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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UX QNA

창의적인 디자인과 현실적인 디자인 중 뭘 더 우선시?

창의적 디자인 vs. 현실적 디자인

by UX민수 ㅡ 변민수
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H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대학생입니다. UX를 전공으로 삼고 싶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실무 감각을 키워가는 중인데요! 최근 졸업 전시와 포트폴리오 작업을 하면서 ‘창의적인 디자인’과 ‘현실적인 디자인’ 사이에서 어느 쪽에 더 집중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졌어요.

실무에서는 트렌드를 반영하거나 빠른 피드백을 위해 심지어 기획 의도보다도 다른 디자인을 요하는 경우도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요. 제가 참여하는 프로젝트에서도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싶어서 트렌디한 UI 설계를 했는데, 클라이언트의 피드백은 기술적인 제약이나 일정 때문에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 수정이 필요하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저도 점점 타협하게 되더라고요..!

새롭고 차별화된 디자인과 안정적이고 구현 가능한 디자인 중에서, 어떤 기준으로 중심을 잡아가야 할까요? 멘토님께서는 이 둘 사이의 밸런스를 어떻게 맞추셨는지, 그리고 실무에서는 어느 쪽이 더 우선시 되는 경우가 많은지 궁금합니다! 조언 부탁드려요.


➥ 멘티님께서 주신 질문은 디자이너로서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하게 되는 주제입니다. 특히 UX 실무에서는 창의성과 현실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 종종 충돌하기 마련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황에 따라 그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 있지만, 최종적으로는 ‘현실적인 디자인’을 기반으로 ‘창의성을 가미하는 것’이 현업에서 더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첨부해 주신 질문을 바탕으로 보다 구체적인 맥락과 조언을 드려보겠습니다.




창의성에 대한 오해와 기대치


디자인을 처음 시작했을 때 대부분은 ‘창의적인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이는 자연스러운 욕구이고, 디자이너가 직업적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UX 실무에서 창의성은 절대적인 가치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 업무에서는 ‘창의적’이라는 수식어가 평가 기준이 되기보다는, ‘기대치 이상의 새로운 접근’이나 ‘기존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해결책’으로 해석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창의적인 결과물은 분명히 매력적이지만, 이 창의성이 사용자의 경험을 해치거나 제품과 서비스의 일관성을 해친다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현업에서 경험하는 바로는, 창의성이라는 것도 결국 ‘어떤 맥락에서 얼마만큼 적절한가’라는 관점으로 평가받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 UX 분야처럼 안전성과 직결되는 영역에서는 창의적인 UI보다 사용성이 검증된 인터페이스가 훨씬 더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반면, 브랜드 경험을 강조하거나 차별화가 필요한 서비스 런칭 시점에서는 창의성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현실적 디자인의 본질과 필요성


현실적인 디자인이란 결국 ‘사용자 입장에서 실제로 동작하고, 쓰기 쉽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디자인을 의미합니다. 이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완성도, 사용성, 그리고 비즈니스적인 성공과 직결됩니다. 디자인은 예술이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의 일부이기 때문에, 결국 사용자의 문제를 해결하고 기업의 목표를 지원해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현실적 디자인’을 우선으로 삼는 것이 현업에서는 기본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업무에서도 현실적인 디자인이 최우선 과제로 자리 잡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Figma 등 협업 툴을 이용해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하는 과정은, 창의적인 결과물보다 ‘실제 작동하는가’, ‘사용자가 쉽게 이해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검증되지 않은 창의성은 오히려 리스크로 작용하기 쉽습니다.



창의성과 현실성의 균형 잡기


그렇다고 해서 창의성을 포기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현업에서는 ‘현실적인 디자인’이라는 탄탄한 기반 위에 ‘절제된 창의성’을 더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사용자의 관점과 서비스의 목적에 최적화된 디자인이 기본이라면, 그 위에 창의적인 요소가 더해질 때 비로소 경쟁력을 갖게 됩니다.


예를 들어, UX팀에서 새로운 서비스의 사용자 온보딩 플로우를 디자인할 경우, 직관적이고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특정 지점에서는 사용자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나 감성적 터치를 추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은 현실적인 사용자 경험을 보장하면서도 브랜드 차별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조직과 프로젝트 환경에 따른 우선순위


멘티님이 어느 조직에 속해 있고, 어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지에 따라 창의성과 현실성의 우선순위는 달라집니다. 대기업 인하우스 팀에서는 아무래도 현실적인 디자인이 훨씬 더 중시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미 서비스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정형화되어 있고, 수많은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기 때문에 신중하지 않은 창의성은 오히려 업무에 예기치 못한 문제나 지장을 끼칠 수 있답니다.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주의가 필요하단 의미입니다.


반면 스타트업이나 초기 서비스 개발 단계에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서비스의 핵심 차별점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창의성이 결국 ‘사용자의 문제 해결’이라는 본질에 부합하지 않으면 금세 도태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실무 경험에서 얻은 인사이트


개인적인 경험을 덧붙이자면, 저 또한 UXer로서 초기에는 창의성에 대한 포부가 분명했습니다. 그러나 제조업계에서의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과 그로부터 깨달은 점은, ‘현실성’ 없이는 창의성이 빛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긴밀하게 연결되는 산업일수록 사용성과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선택된 창의성이야말로 오히려 더 강한 임팩트를 발휘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사용자 테스트나 비즈니스 관점의 피드백을 반영하면서 디자인을 다듬어가는 과정이야말로 진짜 ‘창의적’인 작업이라는 것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Figma 등 툴을 활용해 빠른 프로토타이핑과 반복적인 개선을 통해 창의성과 현실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UX 디자이너로서의 핵심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멘티님이 질문 주신 ‘창의성과 현실성 중 무엇을 더 우선시해야 하나’에 대한 답은, 실무에서는 ‘현실적인 디자인’을 먼저 세우고 그 위에 ‘절제된 창의성’을 얹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창의성을 발휘하고 싶다면, 그 근거가 사용자 데이터와 테스트 결과에 기반했는지, 비즈니스 목표에 기여할 수 있는지, 사용자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만약 멘티님이 창의성과 현실성의 균형을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 맡고 있는 프로젝트나 목표로 삼는 회사에서 어떤 UX 방향성을 추구하는지 다시 한번 점검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필요하다면 구체적인 프로젝트 사례나 포트폴리오 피드백을 통해 함께 고민할 수도 있으니 언제든 질문 주세요. 지금의 고민이 앞으로의 실무 역량을 다지는 소중한 과정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Photo by Skye Studio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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