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가 아닌 방향을 지키는 마음의 기술
조급함은 지금 당장 해야 할 것이
없어도 서두르는 것이고,
간절함은 꼭 그게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이다.
이 문장은 ‘열정’이라는 단어의 함정에서 시작됐다. UX 준비생들에서 열정은 종종 과속의 면허처럼 쓰인다. 밤을 새워야만 성실한 사람, 빨리 결과를 내야만 유능한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나 나는 진짜 열정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에서 비롯된다고 믿었다.
조급함은 결과만 본다. 하지만 간절함은 과정을 붙든다. 조급한 사람은 내일을 잃고, 간절한 사람은 오늘을 쌓는다. 그 차이가 UXer의 일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사용자의 문제를 ‘빨리’ 푸는 것보다, ‘깊이’ 파악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물론 현실에서 이렇게 가만 놔두진 않는다. 그래도 나는 이 문장을 통해 어쨌든 강조하고 싶었다. UX에서 속도는 품질이 아니라고.
그리고 내가 실제로 간절함을 체험해 봤던 경험이 주요했다. 그것은 조급함과는 분명 구분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도 이 둘을 구분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조급해서는 간절함이 깃들 수가 없더라. 간절함을 배우지 못한 이에게 간절함은 결국 발등에 떨어진 불로써 나타났다. 물론 그렇게 해서라도 깨달을 수 있어 다행이었지만, 나처럼 살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쓴 표현이었다.
이제 와서 보면, 이 문장은 단순한 마음가짐이 아니라 프로젝트 생존의 기술이기도 하다. 나아가서는 커리어를 만들어 가는 여정을 대하는 태도이기도 하다.
조급함은 지치게 하고, 간절함은 견디게 한다.
많이들 반대로 생각한다. 간절함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좌절이 쌓여 지치고, 조급하지만 계속 견뎌야 한다고 믿는다. 간절함을 경험해 보면 반대가 될 수 있음을 깨닫는다. 즉, 조급함의 정체는 간절함을 이해해야 그제야 볼 수 있게 된다.
UX 프로젝트도 그렇다. 일은 항상 불확실성 속에 있다. 데이터가 부족하고, 의사결정은 늦고, 마감은 빠르다. 이때 리더의 태도는 팀의 리듬을 결정한다. 조급한 리더는 불안을 전염시키지만, 간절한 리더는 신뢰를 전파한다. 나는 이제 후배 UXer들에게 이렇게 조언한다.
속도는 설득이지만, 신념은 견인이다.
조급함은 순간을 밀지만, 간절함은 끝까지 끌어당긴다. UX는 결국 ‘끝까지 도달하는 경험’을 설계하는 일이기에, 이 태도의 온도차는 결과의 품질로 이어진다.
다음 화인〈고민은 고민을 낳는다〉로 이어진다. 조급함을 내려놓았다면, 이제 남는 것은 ‘생각’이다.
그 생각의 늪에서 어떻게 의미 있는 선택을 찾아야 하는가. 여기서부터 UXer의 사고 훈련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