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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리서치, 고객 인터뷰를 위한 좋은 질문

The Mom Test

by florent

이 글은 Rob Fitzpatrick의 The Mom Test: How to talk to customers & learn if your business is a good idea when everyone is lying to you를 번역, 의역, 재구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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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의 대화는 매우 어렵다.]


수많은 스타트업 창업자, VC,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들이 '고객과 대화하라'라고 강조한다. 고객과의 대화의 중요성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팀들에게 고객과 대화하라고 하는 것은 학교에서 인기많은 학생이 존재감 없는 학생에게 '좀 더 쿨해져봐'라고 조언하는 것과 같다.


존재감 없는 학생은 '정말로 쿨해지는 것'의 본질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저 나름대로 자신만의 '쿨'을 정하고, 이상한 옷을 입고 행동하는 것이 흔한 결과일 것이다. 고객과의 대화도 마찬가지다. 무작정 고객에게 가서 자기 할말만 쏟아내고, 고객과 대화했다며 뿌듯해하는 창업자들처럼 말이다.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고객과 대화하는 과정은 마치 조심스레 고대 유물을 발굴하는 과정과도 같다. 섬세한 방법으로 땅을 파지 않으면(=대화 방법) 유물(= 고객의 의견 혹은 고객과의 대화 과정)은 박살나 버린다. 잘못된 고객과의 대화는 아무런 쓸모도 없다. 그리고 그런 스타트업은 자기만족적인 고객과의 대화만 진행하다가 아무도 모르게 사라져버린다.



[고객과의 대화의 책임은 스타트업에게 있다.]


사업과 고객에 대한 진실을 알아내는 것은 스타트업의 창업자와 팀원들의 책임이다. 그리고 그 책임은 '좋은 질문을 하는 것'에 달려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좋은 질문을 하지 못 한다. "내가 ~라는 걸 만들 건데, 어떻게 생각해?"라는 식의 질문들만 상대에게 쏟아내며, 상대가 긍정적인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조성한다.


이러한 잘못된대화는 고객과의 대화는 아예 하지 않는 것보다 더 심각한 상황을 발생시킨다. 상대의 거짓 긍정이 정말로 사업적 성공을 의미하는 줄 알고 돈을 계속해서 쏟아붓는 것이다. 근거없는 자신의 믿음을 확신하는 목적으로 대화할 뿐이며, 사업의 성공의 목적은 온데간데 없어지는 것이다.



[좋은 고객과의 대화의 기준은 무엇인가]


좋은 고객과의 대화는 고객의 삶과 관점에 대해 뚜렷한 사실을 제공하는 내용을 준다. 즉, 이 사실들은 사업의 방향과 업무의 목적을 제공해주며, 본질적으로 고객들이 필요한 게 무엇인지에 대한 통찰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통찰은 어떻게 얻어질 수 있을까?


1. 당신의 아이디어가 아닌, 고객의 삶이 대화의 주제가 된다.

2. 미래나 가정에 대한 이야기가아닌, 과거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들이 주로 언급된다.

3. 당신은 최대한 덜 떠들고, 고객이 더 말한다.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충족되지 않으면, 고객과의 대화는 잘못된 것이다. 고객과의 대화의 목적은 '고객들이 실제로 어떤 문제나 니즈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사실'을 알아내는 것이다. 'X라는 게 문제죠?', 'A라는 기능을 가진 제품은 어때요?'라고 묻는 것은 고객에게 문제를 강요하는 것이다. 고객과의 대화에서는 고객이 '문제를 알려주는 역할'을 해야 하며, 사업가의 역할은 '그 문제를 공감하고 이해한 후 이를 충족시킬 해결책을 고민하는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고객과의 대화를 훌륭하게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그 잘못된 대화를 바로잡는 것이 스타트업 창업자와 팀원의 책임이며, 그 노력이 스타트업의 생사의 기로를 결정할 것이다.



[나쁜 대화의 대표적인 증상]


1. 의미없는 칭찬과 긍정


"미팅이 너무 잘 끝났어요."라고 하지만, 매출은 발생하지 않는 기이한 현상을 목격한 적이 있을 것이다. 고객과의 대화의 결과로 나와야 하는 건 사실과 약속(ex. 후속 미팅, 계약)이지, 입발린 칭찬이 아니다. 근거없는 칭찬은 심각한 경고 신호다.


왜 그 사람이 이 아이디어를 좋아했을까? 이 아이디어가 그에게 얼마나 많은 돈을 절약해 줄까? 그의 삶에 어떻게 들어맞을까? 그가 이전에 시도했던 것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모른다면, 고객과의 대화로써 얻은 것은 실질적인 데이터가 아니라 의미없는 칭찬에 불과하다.


2. '저는 보통', '저는 항상', '저는 ~할 것 같아요.'로 도배된 대화


“~할 의향이 있으신가요? (Would you ever?)”

