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work
이 글은 Jason Fried, David Heinemeier Hansson의 Rework를 번역, 의역, 재구성한 글입니다.
회의는 길기만 하고 아무 결정도 나지 않는다. 아이디어는 넘치지만, 실행된 것은 거의 없다. 뭔가 해보려고 하면 “예산이 없다”, “시간이 없다”, “사람이 없다”는 말만 돌아온다. 책임은 분산되고, 중요한 일은 계속 밀린다. 매일 바쁘게 일하지만, 팀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런 조직에서 구성원은 무기력해지고, 리더는 혼란스럽다.
일하는 사람들의 눈빛은 점점 흐려지고,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동기도 사라져간다. 이런 상황, 어떻게 바꿔야 할까? 우리는 어디서부터 다시 움직이기 시작해야 할까?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1) 제약을 받아들이고, 이 제약을 강점으로 만들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 돈, 사람, 경험, 사무실 등이 부족하다며 투덜거리고, 그로 인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러한 사람들에게 수많은 돈, 기깔나는 사무실, 스펙이 엄청난 사람을 데려다 준다고 해도, 성공할 확률을 극히 적을 것은 분명하다. 그들은 ‘일을 성공시키기 위해 필요한 자원’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라, 그저 성공을 위한 피상적인 지름길들만 찾았기 때문이다.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할 때 최고급 장비가 필수적으로 필요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사업의 목적은 겉으로 멋져보이고 그럴듯한 치장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자랑을 하는 것이 아니다. 사업의 본질은 적은 비용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비용보다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아무리 기깔난 도구와 인력을 쓴다 할지라도, 속빈 강정과 같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비용만 발생할 뿐이다. 그렇기에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최대한 쓸 방법부터 연구해야 한다. 아니면 현재 가진 자원으로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남들보다 얼마나 좋은 도구를 가졌느냐가 아니라, 최종적으로 만들어낸 가치와 그 가치의 ROI(투자 대비 수익)이다.
또한, 이 제약을 염두하여 어떻게 고객에게 큰 가치를 전달할까를 연구하다보면, 남들보다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을 발견하며 혁신을 이룰 수도 있다. 제약을 부정적으로만 보면, 스스로를 남들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하며 낙인을 찍어버리기만 한다. 하지만 이를 어떻게 활용할까라고 생각을 시작하면 차원이 다른 성과를 낼 수도 있다. 제약을 받아들이는 것은 본인에게 달려있다.
(2) 결정을 내려야 한다.
생각만 하면 안 된다. 생각은 결정을 위한 도구일 뿐이다. 생각은 그저 뇌속에서 떠다닐 뿐, 그 자체로서 고객에게 아무런 가치도 제공해주지 않는다. 결정이 바로 조직의 진전이다. 결정 하나하나가 조직과 고객 기반의 가치가 되는 것이다. 결정은 성공이라는 집을 짓기 위해 필요한 벽돌과도 같다.
결정을 미루는 것은 집을 짓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결정이라는 벽돌을 실제로 쌓아봐야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집을 짓는 과정은 중력, 벽돌의 위치와 방향, 벽돌간의 상호작용을 종합적으로 보고 이에 맞는 벽돌을 다시 쌓고 설계했을 때 완성될 수 있다. 그렇기에 완벽한 해답은 생각으로 도출될 수 없다. 시장은 역동적이고, 수많은 요소들이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이 실제로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는 실제 환경에 적용해봐야 알 수 있다.
결정은 너무 커서도, 너무 작아서도 안 된다. 아파트만한 벽돌로 집을 짓는다고 하는 것은 터무니 없는 말이다. 그리고 모래알만한 벽돌로 한톨 한톨 집을 짓는다고 하면 영겁의 세월이 지나도 집은 지어질 수 없다. 그렇기에 결정은 충분한 크기로, 짓는 과정에서 충분히 변주를 줄 수 있는 크기여야 한다.
그렇기에 너무 크거나, 추상적인 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 너무 큰 결정은 되돌릴 수 없다는 인상을 주기 마련이며, 조직원들이 압도되어 방향성을 잃은 채 무엇을 할지 모르며 혼란을 겪게 된다. 팀이 필요한 것은 완성된 집의 모습이지, 그 집을 그럴듯하게 보이는 큰 벽돌 모양으로 맞추려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초반부터 세부사항에 너무 집착하면 안 된다. 이른 단계부터 세부 사항에 집착하면 중요하지 않은 것들에 시간을 낭비하게 되고, 너무 많은 회의, 일정 지연으로 팀원들의 사기를 꺾어버릴 뿐이다. 집의 설계도(사업의 큰그림)이 잡혀있다면, 적당한 크기의 벽돌을 쌓아나가고, 제대로 쌓여진 벽돌들에 대해서만 장식을 하는 것이 맞는 방식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철저히 계획을 세우든, 시장에서 실제 경험을 해보면 어차피 뭔가 잘못될 것이라는 점이다. 결정은 영원한 것이 아니고, 나중에 고칠 수 있다. 시작도 하기 전에 과도한 분석을 하는 것은 일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 프로젝트가 길어질수록, 개발 시간이 오래 걸릴 수록 출시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지고, 사기를 떨어뜨릴 뿐이다.
(3) 모든 것을 하려고 하지 않아야 한다.
훌륭한 미술관을 만드는 것은 걸작 하나하나가 아니다. 바로 ‘걸리지 않은 수많은 작품들’이다. 박물관이나 갤러리들은 소장하고 있는 작품들을 모두 벽에 걸어버릴 수 있지만, 그러지 않는다. 최고의 전시는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의미있는 극소수’만을 남긴 전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빼는 것’이다. 제품을 시장에 출시한다는 것은, 팀이 고객에게 큐레이션을 하는 것과 같다. 큐레이션에는 보여주고자 하는 것, 핵심적인 스토리텔링, 큐레이터의 톤앤매너, 큐레이터와 관객의 관계성이 중요하다. 제품도 마찬가지다. 관객이 가장 필요로 하고 짜릿하게 느낄 것들을 보여줘야하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그림들을 배열한다고 해서, 관객이 열광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은 오히려 관객에게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며, 전시는 ‘봐야하는 것들의 노동’으로 여겨질 뿐이다.
그렇기에 정말로 중요한 것을 최고의 상태로 만들기 위해 모든 에너지와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이걸 빼면 내가 하고 있는 게 팔릴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봐야 한다. 우리가 하는 일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 되는 핵심인지를 파악하고, 그 핵심을 조직의 제약 상황에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만들어낼지를 결정해야한다. 세부사항과 같은 나머지 것들은 그 본질 위에 있어야만 의미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마치며]
오늘도 우리는 제한된 자원 안에서 일하고,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결정을 미루며, 할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한 채 바쁘기만 한 하루를 보낸다. 그 속에서 구성원들은 점점 지치고, 조직은 ‘일을 많이 하는데도 성과는 없는 팀’이 되어간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단 하나의 결정을 내리고, 단 하나의 본질에 집중하고, 이미 가진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면 조직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우리는 완벽해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움직이기 때문에 나아지는 것이다. 지금, 당신의 팀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금, 당신은 무엇에 ‘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 그 질문 앞에 솔직해질 때, 비로소 조직은 다시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