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UX QNA

안정적인 커리어와 좋아하는 일 사이에서의 선택은?

흔들리는 진로의 갈림길, 마음을 지키는 현실적인 기준 찾기

by UX민수 ㅡ 변민수
안녕하세요, 멘토님. 저는 4년제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현재는 졸업을 앞둔 26살 학생입니다. 졸업이 가까워지다 보니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어 멘토님의 조언을 구하고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사실 저는 디자인(d)을 좋아하긴 하지만, 최근 취업 시장이 너무 어렵고 경쟁도 심해서 ‘정말 이 길이 맞을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친구들 중에는 전공과 상관없이 안정적인 직종(예: 공기업, 일반 사무직 등)으로 빠르게 방향을 바꾸는 친구들도 많고요.

저는 한편으로는 '디자인(d)은 프리랜서로라도 계속해볼 수 있으니, 안정적인 직무부터 잡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현실적인 고민도 듭니다. 포트폴리오도 계속 정리하고 있긴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자소서와 인적성도 같이 준비해야 하는 게 너무 벅차고, 정체성도 모호해지는 느낌이에요. 단순히 돈 때문에 디자인(d)을 놓고 싶진 않지만, ‘안정성 vs 좋아하는 일’ 사이에서 매일 마음이 흔들립니다. 이럴 때, 어떻게 중심을 잡고 진로를 선택하면 좋을까요? 현실적인 기준을 어디까지 고려해야 할지도 막막하고요.

멘토님께서는 혹시 이런 고민을 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디자인(d)을 계속하길 잘했다고 느끼시는 순간이 있다면 공유해 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 질문을 요약해 보면,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디자인(d)을 좋아하지만 최근 어려운 취업 현실 속에서 ‘정말 이 길이 맞을까?’라는 회의감이 든다는 것을 핵심으로 이해했습니다. 공기업이나 일반 사무직처럼 비교적 안정적인 길로 가는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하게도 되고, 디자인(d)은 프리랜서로도 할 수 있으니 안정적인 직장을 먼저 잡는 게 낫지 않나 고민도 하셨다니 공감됩니다. 자기소개서, 인적성, 포트폴리오 준비까지 겹치면서 지치는 마음도 드셨을 테고요. 요약하자면, '좋아하는 디자인(d)을 놓치긴 싫지만, 안정성도 포기할 수 없다'는 딜레마에 계신 듯합니다.




디자인(d) 커리어의 불안정성에 대한 현실 인식


저 역시도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UX 분야에서 커리어를 이어오면서 비슷한 고민을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디자인(d)은 상대적으로 객관적 잣대를 논하기 어렵고, 최근엔 AI로 인해 한편으론 불안정하게 느껴질 수 있는 직군이기에 커리어 초입에서 불안감이 더 느껴지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여겨집니다.


특히 신입으로서 포트폴리오 하나로 평가받아야 하는 이 구조 자체가 큰 부담일 수밖에 없지요. 하지만 그런 불안은 꼭 디자인(d) 분야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 여겨지는 직군도, 막상 들어가 보면 조직 개편, 업무 적성, 승진 구조 등 다양한 변수로 인해 결코 단순하게 안심할 수만은 없습니다. 사실상 판타지라고 저는 생각해요.


UX 분야 또한 회사마다 정의와 역할이 다르고, 심지어는 UX라는 이름 아래 UI 위주의 디자인(d/D)만 계속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 또한 대기업 UX팀에 있지만, 실무의 형태는 매번 달라지며 업무 구조나 우선순위도 조직에 따라 바뀌는 것을 계속 경험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지금의 불안함은 단지 디자인(d) 직군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막막한 첫 시작'에 대한 보편적인 감정이라고 이해하셨으면 합니다. 어렵겠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조금이나마 이 상황을 편하게 만드셨으면 좋겠어요.



커리어 판단 기준 설정


멘티님의 질문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돈 때문에 디자인(d)을 놓고 싶진 않다"는 언급이었습니다. 결국은 돈과 안정이 필요하지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자각이 있다는 뜻이죠. 저는 이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안정적이란 이유로 선택했다가, 1~2년 만에 다시 디자인(d)으로 돌아오고 싶어 하는 분들도 많이 봤습니다. 더 중요한 건, 한 번 놓은 이상 다시 붙들기 더 어려워진다는 점도 있죠.


