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UX QNA

이미 있는 아이디어, 포트폴리오로 진행해도 될까요?

포트폴리오는 작품도 아니고 사업도 아닌 그냥 포트폴리오일 뿐이다

by UX민수 ㅡ 변민수
안녕하세요. UX 기획 직무를 준비 중인 25살 취준생입니다. 요즘 포트폴리오 준비를 하면서 계속해서 부딪히는 고민이 하나 있어 이렇게 글 남겨봅니다.

제가 만든 프로젝트 중 몇 개는 이미 존재하는 서비스의 기능을 개선하거나, 다른 곳에서 시도된 아이디어를 제 방식대로 정리해 본 것들입니다. 그런데 이게 괜히 ‘기존 아이디어를 베낀 거 아니냐’는 오해를 살까 봐 불안하고, 반대로 완전히 새롭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야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건 아닌지도 걱정됩니다.

UX 포트폴리오에선 '아이디어의 참신함'이 중요한 걸까요? 아니면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했는지가 더 중요한 걸까요? 예를 들어 기존 서비스의 사용성을 분석하고 개선한 프로젝트도 경쟁력이 있을까요? 혹시 기존 서비스 개선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어떤 점에서 강점이 될 수 있는지 조언해 주실 수 있을까요? 감사합니다!


➥ 신규 아이디어가 아닌 기존에 존재하는 아이디어나 포트폴리오를 활용해도 괜찮은지에 대한 고민이 담긴 질문입니다. 특히 지원 과제나 포트폴리오 심사에서 ‘기존 아이디어를 사용해도 되는가’, ‘혁신적인 새 아이디어가 반드시 필요한가’에 대한 불안이 느껴졌습니다.




포트폴리오의 본질에 대한 이해


저는 이 질문 자체에 내포된 전제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포트폴리오는 ‘작품’도, ‘사업 아이템’도 아닌 그저 본인의 사고력, 기획력, 설계력, 실행력을 담아내는 하나의 결과물일 뿐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자리’가 포트폴리오의 핵심 목적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기존에 있는 아이디어를 써도 되는가’라는 질문이 생기는 건, 포트폴리오를 마치 신제품 발표나 창업 아이템 발표처럼 오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존재하는 서비스나 기능에 대해 사용성 개선을 제안하는 것도 엄연한 UX 작업이며, 어쩌면 사용자 입장에서 더 유의미한 접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성이 높고, 공감대를 얻기도 수월합니다. 사용자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인사이트를 도출하여, 얼마나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게 개선안을 제시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아이디어의 새로움과 평가 기준


물론 어떤 과제가 ‘기획’ 성격이 강하고, 특히 사업화 가능성(feasibility)을 중시한다면 새로움이 평가 요소가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UX 포지션—특히 ‘기획형 UXer’를 선호하는 전형을 제외—에서는 단순히 아이디어가 ‘신선하다’는 사실보다 훨씬 더 중요한 요소들이 많습니다. 가령 기존 문제에 대한 분석 깊이, 사용자의 페인포인트에 대한 공감, 데이터 기반의 논리, 그리고 이를 시각화하여 전달하는 능력 등입니다. 이런 요소들이 잘 갖춰진 포트폴리오라면 기존 아이디어든, 변형이든, 혹은 완전히 새롭든 상관없이 평가자에게 높은 신뢰감을 줄 수 있습니다.



개선 중심 UX의 중요성


UX는 본질적으로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기존 것’을 더 좋게 만드는 일에서 출발합니다. 현실에서 UX 실무자가 만나게 되는 대부분의 일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문제를 개선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이미 존재하는 아이디어나 기능이라 하더라도, 그 안에 어떤 문제를 발견했는지, 그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었는지, 그 결과가 어떤 가치를 만들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오히려 기존 서비스를 UX적으로 분석하고 새롭게 정의하면서 ‘이 서비스가 왜 이 상태로 방치되어 있는가’를 질문하고, ‘내가 UX 디자이너로서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은 어디인가’를 고민하는 게 훨씬 더 실질적인 접근이라 생각합니다. 이것이 현실을 반영한 UX적 태도입니다.



포트폴리오 전략에 대한 조언


기존 아이디어를 활용하더라도 중요한 건 ‘어떻게 보여주느냐’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더라도 포트폴리오에서 기획의 깊이와 실행 전략을 잘 전달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습니다. 특히 구성의 명료성과 스토리라인의 자연스러움, 사용자 중심 관점에서의 문제 정의와 해결 제안은 새로움 못지않게 중요하게 평가됩니다.


예를 들어, 유사한 기능이 이미 존재하는 서비스라고 하더라도 사용자 경험의 맥락이 다르면 전혀 다른 과제가 됩니다. 기존 아이디어를 그대로 베끼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재해석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심사자는 그 ‘정리의 방식’과 ‘사고의 깊이’를 봅니다.




결론적으로 기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포트폴리오나 과제 제출은 전혀 문제 되지 않으며, 오히려 UX라는 직무의 특성과도 부합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아이디어를 통해 드러나는 문제 인식 능력, 해결 방식의 합리성, 그리고 사용자 관점에서의 개선 설계입니다. 무조건 새롭고 창의적이기만 한 아이디어가 아니라, ‘왜 그것이 사용자에게 필요했는가’에 대한 치밀한 설명과 설계가 결정적인 차이를 만듭니다.


그러니 아이디어의 새로움에만 매몰되지 마세요. UX 포지션은 아이디어 공모전이 아니라 사용자 문제를 해결하는 기획형 직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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