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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er는 AI가 즐거워!

by UX민수 ㅡ 변민수

두려움보다 빠른 즐거움


AI를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한편으론 오히려 요새 즐겁다. 물론 누군가에겐 착각 같은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인공지능이 차고 넘치며 모든 산업을 재편하고, 일자리를 대체하고, 인간의 존재 이유를 흔들 것이라 경고하는 목소리가 넘쳐나니까.


MIT의 에릭 브린욜프슨은 “AI는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기보다 증폭시킬 것”이라며, 노동자가 좀 더 창의적인 활동에 집중할 시간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조지프 스티글리츠는 “그 증폭의 방향이 불평등을 심화시킬 가능성도 있다”라고 경고한다. AI가 천사가 될 수도, 괴물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분명 즐겁다. 두려움이 아예 없어서가 아니라, 그 두려움보다 훨씬 빠르게 삶이 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복적이고 지루했던 일들이 눈앞에서 순식간에 해결된다. 아이디어의 속도가 도구의 속도와 같아지는 순간, 인간은 공포보다 희열을 더 크게 느낀다. AI가 내 손끝의 도구로 있을 때, 나는 ‘무기력한 인간’이 아니라 ‘확장된 인간’이 된다는 현실을 맛본다.



인간 사고의 자전거에 엔진을 달다


스티브 잡스가 “도구는 인간의 자전거다”라고 했듯, 지금의 AI는 인간 사고의 자전거에 엔진을 단 셈이다. 그래서 더 빨리, 더 멀리, 더 많이 갈 수 있다. 문제는 그 속도다.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AI는 생각의 민주화를 가져오지 않는다. 오히려 몇몇 기술 엘리트가 사고의 구조를 통제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맞다.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내 눈앞의 현실은 그보다 훨씬 소박하다. AI는 내 하루를 덜 지루하게 만들고, 나의 상상을 더 빨리 시각화하게 해준다. 나는 그 즉각적인 즐거움에 솔직할 뿐이다.



인간다움을 되돌려주는 기술


구글 딥마인드 CEO 데미스 하사비스는 “AI의 진짜 목적은 인간의 잠재력을 최대화하는 것”이라며, AI가 인간 능력을 확장하는 도구임을 강조한다. 그 말처럼, AI가 모든 걸 대신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본질적으로 인간다움을 다시 발견한다.


디자인 리서치의 계산, 코드의 반복, 글 초고를 맡김으로써 나는 오히려 인간적인 일, 즉 관계를 맺고, 의미를 정리하며, 감정을 다듬는 일에 더 집중하게 된다. AI가 내 일을 빼앗는 대신, 나를 ‘사람답게’ 되돌리는 아이러니다. 그래서 AI를 사용하는 매 순간이 나는 즐겁다.



즐거움은 낙관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즐거움이 막연한 낙관은 아니다. 그것은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그 안에서 ‘지금 가능한 최선’을 발견하려는 태도다. 노력이다. AI가 만든 미래는 아직 불안하고, 불평등하며, 통제되지 않았더라도 오늘의 UXer에게 그것은 여전히 하나의 ‘놀이’다. 언젠가는 진지한 취미에서 일이 될 수도 있겠지만.


AI는 내 경쟁자가 아니라, 내 도구다. 나는 그 도구 위에서 인간다움을 실험한다. 공포가 아직 오지 않았지만, 즐거움은 이미 왔다. 그래서 오늘도 — UXer인 나는 AI가 즐겁다.



에릭 브린욜프슨 교수, AI 노동 증폭·생산성 및 고용 영향:
https://www.deloitte.com/kr/ko/our-thinking/global-economic-review/ger-202402.html
https://www.mk.co.kr/news/it/11403723
https://techrecipe.co.kr/posts/75920
https://view.asiae.co.kr/news/view.htm?idxno=2024040311054038588


조지프 스티글리츠, AI와 불평등 경고:
https://www.mk.co.kr/news/it/11403723


유발 하라리, AI 사고 통제 우려:
https://www.mk.co.kr/news/it/11403723


AI와 노동시장 영향(에릭 브린욜프슨 연구 포함):
https://www.fnnews.com/news/202508271115051763
https://www.unipres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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