“~한 적이 있나요? (Do you ever…)”

“~할 의향이 있나요? (Would you ever…)”

“보통 ~하시나요? (What do you usually…)”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Do you think you…)”

“~하실 수도 있겠나요? (Might you…)”

“스스로 ~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나요? (Could you see yourself…)”


위와 같은 질문들이 고객의 상세한 삶의 일화들을 이끌어내기 위한 시작점으로 사용된다면 괜찮지만, 이 질문으로 대화가 끝나면 안 된다. 일반화나 가정을 통해 나온 말들로 사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사람들은 일반화나 가정해야하는 상황이 오면, 상대에게 자신이 '모범적인 사람'으로 보여졌으면 하는 바람에 실제 삶에서 취하는 행동들과 다른 답변들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기에 이러한 질문들로 나온 말들로 사업의 방향을 정한다는 것은 사상누각의 위험성을 더욱 키우는 것이다.


3. 근거없는 아이디어의 홍수


고객들이 "~라는 기능이 필요해요."라는 말을 자주하는 것을 목격할 것이다. 그리고 이 말들을 들은 다수의 스타트업들은 '헉, 고객 의견이 중요하다 했으니, 다 만들어야겠어!'라고 행동한다. 하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고 기능을 출시하면, 아무도 쓰지 않을 확률이 매우 높다.


사실 고객들이 한 기능에 대한 이야기에는 '기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그 기능을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가 중요하다. 고객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문제를 어떤 기술로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말로써 표현되는 해결책이 굉장히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스타트업은 그 고객이 왜 그러한 말을 했는지에 대한 '맥락과 배경'에 집중해야 하지, 고객이 말한 '해결책'에 집중해선 안 된다.


스타트업은 필연적으로 너무 많은 아이디어들의 홍수에 빠져들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끝없는 기능 추가의 굴레(feature creep)'에 빠지는 것이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시간과 돈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각나는 모든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없다.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한 하나의 아이디어에 집중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문이 중요한 이유]


결과적으로, 질문을 통해 나온 말들이 사업의 계획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애초에 그 질문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고객과의 대화에서 성과를 얻어내려면, 현재 구상 중인 비즈니스를 완전히 무너뜨릴 가능성이 있는 질문을 적어도 하나는 던져야 한다. 즉, 모든 대화에 당신이 두려워할 만한 질문을 한 개 이상을 무조건 넣어야 한다.


당신이 가진 5,000만원 중 500만원만 사용한 시점에서 현재 사업이 사업성이 없다는 것을 알아내는 것은 다행일 수 있다. 4,500만원이라는 남은 돈으로 더 나은 사업을 찾아낼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쁜 질문은 5,000만원 뿐만 아니라, 남의 돈(ex. 투자, 대출)까지 끌어와서 파국을 맞게 만든다.


스타트업은 흔히 칭찬을 받으려 애쓰거나 자기 확신을 강화시키려는 헛된 과정을 반복한다. 인정받아야 한다는 뒤틀린 집착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고객의 피상적인 의견은 중요하지 않다. 실제 고객과 시장의 사실만이 사업의 사활을 결정할 것이며, 오직 시장만이 그 답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좋은 질문으로써 현재의 사업 계획의 유효성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하며, 자신의 믿음이 잘못되었음을 알게되는 것도 사업의 중요한 진전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스타트업에게 필요한 것은 시장에 대한 뚜렷한 진실이지, 감정적인 자기 위로가 아니니까 말이다.




[좋은 질문 목록]


1. “이 문제가 중요한가”를 파악하기 위한 질문들


- "X를 얼마나 진지하게 운영하시나요?"

- "X로 수익을 창출하고 계신가요?"

- "X를 통해 수익을 더 늘리려고 시도해 보신 적 있나요?"

- "X에 매주 얼마나 시간을 투자하시나요?"

- "X에 대해 어떤 큰 목표나 포부가 있으신가요?"

- "X에 어떤 도구나 서비스를 사용하고 계신가요?"

- "이미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하고 있는 일이 있나요?"

- "현재 해결하거나 개선하려고 하는 가장 큰 세 가지는 무엇인가요?"

- "왜 그렇게 신경 쓰시나요?"

- "그 문제의 결과는 어떻게 되나요?"

- "마지막으로 그 일이 발생했을 때 상황을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2. 기능 요청을 깊이 파악하기 위한 질문들


- "왜 그게 필요하신가요?"

- "그 기능이 있으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 "그 기능 없이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가요?"

- "그 기능을 추가하려고 출시를 미뤄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나중에 추가해도 될까요?"

- "그 기능이 고객님의 일상에 어떻게 맞아들어갈까요?"


3. 감정적 신호를 깊이 탐구하기 위한 질문들


-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말씀해 주시겠어요?"

- "그게 정말 신경 쓰이시는 것 같네요. 혹시 여기에 얽힌 이야기가 있을까요?"

- "무엇이 그렇게 힘들게 만드나요?"

- "왜 아직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셨을까요?"

- "그 부분에 대해 꽤 흥분하신 것 같아요. 정말 중요한 부분인가요?"

- "왜 그렇게 기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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