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회사와 '맞는 장면'이 더 결정적
안녕하세요,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해 고민 중인 UX 취업 준비생입니다. 팀 프로젝트도 있고, 개인 작업도 몇 개 있는데, 몇 개를 넣어야 할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요. 지인들은 “3개면 충분하다”, “많을수록 좋다” 등 조언이 제각각입니다. 지원하는 회사의 성격에 따라 골라야 한다는 말도 들었는데,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특히 하나하나 결과물이 아쉬운 프로젝트도 있어서 선택에 자신이 없습니다. 멘토님의 기준이나 전략이 궁금합니다.
➥ 멘티님, 반갑습니다. UX 취업을 준비 중인데, 포트폴리오에 몇 개의 프로젝트를 넣어야 할지 기준이 모호하다는 고민을 주셨습니다. 팀 프로젝트와 개인 작업이 혼재되어 있고, 결과물이 아쉬운 프로젝트도 있어서 선별 기준에 대한 조언을 요청하셨습니다. 포트폴리오 프로젝트 개수에 대한 고민은 많은 UX 준비생들의 공통 질문입니다. 사실 ‘개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많이들 “몇 개면 된다” 등 각자의 주장을 펼치지만, 사실 정해진 개수는 당연히 없습니다. 다만 경우에 따라 전형에서 이를 의도적으로 정할 순 있습니다. 그럼 따라야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는 무엇이 더 좋다는 '숫자'는 없습니다. 그럼 어찌해야 좋을까요?
중요한 것은 그 포트폴리오를 통해 “나는 어떤 디자이너이며, 어떤 상황에서 어떤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가”를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지입니다.
예를 들어, A회사는 B2C 중심의 서비스 기획 역량을 중시하고, B회사는 정량 리서치 기반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그에 맞춰 자신이 어떤 프로젝트를 넣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력서에 모든 프로젝트를 적되 포폴에 언급된 프로젝트를 강조해야 합니다. 문서 관 일관성입니다. 그리고 포폴에는 선별해 구성하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전체’보다는 ‘맞춤’이 더 중요합니다. 저는 이 과정을 '전략'이라고 불릅니다. 결국 개수보다 중요한 것은 '전략'입니다.
저는 포트폴리오의 구성에서 프로젝트 수보다 전략과 맥락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전형의 패턴을 살펴보며 제가 제안 드리는 일반적인 방안은, 슬라이드 20장 이내 2~4개 정도의 프로젝트가 가장 적절하다고 조언합니다. 이 숫자는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기준입니다. 문제는 그 프로젝트들이 지원하는 회사와 직무, 그리고 포트폴리오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나의 강점에 부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극단적으로 예를 들어, 단 하나의 프로젝트만으로도 합격 가능합니다. 실제 유니콘 회사에 합격한 사례도 있습니다. 원하는 것은 형식이 아닌 내용임이 드러나는 순간입니다.
지원하는 회사의 UX 조직이 사용자 리서치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리서치 기반 프로젝트가 중심이 되어야 하고, 프로토타이핑과 시각화에 민감한 조직이라면 설계 결과물이 충분히 강조된 프로젝트가 중심이 되어야겠죠. 따라서 단순히 “많을수록 좋다”거나 “3개면 된다”는 식의 조언은 현실적인 조언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프로젝트 수를 정하기 전에 내가 어떤 UXer로 보이길 원하는지를 먼저 정의해야 합니다.
모든 프로젝트가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개인 작업의 경우엔 더욱 그렇지요.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완성도보다는 명확한 메시지입니다. 프로젝트의 흐름이 논리적으로 정리되어 있고, 본인이 수행한 역할과 그 과정에서의 고민과 성장이 드러난다면 완성도가 아쉬운 프로젝트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완성도는 높아 보여도 본인의 기여가 명확하지 않거나,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는지가 불분명한 경우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습니다. 잘 만든 무겹점 포트폴리오를 뽑는 게 아니라 필요한 사람을 뽑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프로젝트를 고를 때마다 ‘이걸 통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예를 들어 리서치가 강점인 프로젝트, 협업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드러나는 프로젝트, 기술적인 부분에 도전한 프로젝트처럼 각기 다른 결로 구성하면, 포트폴리오를 통해 다양한 역량을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게 보이지 않으면 아예 뽑질 않거나 면접 시 질문거리가 됩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회사에 따라 구성은 달라져야 합니다.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하고, 포트폴리오가 단일 버전이어선 곤란하다는 의미입니다. 스마트폰 제조사에 지원할 때와 커머스 회사에 지원할 때 구성한 프로젝트와 강조 포인트가 달랐습니다. 동일한 프로젝트를 사용하더라도 요약 페이지에서 강조하는 문제의 정의나 결과물의 포커스, 사용자의 맥락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회사에 맞는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다양한 베리에이션을 만드는데 아낌없어라는 표현보다는 조금이라도 좋으니 맞춤 전략이 우선해야 한다는 게 제 메시지입니다. 특히 VR이나 미래형 기술 관련 프로젝트의 경우, 기술 자체에 대한 흥미보다는 이 기술이 사용자의 경험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를 중심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회사가 관심있어 하는 부분은 기술보다는 그래서 그 다음이거든요. 회사가 해당 기술에 대한 관심이 낮다면 포트폴리오 전체가 물론 외면받을 수도 있으므로, 회사와의 접점을 중심으로 해서 그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듬뿍 담아 커스터마이징 할 필요가 큰 것입니다.
프로젝트 선택 기준이 어렵다면, 저는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봅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 “이 경험은 어떤 점에서 나를 UXer로 성장시켰는가?” 이러한 관점으로 바라보면 단순히 결과가 좋아 보인다고 해서 선택하기보단, 나를 더 잘 설명해주는 프로젝트를 고르게 됩니다.
또한 그저 날 잘 설명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전형 직결성이 높은 것인지를 따져야 합니다. 사실 나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이유는, 전형 직결성이 높은 요소를 내게서 잘 추출하기 위한 전제조건일 뿐입니다. 전형에 내가 잘 맞는 사람일수록 나는 경쟁력을 가집니다.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조리있게 이야기할 것인가가 관건입니다.
결국 포트폴리오는 나라는 사람의 문제 해결 방식, 커뮤니케이션 능력, 사용자를 바라보는 시각, 그리고 디자인적 감수성을 담고 표현하는 도구입니다. 평가자는 화면만 보고 ‘잘했는지 못했는지’가 아니라 ‘이 사람이 우리 조직에서 어떻게 일할지를’ 상상해보게 됩니다. 그러려면 프로젝트 각각이 제각각이 아닌 서사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프로젝트 수보다는 전략적 구성이 중요합니다. 각 프로젝트는 단순한 실적이 아닌 ‘나’를 구성하는 하나의 챕터입니다. 그 챕터가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면, 보는 사람도 혼란스러울 수 있습니다. 적은 수라도 내 경험이 진정성 있게 담긴 프로젝트를, 회사의 기대와 접점을 고려해 구성하는 것이 가장 설득력 있는 포트폴리오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포트폴리오는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설득하기 위한 도구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 아쉬운 결과물이라도 그 안에서 배운 점과 성장 포인트가 분명하다면, 그것만으로도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고민이 많을 시기이겠지만, 한 발씩 정리해가다 보면 어느새 내 이야기로 꽉 찬 포트폴리오가 완성될 거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