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와 D, 작지만 큰 차이

문제를 ‘그리는 사람’과 ‘정의하는 사람’의 간극

by UX민수 ㅡ 변민수

✴ 독자분들이 뽑은 문장


메타 등 해외에서는 이를 통칭해
‘Design with capital D’라고 표현한다.


✴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가


이 책이 가장 지향하는 바를 단적으로 드러낸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디자인의 층위를 이야기하는 책이 있나 싶다. 아직도 ‘디자인(?)’이라는 단어는 여전히 시각적 결과물로 한정된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의 ‘Design’은 완전히 다른 의미를 가진다. 그들은 ‘무엇을 어떻게 보이게 할까’보다, ‘무엇을 왜 존재하게 만들까’를 설계한다.


스티브 잡스가 말했다. 디자인(D)은 어떻게 보이느냐 혹은 어떻게 느끼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작동하느냐에 관한 문제라고. 디자인(d)이 ‘결과를 다루는 기술’이라면, 디자인(D)은 ‘과정을 설계하는 사고’다. 나는 이 두 가지가 공존해야 진짜 UXer가 된다고 생각한다. 시소 같은 것이다. 한쪽으로 기울면 균형이 깨진다. 물론 의도적으로 이 균형을 깬 직무와 직군도 존재한다. 그래서 어려운 분야다.


디자인(d)이 손의 언어라면, 디자인(D)은 머리의 언어다. UX는 그 둘이 만나는 지점에서 피어난다. 소위 말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d/D)란 사실상 이 시소의 균형점을 잡은 이의 한 예다.



✴ 지금의 관점에서 다시 보기


이후 나는 거의 대부분의 포스팅과 글쓰기에서 이 구분을 철저하게 지키는 중이다. 또한 이 구분은 단순히 철자의 문제 혹은 언어를 정교하게 쓰려는 노력만이 아니다.


디자인(d)은 표현이고, 디자인(D)은 해석이다.


UX 실무의 대부분은 이 두 영역을 오가며 이루어진다. 때로는 아름답게 그릴 줄도 알아야 하고, 때로는 냉정하게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다 잘하는 제너럴리스트는 상당히 드물다. 즉, 희소하다.

둘 중 하나만 잘해도 무방하지만 특수한 직무는 그만큼 파이가 적을 수밖에 없어 진입이 어렵다. 그러니 둘 다 어느 정도는 할 줄 알되 무게 중심을 어디에 두느냐가 관건인 셈이 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디자인(D)’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AI, AX로 인해 디자인(d) 장벽이 낮아진 이유도 있고, 데이터와 서비스 전략 등 보이지 않는 비시각적 디자인(D)의 중요성이 줄지를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미래 디자인(d/D) 경쟁력은 감각과 사고를 넘나드는 넓은 스펙트럼과 유연함일 것이다. 그 유연함이야말로 UXer를 다음 단계로 끌어올리는 힘이다.



✴ 다음으로 뽑힌 문장


다음 화인〈제약은 디자인의 재료〉로 이어진다. 대체로 UX 업무가 사고 행위라면, 이제 그 사고가 마주하는 현실적 벽—‘제약(constraint)’이 등장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제약이 때론 디자인(d/D)을 더 강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