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불린 이름, 경험의 철학이 되다
UX는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 사람이 기술과 상호작용하던 모든 순간, 경험은 항상 있어 왔다. 불편함을 느끼는 감각,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유도하는 구조, 반복되는 실수, 어쩐지 마음에 들지 않는 화면. 모든 것이 경험이었고, 당시에는 기술의 일부로 치부되었다. 이 모든 것을 설명할 표현이 딱히 없었다. 사람들은 그저 “좀 불편하다”, “잘 모르겠다”, “이상하다”고만 말했고, 기술자들은 그것을 버그가 아닌 개인차로 넘겨버렸다.
기능 중심의 기술은 경험을 부차적인 것으로 취급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필요에 따라 만들어졌고, 사용성은 미묘한 감각처럼 다뤄졌다. 명확히 측정되거나 구조화되지 못한 채, 늘 한 발 뒤에 따라오는 존재. 존재하지만 이름 없는, 그런 무엇.
그 무엇에 처음으로 이름을 붙인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인지심리학자였으며, 애플의 부사장이었다. 돈 노먼(Don Norman). 바로 그가 ‘User Experience’라는 말을 세상에 꺼내 놓기 이른다.
1993년, 돈 노먼은 애플에 합류하며 스스로를 ‘User Experience Architect’라고 소개했다.‘디자이너’도, ‘엔지니어’도 아닌 이 생소한 명칭은 곧 그가 만들어낸 단어, ‘User Experience’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인터페이스만 다루는 사람이 아니었다. 제품을 처음 접하는 순간부터, 그것을 사용하는 모든 과정, 그리고 사용 후의 감정과 기억까지를 총체적으로 아우르는 경험을 설계의 대상이라고 보았다.
그는 인터페이스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보았다. 버튼의 위치나 아이콘의 크기만이 아니라, 제품의 포장, 첫인상, 동작의 흐름, 사용자의 기대, 심지어 설명서의 문장 톤까지—모든 접점이 경험이었다. 그리고 이 경험을 설계하지 않으면, 아무리 뛰어난 기술도 사람의 내면 깊숙이까지 도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일찍이 간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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