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땅을 딛게 만든 멘토의 시선
살다 보면 어떤 시기는 이상하리만치 고요하다. 혼란도 고통도 없지만, 그렇다고 무언가 충만하거나 뚜렷하지도 않다. 마치 한 칸 건너뛴 듯한 느낌. 마음속 어딘가에 빈칸이 생기고, 그 빈칸이 내 전체를 허공에 띄워놓은 채 부유하게 만든다. 그런 시기에 나는 누군가의 한마디에, 아니 어떤 존재의 방식에 붙잡혀 땅을 딛고 선 경험이 있다. 그 손길이 몹시도 귀하디 귀할 만큼, 커리어 측면에서 완전히 바닥을 기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
그는, 그들은 내게 무언가를 주려 많이 애쓰지 않았다. 오히려 아무 말 없이 제자리에 단단히 서 있는 듯했다. 그런데 그 고요가 내 안의 바람을 일으켰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들은 어쩌면 멘토라 불릴만한 이들이었다. 그들 덕분에 내 삶은 다시 방향을 잡을 수가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들이 내게 해준 일은 방향을 '잡아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잡게 해 준 것'에 더 가까웠다. 그러니 뭘 줬다고, 받았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것이었다. 시간이 한참 흘러, 나는 멘토링이라는 세계를 스스로 탐색하기 시작했다. 그 손길의 따스함과 소중함을 이해했기에 몹시도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멘토란 무엇이며, 나는 어떤 멘토가 되고 싶은가 고민했다. 물론 멘토링을 하면서 말이다. 나는 멘티로 시작해, 멘토가 되었다. 멘토는 필시 누군가의 멘티였던 이다. 이제는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흔적으로 남고 싶은 마음으로 이 이야기를 시작하려 한다.
[멘토 → 자신] 멘토와의 조우 → 이로움의 경험 → 보은의 욕망과 실천
우연히 만난 한 사람이 있다. 어떤 의미에선 화려한 스펙을 가진 것도 아니었고, 유명한 분도 아니었지만, 이상하게 나는 그분 앞에서 편안해졌다. 내가 천천히 피어나고 있었을 즈음인 것 같다. 그분은 내게 명쾌한 해답을 주지는 않았다. 대신, 아주 느리게 나의 이야기를 듣고,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고, 기다려주었다. 그 한 사람이 내게 보여준 태도는 단순한 조언이나 도움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를 존중하는 방식이었고, 무엇보다 나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시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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