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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할 수밖에 없는 기업, 팀의 특징

Rework

by florent

이 글은 Jason Fried, David Heinemeier Hansson의 Rework를 번역, 의역, 재구성한 글입니다.



[잘못된 열정]


스타트업 하면 ‘혁신’과 ‘열정’을 먼저 떠올리기 쉽지만,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다. 팀원 모두가 하루 종일 일만 하고, 실패를 밑거름 삼자며 무작정 달리다가 어느 순간 “왜 이렇게도 발전이 없지?”라는 의문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실패 그 자체’가 아니라, 실패를 제대로 학습하지 못하고 워커홀릭 문화까지 더해져 결국 본질을 잃어버리는 데 있다.



[실패할 수밖에 없는 스타트업 팀의 특징]


(1) '쓸데없는' 실패를 계속 겪는다.

스타트업 창업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실패에 관한 여러가지 말을 수도 없이 들었을 것이다. "창업 기업의 10개 중 9개가 실패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실패를 통해 배워야합니다. 실패를 두려워 하지 마세요." 이 업계에 있다보면 초창기 사업은 실패할 수밖에 없으며, 빨리 일찍 실패를 하여 성장하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한다.


하지만 실패는 과대평가 되는 경향이 있다. 먼저, 실패로 배울 수 있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할 것' 뿐이며, 정작 성공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알 수 없다.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많이 알아내는 것도 물론 중요한 지적 자산이 될 수 있지만, 세상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그리고 한 명의 생애에서 절대로 모두 소거할 수 없는 여러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또한, 실패를 통한 학습의 맹목적인 믿음은 조직에 뭘 하든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실패의 DNA를 심는다. 왜 특정한 전략이나 전술을 선택했는지와 이를 통해 알아내려는 것을 설정하지 않고, 무작정 소중한 시간, 돈이라는 자원을 때려박는 경우 말이다. 조직의 전략을 수행하는 방법 또한 무수히 많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패에 길들여진 조직은, 그러한 방법들의 차이와 추후 개선 방향을 찾지 않은 채, "이 전략은 효과가 없다."라는 결론만 짓는다.


실패를 통해 사업적인 본질을 통찰할 수 있는 교훈을 얻으면 성공에 대한 확률은 높이는 것은 분명하지만, 단순히 실패한다고 해서 성공을 하는 것은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연구에 따르면, 성공을 한 기업가가 다음 창업 때도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다고 한다. 성공한 창업가는 34%의 확률로 다음 창업에서도 성공하지만, 실패한 창업가는 신규 창업가와 별반 다르지 않은 23% 성공률을 보인다.


실패의 진정한 목적은 '성공하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이다. 성공하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실패를 한 이유와, 다음에는 어떻게 해봐야할지 구체적인 행동 방법이 도출될 수 있어야 한다. "(근거없이) 그거 해봤는데 안 돼요."라고 결론지어진 조직의 말은 얼마나 무책임한 일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진화는 과거의 실패의 연연하지 않는다. 효과가 있었던 것을 기반으로 계속 발전해나갈 뿐이다.



(2) 추측에 기반하여 융통성없는 장기적인 계획을 자세하게 수립하는 데에 집착한다.

'계획'이란 것은 추측과 가설을 내포할 수밖에 없다. 이 추측과 가설이라는 것은 계획의 범위가 넓어질수록 천문학적으로 증폭된다. 하지만 추측과 가설을 비즈니스 세계에서 굉장히 위험한 것이다. 사업에서의 계획은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얻기 위함인데, 근거없는 추측과 가설로 뛰어드는 것이 얼마나 얼토당토 하지 않은 일인지를 알아야 한다. 물론, 이미 몇 조의 자산을 가진 기업가라면 해당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새로 창업한 스타트업 팀들은 이를 절실하게 느껴야 한다.


스타트업은 당장 1년도 버티기 힘든 경우도 많다. 그런데 당장 의미있는 성과를 내야하는 조직이 현재에 의미있는 일을 찾기도 급급한데, '미래에는 확실히 이럴 것이다.'라고 생각하며 행동 순서를 미리 짜놓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사업 추측, 재무 추측, 전략 추측. 기획과 계획을 '추측'이라는 단어와 바꿔보면 어느 느낌인지 바로 와닿을 것이다.


