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막혔을 땐, ‘의미 있는 선택지’부터 확보하라
고민의 늪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우선 의미 있는 선택지부터 확보하는 것이다.
이 문장은 ‘생각이 많은 사람’과 ‘생각을 잘하는 사람’의 차이를 짚고 싶어서 썼다. UX를 배우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끝없는 고민’의 덫에 빠진다. 리서치를 하면 할수록 복잡해지고, 사용자 인터뷰를 하면 할수록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
나는 그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었다. “이건 고민인가, 검토인가?” 고민은 감정의 순환이고, 검토는 방향의 탐색이다. UXer는 감정이 아니라 근거로 사고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문장은 단순히 ‘고민을 멈추자’가 아니라 “고민을 구조화하자”는 뜻이었다.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다. 공상이 아니라 실제 선택지를 손에 쥐고 고민하라는 것이다. 생각을 덜어내는 게 아니라, 생각의 가지를 다듬어 ‘결정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과정. 그것이 UX 사고의 본질이기도 하다.
이 문장도 지금 보면 단순한 조언일 수도 있겠지만 깊게 보면 디자인(d/D) 의사결정(decision-making)의 심리를 담고 있다. 많은 UX 준비생들의 질문들을 잘 분석해 보면, 그들은 언제나 확신을 얻고 싶어 하더라. 하지만 안타깝게도 수학이나 과학과 같은 실험결과를 이용하는 학문이 아닌 커리어 여정에서 확신이라는 것은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고민은 어쩌면 확신보다도 불확실성을 관리하는 기술이다.
UX 업무의 핵심은 늘 불확실성과 싸우는 일이다. 완벽한 데이터도, 확실한 정답도 없다. 최대한 다가서는 노력만이 있을 뿐이다. 그럴 때 ‘의미 있는 선택지’를 만드는 것은 그나마 불확실성을 견딜 수 있는 ‘논리의 골격’을 세우는 일이다. 나는 지금의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생각의 깊이는 방향의 수가 아니라, 불확실함을 버티는 시간이 어쩌면 더 중요하다.
UXer는 모든 걸 알아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모르는 상태에서도 움직일 줄 아는 사람이다. 용기가 아니라 어쩔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 유연함이 결국 문제 해결의 체력을 키운다.
다음 화인〈저울 위의 장단점〉으로 이어진다. 이제 고민의 가지를 다듬었다면, 남은 건 선택의 무게다.
UXer의 판단은 언제나 트레이드오프(trade off) 상황 위에서 이루어진다. 이 저울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를 이야기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