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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rent Dec 05. 2023

'간편하게 만들어라'는 제품 전략이 아니다.

Pavel Samsonov의 “Make it easier” is not a product strategy를 번역한 글입니다. https://uxdesign.cc/make-it-easier-is-not-a-product-strategy-5d0fdab1f76e


모든 의사결정을 탑다운 방식으로 빠르게 결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새로 발견한 사항들이나 변화하는 환경들은 실무자들이 스스로 결정을 하게 만드는 상황을 만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러한 결정들은 반드시 제품의 전체적으로 통일성있게 내려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팀원들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내렸던 결정들에 뒤에 숨어있는 '진짜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과거의 결정들은 전략적으로 어떻게 부합하는지 이해하는것이 우리가 원하는 성과를 가져다 주는 데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이러한 '이유'들에 대한 사고 과정을 제품의 '북극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즉, '우리의 일들이 고객들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들 말이다.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흔한 답변은 '간편하게 만들어라.'다. '간편하게 만들어라.' 얼마나 생각 없이 말해도 되는 답변인가? 고객이 X를 원하면, X를 간편하게 하도록 만들어라와 같이 말이다. 이런 방식으로 많은 팀들의 내부 문서, 보도 자료, 패치 노트들은 '이제 간편해졌어요!'라고 떡칠되기 마련이다.


그렇게 '간편'한데도, 왜 제품들은 여전히 절망적으로 '불편'한가? 왜냐하면 '간편하게 만들어라.'는 단순히 시작점일뿐인데, 대다수의 사람들이 거기서 멈추기 때문이다.


'간편하게 만들어라'는 알잘딱깔센스러운 전략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실행가능한 형식의 문장이 아니며, 목표를 합치시켜주지도 않고, 우선순위도 선정시켜주는 기준으로서도 사용될 수 없어 북극성에 절대 다다를 수 없다. 여담으로, 이런 애매모호한 '간편함'이 도움이 될 때가 있긴 하다. 유용한 방법들을 수행할 때 효율성을 체크하는 용도 정도로 말이다.


'간편하게 만들어라.'에는 제품 가설이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가설 기반 디자인에서는 4가지의 조건을 충족해야한다.


1. 유저의 목표

2. 유저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생기는 사용 맥락적 마찰이나 충돌

3. 그러한 마찰이나 충돌을 극복함으로써 제공할 수 있는 가치

4. 그러한 가치를 전달할 해결책


이러한 순서로 되어있는 이유는 각 영역의 가설들이 실험가능한 순서기 때문이다. 유저의 목표와 문제를 알면, 그들이 겪는 고통의 정도를 알 수 있다. 이 말은 즉슨, 우리가 해결책을 만들기 전에 풀고자 하는 문제를 정의하는 것이 우선적이다. 이후에 어떤 부분에서 우리의 역량이 필요한지 이해하는 것이 실제로 우리가 만들 것에 대한 계획을 마련해준다. 이런 가설들은 사용자가 거치는 특정 사용 단계들을 명확하게 만들고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명시해주어, 제품팀이 '공동의 맥락'을 지닐 수 있게 해준다. 이 모든 것이 '진짜 제품'을 만들어준다.


제품의 사명 선언문(mission statement)를 '콘텐츠를 더욱 간편하게 찾을 수 있다.'라고 쓴 회사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이런 회사에서는 가설이 이렇게 나올 것이다.


1. 유저의 목표는 콘텐츠를 간편하게 찾는 것이다.

2. 콘텐츠를 찾는 과정에서의 문제는 어렵다는 것이다.

3. 유저가 얻는 가치는 간편함이다.

4. 간편하게 만들 해결책은 ~~다.


이렇듯, 가설들은 순차적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돌고 돌며, 검증 가능한 것들을 도출해낼 수 없다. 만약 회사의 리더급들이 '간편하게 만들 것'을 지시한다면, 그건 팀원들에게 알아서 제품 전략을 짜오라고 책임전가하는 짓이다.


리서치와 검증

'간편하게 만들어라'를 제품 전략으로 취급하는 팀에서는 리서치가 아닌 '검증'을 하려고 한다. '검증'은 리서치와 다르다. 리서치는 다양한 데이터들을 보고 발산하는 형태의 해석이 존재할 수 있는 반면, 검증은 미리 선호하는 답을 정해놓고 그 답을 충족시킬 단서들을 찾는 것이다. 검증을 하는 사람들은, 답정너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고, 고객들에게 동의하는지만 묻는다. 그렇게 대다수는 실패한다.


'이게 간편한가요?'라고 묻는 건 특히나도 믿을 수 없는 질문이다. 이 질문의 근간은 '고객에게 미래의 불특정 행동을 상상시킨다는 점'과 '제품을 쓸 때와 쓰지 않을때'와 같이 이분법적인 상황(현실에는 매우 다양한 경쟁 제품과 대체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을 가정한다는 것이다.



제품 가설을 적용하는 것

제품 가설의 각 단계는 우선순위를 잘 정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어떤 고객의 니즈가 더 중요한가? 그 니즈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어떤 장애물과 고통이 존재하는가? 그러한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기능은 무엇인가?


우선순위 선정뿐만 아니라, 이러한 순차적인 실험들은 고객과의 대화에 있어서 우리를 더욱 솔직하게 만들어준다. 더 나아가, 이런 조사 과정들이 단순히 A/B테스트가 아닌, 의미가 있는 무언가로 바꿔주는 데에 큰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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