오히려 더 어렵다면 어려운 방법론들 투성이죠. 그러나 예를 들어, 심층 인터뷰는 적은 인원으로도 사용자의 숨겨진 니즈와 맥락을 파악하는 데 어느 정도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관찰 기법은 사용자가 실제로 서비스를 사용하는 과정을 직접 살펴봄으로써 정량적 데이터로는 파악할 수 없는 행동적 단서를 발견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이 역시도 처치물만 잘 마련되어 있다면 소수로도 얼마든지 진행은 가능합니다.


정성조사는 질적 연구라고도 합니다. 사실 정량조사의 대안이라기보단 수치화가 어려운 경험 요소, 예를 들어 개인의 경험, 관점, 행동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는 연구 방법입니다. 정성조사를 대안제로서 보기보다는 오히려 정량조사로 부족할 법한 인사이트를 얻는 기회라고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각각의 장단점만이 있을 뿐, 우열은 당연히 없습니다.



빠른 프로토타이핑과 소규모 피드백


시간이 부족한 경우에는 빠른 프로토타이핑을 통해 사용자 피드백을 내부에서 소규모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동료나 내부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하면 적은 자원으로도 일정 수준의 유효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내부에서의 리서치가 무의미한 것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시간이 부족하고 환경적 제약이 클 경우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 수 있습니다. 특히 완전 신규 기능이나 낯선 기능에 대해서는 사용자나 내부 이해관계자나 어찌 보면 비슷한 입장이나 다름없습니다. MVP 정도 구축을 위해서는 충분히 유의미한 얘깃거리는 도출 가능합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객관성을 필요로 한다면, 이후 필요에 따라 외부 사용자 몇 명을 추가로 모집해 간단한 사용성 검증을 진행하면 정량적 데이터의 부족함을 일정 부분 보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내부 조사는 이 외부 조사를 위한 파일럿이 될 수 있어, 두 조사 모두 각각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해관계자와의 적극적 소통


조금 다른 관점의 화두입니다만, 정량조사를 할 수 없는 이유와 그로 인한 한계점을 이해관계자들에게 명확히 설명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조사 방법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며, 정성조사 결과가 충분히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뒷받침할 수 있음을 강조하면 프로젝트의 설득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특히 정성조사의 결과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전달하면 데이터가 수치로 부족하더라도 사용자 경험의 맥락과 문제점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사내에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문화적 저항과 UX 성숙도가 가장 중요합니다. 만약 여의치 못한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저는 부딪혀볼 것을 제안합니다. 그래야 내가 UXer로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디에서 어떻게 저항이 작용하는지, 무엇이 난제인지 등 현실 제약을 경험적으로 체득해야 향후 리더급 UXer로 성장해 조직을 운영할 때, 어떻게 조직문화를 유도하고 가꾸어 나아가야 하는지 의미 있는 뜻을 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량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여러 대안을 통해 충분히 사용자 인사이트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내부 데이터가 있다면 이를 재검토하고, 정성조사를 적극 활용하며, 빠른 프로토타입과 소규모 피드백을 통해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조사의 목적을 잊지 않고, 가능한 자원 내에서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조사 방법보다 중요한 것은 최종적으로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데 있습니다. 단 1명의 의미 있는 사용자와의 밀도 높은 대화는 100명으로부터 얻은 데이터보다도 파워풀할 수 있습니다. 현실적, 문화적, 방법적 제약은 사실 핑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Photo by Mika Baumeister on Unsplash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