결국 안정적인 커리어란 어쩌면 ‘지속 가능한 일’이고, 지속 가능하려면 ‘견뎌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견딤의 힘과 근원은 역시 ‘적성’과 ‘흥미’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좋아하는 일에 대한 갈망은 본능적으로 어떤 일을 오래 하고 싶은 욕망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허무하게 들리실 수도 있겠지만, 요컨대 안정을 추구하는 심리의 근원은 좋아하는 일과 맞닿아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제안드리고 싶습니다. 디자인(d)을 접겠다는 결정보다는, 일단 UX 혹은 GUI 등 현실적인 디자인(D) 직무 중 하나를 좁은 범위라도 정해 작은 조직에서부터 차근차근 경험해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스타트업, 에이전시, 계약직, 인턴 어떤 형태든 실무의 감을 익히는 것을 우선으로 두는 것입니다. 실제로 경험을 해보면, 막연했던 불안감의 일부가 줄어들 뿐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방향도 좀 더 명확해집니다. 결국 나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져야 이 불안을 잡을 여력이 생긴다는 것이죠.



프리랜서 가능성에 대한 재정의


디자인(d)을 '프리랜서로도 할 수 있다'는 말은 언뜻 자유롭게 들리지만, 실상은 오히려 더 높은 자율성과 책임, 그리고 스스로 브랜딩 하고 영업해야 하는 광활한 역량을 요구합니다. 즉, 프리랜서는 직장생활보다 훨씬 더 자기 주도적인 커리어 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신입 상태에서 경력 없이 프리랜서를 시작하는 것도 결국은 경력을 인정받기 위해 누군가와 협업하거나 소속되어 일했던 이력 등을 만들어야 합니다. 형태만 다를 뿐 공통적으로 믿음직한 경력을 필요로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안정적인 직장을 먼저 잡고, 이후에 프리랜서를 하겠다는 접근보다 오히려 작은 조직에서 경력을 쌓으며 자신만의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더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의견 드릴 수 있겠습니다. 저는 실제로 그렇게 시작했고, 다양한 역할을 경험해 본 것이 지금 디자이너(D)로서의 전문성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탐색은 아무래도 조직에 소속되었을 때 보다 효과적이고 입체적으로 판단 가능하다 봅니다. 그 이후에 프리랜서든 창업이든 갈래를 나눠도 늦지 않기에 갈팡질팡 하고 계시다면 취업에의 도전도 성장을 향한 옵션으로 두시면 어떨까요?



마음의 중심 잡는 방법


멘티님의 질문 중에서 가장 마음이 쓰였던 부분은 '정체성도 모호해지는 느낌'이란 말이었습니다. 포트폴리오, 자소서, 인적성 등 해야 할 일은 많은데 방향이 불명확하면 당연히 에너지가 분산됩니다. 이럴 땐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셨으면 합니다.


“내가 두 달이라도 무급으로 일할 수 있다면 어떤 디자인 일을 해보고 싶은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 ‘GUI 디자인(d)’, ‘모바일 앱 UX’, ‘사용자 조사’ 등 뭔가 조금이라도 구체적인 형태로 나온다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작업과 지원을 집중해 보셨음 합니다. 뭐든 구심점이 될 포인트를 스스로 인지해보는 것을 말씀드린 것입니다.


반면, 어떤 것도 떠오르지 않고 그저 '지금은 다른 모색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크다면, 그것도 하나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그럴 땐 과감히 휴식기를 갖거나 완전히 다른 일에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커리어라는 것은 직선적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돌아가는 길이 결과적으론 더 빠른 경우도 있을 수 있기에 모험 같아도 때론 답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UX를 업으로 삼은 지금도 '이 길로 유입되길 잘했다'라고 여깁니다. 물론 중간에 회의감을 느낀 적도 있었고 더 과거엔 다른 길을 꿈꿨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의 저는 그 고민들을 거쳐 온 사람이기에 더 단단해졌다고 느낍니다. UX는 특히 다양한 전공,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분야이기에 멘티님처럼 깊은 고민을 하는 분들이 오히려 더 좋은 UXer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지금 당장은 조금 느리게 느껴지더라도, 좋아하는 마음을 기반으로 방향을 찾고, 그 안에서 ‘경험’을 계속 쌓아나가신다면 충분히 원하는 커리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진로는 선택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형성되는’ 과정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언제든 멈춰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것도 잊지 마세요. 흔들리는 지금의 시간도 나중엔 커리어에서 아주 소중한 자산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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