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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UX QNA

디자인(d) 전공자지만 비전공자나 다름없는데 어쩌죠?

by UX민수 ㅡ 변민수
멘토님, 안녕하세요! 디자인(d) 전공자로 졸업을 앞두고 있지만, 정작 UX 실무 역량은 비전공자처럼 부족한 상황입니다. 툴(Figma 등)은 어느 정도 다룰 수 있지만, 사용자 조사나 서비스 기획 같은 실전 경험이 없습니다. 깊이 있는 UX 실력을 갖추려면 어떤 공부와 경험이 필요할까요? 대학원을 가는 것이 필요할까요? 실무 프로젝트, 인턴 경험, 혹은 UX 대학원 등 현실적인 방법에 대한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 UX 실무 역량에 대한 고민과 함께 대학원 진학, 실무 프로젝트, 인턴 경험 등 다양한 방법 중 무엇이 현실적이고 효과적인지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졸업을 앞둔 디자인(d) 전공자로서 툴(Figma 등)을 다룰 수 있지만, 사용자 조사나 서비스 기획 경험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상황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이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볼 부분부터 짚어보고, 이후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이야기드리겠습니다.




비전공자라는 잘못된 프레임에 대한 관점


우선 멘티님이 스스로를 ‘비전공자’처럼 느낀다고 표현하신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비전공자'라는 개념은 UX 분야에서는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UX는 융합 학문이자 직무입니다. 따라서 심리학, 인문학, 공학, 디자인 등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경험과 시각으로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분야이기 때문에 특정 전공자가 UX를 위한 ‘주전공자’이고 나머지가 ‘비전공자’라는 이분법은 애초에 성립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나는 비전공자라 부족하다'는 생각은 멘티님 스스로를 가두는 프레임으로 '비전공'이라는 표현 자체가 일종의 가스라이팅이라고 저는 주장하곤 합니다. UX는 디자인(d) 전공만의 영역이 될 수 없으며, 정해진 특정 전공 여부로 그 실력을 가늠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역할이 필요로 하는 전문지식이 무엇이냐에 따라 상대적으로 바뀔 뿐이죠.


현재 멘티님이 졸업을 앞둔 디자인(d) 전공자라고 하셨지만, 아마도 UX에서 전공이 주는 메리트는 그다지 크지 않다는 생각이 이 같은 프레임을 만든다고 여겨집니다. 저 또한 시각디자인 전공자지만 전환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기에 절감합니다. 그게 전부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프로덕트 디자이너 직군의 니즈가 많은 업계 현황에 비추어 보았을 때 얼핏 디자인(d) 역량이 중요해 보이는 것도 맞지만, 디자인(d) 전공이 아닌 UXer도 많은 필드 상황이라면 얘기가 달라지는 것도 현실입니다.


그러니 비전공자라는 잘못된 인식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자신의 경험과 역량을 돌아보는 것이 더 먼저입니다. UX는, 다소 원론적일 순 있겠지만, 다양한 배경의 전문가들이 모여 함께 일하는 분야이기에, 본인의 전공은 단지 ‘나의 출발점’일 뿐, 무언가를 제한하거나 규정짓는 요소가 되어선 아니 됩니다.



실무 경험 중심의 접근 필요성


멘티님의 질문에서 ‘깊이 있는 UX 실력’이라는 표현을 하셨는데, 실력을 키우는 방법은 결국 '실무'에서 경험을 쌓는 것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UX라는 직무는 실제 프로젝트 안에서만 알 수 있는 디테일과 맥락이 많기 때문에 이론 공부나 툴을 익히는 것만으로는 깊이 있는 실력을 갖추기가 어렵습니다. 저 또한 UX 대학원 연구실에서 2년 넘게 프로젝트를 하며 실무 감각을 익혔다고 생각했지만, 인하우스 UXer가 되어보니 그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다른 감각과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UX는 사용자 조사, 서비스 기획, 인터페이스 설계 등 모든 과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이 과정에서 실제 사용자의 목소리를 듣고 서비스에 반영하는 경험은 절대 이론으로 채울 수 없는 영역입니다. 따라서 실무 프로젝트나 인턴십 경험을 통해 직접 부딪히며 배우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따라서 대학생 때 이러한 갈증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 결국 '실무'가 중요하리란 깨달음을 얻으신 상태라고 스스로를 이해하심이 어떨까요? 그러니 사용자 조사든 서비스 기획이든 작게라도 직접 경험해 보는 것,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고 개선하는 것이 진짜 실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이나 작은 조직에서는 다양한 업무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실무 역량을 넓히는 데 매우 유리합니다. 규모가 작은 팀에서는 UX의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혼자서 책임지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럽게 실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차후 포트폴리오에 고스란히 녹여낼 수 있고, 결과적으로 채용에서도 경쟁력이 됩니다.



