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lson Norman Group
이 글은 Nielsen Norman Group의 Sarah Gibbons and Kate Moran가 쓴 Design Taste vs. Technical Skills in the Era of AI을 번역, 의역, 재가공 한 글입니다.
Source: https://www.nngroup.com/articles/taste-vs-technical-skills-ai/?utm_source=tldrproduct
생성형 AI가 디자인 기술에 미친 영향
생성형 AI는 디자인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던 사람들도 디자인적 산출물을 만들 수 있게 하고 있다. 카메라가 없어도 사진 같은 이미지를 형성하고,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와 같은 것을 다룰 수 있는 기술이 없더라도 일러스트를 그릴 수 있게 됐다. 기존에 디자인 전문가들만 가능했던 영역들을 감싸고 있던 장벽들이 허물어지면서, 단지 클릭 몇번으로 거의 모든 것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됐다.
즉, 생성형 AI는 디자인 산출물을 만들기 위해 필요했던 '지루한 기술적 과정'들을 없애버렸다. 그런데, 디자인적 산출물을 간단하게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고해서, 그 디자인이 '뛰어나다'라고 볼 수 있을까?
기술적 역량 ≠ 창의성
생성형 AI는 디자인에 수반되는 복잡하고 반복적인 기술적 업무들을 대신해주지만, 그 결과물의 질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기술적 실현 역량이 곧 창의성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성형 AI의 역할은 요리하는 과정에서 전자레인지가 수행하는 역할과도 같다."
- Oisin Hurst,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요리를 못 하는 사람에게는, 전자레인지는 아주 요긴하게 쓰이는 도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전자레인지로 요리해야하는 요리들은 전문 셰프가 만든 정성스러운 음식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전자레인지 요리는 디테일한 수정과 실험이 불가능하는 등 제약이 많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실력있는 요리사들은 전자레인지로만 요리하는 것이 오히려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섬세한 제어도 어려울 뿐더러, 품질을 특정 정도 이상으로 높이기에 어렵기 때문이다.
생성형 AI의 대중화로 인해 누구나 디자인 결과물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실무 기술 자체'가 디자이너들의 차별점이 되기 힘들 것이다. 실무 능력이 부족해도 누구나 다양한 콘텐츠를 쉽게 만들어 낼 수 있으니, 실무 기술 자체만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라면 '아무나'와 다를 바가 없을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디자이너가 필요한가? 그리고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훌륭한 디자인을 위해선 실무 능력 그 이상의 것들이 필요하다. 어떤 디자인이 단순히 기술적으로 구현됐다고 해서, 그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임을 보장할 수 없다. 그렇다면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좋은 디자인이란, 질적으로 수준이 높고, 디자인 목표에 부합하여 의미있는 상호작용을 이끌어내며, 더 나아가 사업적으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사진을 생각해보자. 불과 수십년 전만해도 고퀄리티의 사진을 찍기 위해선 전문적 교육과 장비에 대한 접근성이 필요했지만, 현재에는 현대적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고퀄리티의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심지어는 2010년대 이후 스마트폰 카메라에 AI 기술이 탑재되면서 전문적 교육의 필요성도 낮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위 '사진을 잘 찍는다'라고 불리는 요소가 존재한다. 심도있는 구도 감각과 독창적 관점이 없다면 사진의 결과물은 이목을 끌지 못 한다.
안목(discernment)이란 무엇인가?
"안목은 디자이너가 기술에 기반한 광활한 글로벌 시대의 환경에서 수많은 가능성의 바다를 항해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그리고 이상적으로는, 적절한 요소들을 선택하고 조합하여 독특하고 흥미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게 해주죠." - Elizabeth Goodspeed, 그래픽 디자이너
안목이란 것은 굉장히 주관적이고 모호한 개념일 수 있다. 안목은 때로 디자인을 향유하는 관찰자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기도 하며, 종종 가치나 정체성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회적 소통 수단이 되기도 한다.
안목에는 객관적인 좋고 나쁨이 없다. 왜냐하면, 디자인은 본질적으로 특정한 의도를 지닌 산출물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경험 디자인의 맥락에서, 디자이너는 선택의 과정에서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디자인을 수행하면서 안목을 드러낸다.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의 세부적인 결정 사항들은, 디자이너의 안목, 의도, 생각 등 특정 의도가 제대로 작동하는 방식으로 구현되어야 한다.
안목이란, 식견을 바탕으로 한다. 전체를 구성하는 수많은 작은 요소들을 분별해내고 취사선택하여 활용해나가면서 습득하는 것이다. 특히, 디자인에 관련해서는 관련하여 이러한 요소들을 선택해내는 전략이 디자이너의 안목과 직결된다. 배경지식은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사진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을 공부하면 사진의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듯이, 생성형 AI를 활용할 때도 미술사에 대한 공부는 생성 결과물의 스타일을 구체화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훌륭한 안목을 가진 디자이너는 사용자들의 필요와 사업적 목표에 집중하여 수백가지의 사소한 결정들을 조율할 수 있는 역량이 있다. 디자이너의 결정 과정은 미묘한 시각적인 세부사항들뿐만 아니라, 사업적 목표와 사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맥락적 선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준에서 이뤄진다. 예를 들어, 웹페이지에 사용될 이미지는 그 자체로 미적으로 만족스러워야 할 뿐만 아니라, 웹사이트 전체의 디자인에 어울리면서 브랜드적 톤앤매너와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
차별성은 이제 '안목'으로부터
근래까지만 해도 기술적인 역량이 디자이너의 차별점이었다. 하지만 이제 누구나 기술적인 구현을 생성형 AI를 통해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에, 기술적인 역량은 이제 더 이상 의미있는 차별성을 제공해주지 않는다.
당신이 디자이너라면, 여태 전문성을 다지기 위해 쏟은 시간이 헛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실무를 하는 과정에서 얻은 과정과 의도들은 분명히 의미가 있으며, 앞으로도 유의미할 것이다. 모든 디자인의 디테일은 중심이 되는 생각, 아이디어, 비전을 확장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해야 한다.
의도를 갖고 창작하세요. 그리고 안목을 길러나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