장기적인 계획을 너무 구체적이거나, 꼭 지켜야 하는 것으로 보면 조직을 위기를 내모는 지름길이 된다. 또 중요한 지점은, 우리가 업무를 하면서 새로운 정보들을 얻고, 기존의 추측과 가설을 변경하며 '즉흥적으로 대응해야하는' 융통성이 필요한 경우가 수많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다가올 장애물을 염두해두는 것은 좋은 습관이다. 하지만 그것에 집착하여, 근래의 성과를 내는 것을 후순위로 두고 다가오지도 않을 추상적인 미래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길고 복잡한 계획을 세운다고 해도, 그것을 실제로 업무하면서 들여다보는 경우가 얼마나 많을까? 결국 서랍 속, 혹은 컴퓨터 폴더 어딘가에 박혀 서서히 죽어갈 뿐이다.


대부분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시점은 행동하기 직전이 되어야 하지, 먼 미래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계획없이 움직이는 것이 두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과 괴리가 있는 계획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은 조직을 파멸로 이끌 것이다. 우리는 시장의 현실과 맞닿은 방법으로 질좋은 의사결정을 통해 성공하는 방법을 알아내야 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3) 워커홀릭이라는 것에 뿌듯함을 느끼며 일하는 시간만 늘린다.

창업,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종종 워커홀릭 문화를 찬양한다. 주 100시간을 일해야 한다, 사무실에서 자야한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몸을 혹사시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이상적인 것으로 여기곤 한다. 하지만 워커홀리즘은 조직의 잘못된 조직문화와 업무 방식을 호도해버리는 결과를 낳곤 한다.


일을 더 많이 한다고 해서, 더 많은 성과를 내거나 일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일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은, 그저 정말 '일을 더 많이 한다.' 그 이상 그 이하의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워커홀리즘이 조직의 성과를 엄청나게 올려줄 것이며, 조직의 사기를 높여줄 것처럼 받아들인다.


워커홀리즘 업무 방식은 절대로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 먼저,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번아웃을 빠르게 발생시킨다. 심지어 워커홀리즘을 찬양하는 사람들은, 정해진 시간만 일하는 사람들에게 죄책감을 심어주려고 한다. 효율적인 방식으로 성과를 내는 방법을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고작 정해진 시간만 일한다고?"라는 차원의 접근 방식만 취한다. 그렇게 '눈치만 보면서 야근하는 문화'가 형성되며, 실제로는 생산성은 높아지지 않고 그저 사람들이 의미없이 회사에 앉아있는 상황만 만든다.


이 문화는 사업의 핵심을 놓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야근을 광적으로 좋아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 방식에서 '효율성'이라는 관점은 찾지 않는다. 그저 시간만 때려박으면 해결된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문제의 근본적인 접근을 하지 않고 더 많은 시간만 투입하려 하는 것이다. 마치 '시간'이 무한한 자원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이렇게 워커홀릭 조직은 위기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자리에 엉덩이 오래 붙이는 사람이 '성과 높은 사람' 혹은 심지어는 조직의 영웅처럼 받아들여진다. 그렇게 조직의 생산성은 고려되지 않은 채, 제대로 된 판단은 온데간데 없고 사무실에 누가누가 더 오래있나만 지켜보다가 결국 모두가 지쳐버리는 상황을 맞게된다.


스스로 워커홀릭이라고 칭하는 사람들은 완벽주의자, 혹은 조직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정작 사소한 것에 집착하며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일하는 시간이 많다.'라는 것은 성과와 직결된다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진짜 영웅은, 더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내고 생산성을 높여, 이미 집에 가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 어떻게 해야하는가?]


'실패', '계획', '워커홀리즘'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조직의 맹목성이 이 세 가지 요소가 지닌 위험과 단점을 너무 크게 증폭시킨다는 점에 집중해야 한다. 기업의 성공과 이익은 절대로 투입한 자원량(시간, 에너지)에 비례하지 않는다. 조직의 성공은 (1) 어떻게 효율적으로, 생산적으로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는 것과, (2) 그 방법을 조직원들이 일할 맛 나게 유도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꾸준히 작용함으로써 얻어지는 결과다.


조직이 훌륭한 일을 하여 성공하려면, 조직의 팀원들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고 있다는 느낌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업무가 시장의 고객에게 가치가 있고, 그리고 그러한 과정에서 자신이 중요한 일부가 되고 있다는 생각들 말이다. 이러한 시장의 고객에 대한 가치에 대한 집착과 함께,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첨예하게 고민하는 것이 기업가 혹은 매니저의 역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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