인턴십과 산학 프로젝트의 전략적 활용


현실적으로 UX 실무 감각을 익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인턴십입니다. 대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UX 인턴십을 통해 프로젝트 단위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실무적인 감각을 체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턴십 과정에서 배운 업무는 포트폴리오에서 분명한 스토리와 기여도를 중심으로 풀어낼 수 있기 때문에 취업 준비에도 매우 실질적인 도움이 됩니다.


산학 프로젝트 역시 매우 추천할 만합니다. 저 또한 대학원 재학 시절 산학 프로젝트를 통해 실무 프로젝트를 경험했고, 이 과정이 자연스럽게 현재의 직장과 연결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산학 프로젝트는 실제 기업의 문제를 다루기 때문에 인턴십과 유사한 수준의 실무 경험을 제공하며, 기업과의 연결고리를 만드는 기회로도 기능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단순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과 기여도를 명확히 하고,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스스로 리드해 보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얻는 경험과 결과가 멘티님의 UX 실력을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됩니다.



대학원은 하나의 선택지일 뿐


멘티님이 질문에서 언급한 UX 대학원은 깊이 있는 공부와 연구를 위한 좋은 선택지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결코 ‘유일한’ 길은 아닙니다. 실제로 UX 관련 기업이나 조직에서는 학력보다는 실무에서 무엇을 했고,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했는지를 더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UX는 실용적이고 현장성이 강한 분야이기 때문에 대학원을 졸업했다고 해서 실무에서 바로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석사 과정을 마치고 취업했지만, 실제로는 석사라는 타이틀보다 이전에 쌓았던 실무 경험이 더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대학원을 다니다가 이 길이 아니라고 느껴 중도에 다른 선택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UX 대학원은 깊이 있는 연구와 네트워킹을 위한 공간일 수 있지만, 실무 감각은 여전히 기업 현장에서 경험하며 길러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학원 진학에만 매몰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학원을 통한 진학과 연구가 진정으로 멘티님의 커리어 방향과 맞는지 스스로 고민해 보시고, 실무 경험과 병행할 수 있는지 여부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풀타임 대학원의 경우 실무 경험과 병행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며,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인턴십이나 스타트업 경험이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습니다.



실행 중심의 커리어 전략 수립


멘티님이 깊이 있는 UX 실력을 갖추고 싶다면,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실천'입니다. 준비가 덜 됐다고 느껴질수록 행동이 더 중요합니다. 사용자 조사 경험이 부족하다면 직접 사용자 인터뷰를 해보고, 서비스 기획이 미흡하다면 소규모라도 프로토타입을 만들어서 사용성 테스트를 진행해 보는 식으로 실무 감각을 직접 체득하는 것입니다.


또한 스타트업이나 에이전시에서 일해 보면서 ‘내가 UX 안에서 무엇을 잘하고, 어떤 역할에 강점이 있는지’에 대한 감을 얻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UX는 분야가 워낙 넓기 때문에 사용자 조사, 서비스 기획, UI 설계 등 다양한 역할이 존재합니다. 멘티님이 어떤 포지션에 적합한지를 실무 경험을 통해 명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커리어를 설계해야 합니다.


UX 직무의 특성상 회사마다 역할이 다르고, 심지어 팀 안에서도 역할이 다양하기 때문에 본인의 적성을 찾기 전까지는 다양한 경험이 중요합니다. 처음부터 ‘어디에 정착해야겠다’라는 결정을 미리 내릴 필요는 없습니다. 경력을 쌓아가면서 자연스럽게 본인의 길이 보이게 될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UX 분야에서 비전공자라는 인식은 무의미하며 심지어는 유해하다고까지 저는 이야기합니다. 스스로를 비하하거나 한계를 그어두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UX는 배경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각자의 관점과 경험을 통해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를 설계하는 직무입니다.


멘티님이 UX 실무 역량을 깊이 있게 쌓고 싶다면, 대학원은 선택지 중 하나일 뿐이며,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실무 경험입니다. 스타트업이든 인턴십이든, 혹은 산학 프로젝트든 어떤 형태든 실제 UX 프로젝트를 경험하고 거기서 배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실무 경험은 책이나 강의로는 절대 대체할 수 없는 값진 자산이 될 것입니다.


추가적인 포트폴리오 구성 방법이나 지원 전략, 혹은 UX 직무에 대한 세부적인 이야기가 더 필요하시다면 언제든지 편하게 질문 주세요. 멘티님의 UX 커리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설계되기를 응원합니다!



Photo by Balázs Kétyi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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