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는 창의력의 적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문제해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디자인 제약사항(constraint, limitation)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 문장은 ‘창의성은 제약에서 태어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물론 경험담이기도 하다. 당시 UX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나는 늘 벽에 부딪혔다. 시간이 없거나, 예산이 없거나, 권한이 없거나. 그때마다 팀원들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건 안 되겠네요.”
하지만 진짜 디자이너(d/D)라면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무엇이 안 되는지를 명확히 아는 순간, 무엇이 가능한지도 함께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 순간 번뜩임은 단순한 아이디어가 아닌 실행가능성(feasibility)을 강하게 내포한다.
나는 그 순간을 디자인(d/D)의 출발점이라 여겼다. 이 문장은 제약을 ‘제한’이 아니라 ‘조건’으로 바라보자는 메시지다. 제약이 없는 디자인(d/D)은 방향을 잃는다. 디자이너(d/D)에게 마음대로 하라고 하면 그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이것이 일반인들이 가진 잘못된 오해다. 오히려 제약은 생각의 재료이자, 창의력의 그릇이다.
이 문장은 단순히 실무적 조언을 넘어 내 디자인 철학의 단면을 담은 것에 다름 아니다. UX에서의 제약은 사용자의 이해가능성, 도구가 지닌 기술력, 사용 및 사회 환경, 주어진 시간, 인지 및 주의력 같은 다양한 ‘인간적 조건’으로부터 비롯된다.
이런 제약을 무시한 디자인(d/D)은 결국 사용자에게 부담을 전가한다. 경험이 좋을 리가 없다. 따라서 UXer가 해야 할 일은 제약을 제거하고 맞서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제약을 안고도 자연스럽게 작동하는 경험을 만드는 것에 있다. 요즘 나는 이렇게 말한다.
창의력은 자유에서 오지 않는다. 그건 불편함과 싸우며 생겨나는 근육이다.
다음 화인〈조급함과 간절함은 다르다〉로 이어진다. 제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힘, 바로 그것이 ‘태도’의 문제로 옮겨간다. 조급한 디자이너(d/D)는 제약을 핑계로 삼지만, 간절한 이는 그 제약을 돌파구로 바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