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erience의 약자는 왜 E가 아니라 X인가
우리가 오늘 당연하게 쓰는 “UX”라는 용어는 사실 언뜻 보면 이상하다. User Experience라면 약어는 “UE”가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UE”가 아니라 “UX”라 쓰고 있고, 결과적으로 UX는 산업계 전반은 물론 학계에도 통용되는 약어가 되었다.
그렇다면 왜 E가 아닌 하필 X였을까? 이거 은근히 궁금해했지만 뾰족한 답을 못 얻은 이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UX를 User eXperience라고 적는 것을 촌스러운 표현이라고 여기면서도 가끔 줄임말임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용이한 측면에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쓰기도 하지만 최대한 안 쓰려고 노력하는 표기법 중 하나다.
그럼에도 UX는 왜 UX가 되었을까 호기심 많은 이들이라면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는 화두일 것이다. 지금까지 수집한 정보와 나름의 주관적인 해석을 덧붙여서 언어적·문화적·기호적 이유를 겹겹이 쌓여 올려 본다.
1990년대 소프트웨어 업계에는 Experience를 X로 줄여 쓰인 경우를 또 발견할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Windows XP(eXPerience)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버전의 윈도우를 “경험” 자체를 상품화한 운영체제로 내세웠고, Experience를 X로 치환하는 표기가 널리 통용된 대표적 예다. 같은 시기 게임 업계에서는 XP(Experience Point, 경험치)라는 약어 역시 전 세계적으로 쓰였다. 플레이어는 적을 쓰러뜨리거나 퀘스트를 수행할 때 XP를 얻었고, 이는 곧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자원이었다. 경험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가장 직관적으로 표현한 언어가 바로 XP였다.
비슷한 흐름은 그래픽과 UI 기술에서도 발견된다. DirectX(1995)는 멀티미디어 API로, 고해상도 그래픽과 게임 환경을 지원하는 핵심 기술이었다. 이름 그대로 “확장(Extension)”과 “경험”을 X로 압축한 사례다. 또 하나는 X-window system(1984 개발, 90년대 보급)이다. 유닉스 환경에서 GUI를 가능하게 한 이 시스템은, 문자 기반 컴퓨터에 ‘눈’을 달아준 혁신이었다. 사용자와 화면의 접점을 새롭게 열어주었다는 점에서, X라는 표기가 갖는 혁신적 맥락은 UX와 맞닿아 있었다.
이런 맥락을 이어 2016년 어도비가 출시한 Adobe XD(eXperience Design) 역시 같은 계보 위에 있다. UX와 UI 작업 툴이라는 성격상 “XD”라는 약어는 단순히 ‘Design’의 D를 붙인 것이 아니라, 이미 업계에 뿌리내린 “Experience = X”의 전통을 계승한 결과임이 자명하다. 업계는 일관되게 X를 경험과 혁신의 상징으로 사용해 왔고, UX라는 약어도 이 축약 규칙 속에서 자연스럽게 태어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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