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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X패쓰파인더 Feb 13. 2024

UX디자이너에 대한 오해

논리력, 창의력, 꼼꼼함에 대하여

내가 디자이너라고?

UX디자이너로서 커리어를 시작하기 전 미대생 시절,

나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디자이너'라는 직업과 아주 핏이 잘 맞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진로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어느 덧 나는 9년차 Product Designer로 일하고 있다.


이 블로그를 왜 시작하게 됐냐면요.

대기업과 스타트업, 빅테크 기업에서의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Product과 UX에 대한 생각과 고민들을 풀어보고자 한다. UX 분야에서 나의 path를 find하는 과정을 공유하고자 한다.


1차적으로는 UX디자이너로서의 커리어를 고민 중인 취준생, 대학생 뿐 아니라 커리어를 이제 막 시작한 1~3년차 주니어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되었고, 추가로 비슷한 연차의 디자이너 분들과 다양한 생각들을 교류하고 함께 성장하고 싶은 마음도 함께 있다.


반가워요 여러분.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했다. 우리 모두는 매순간 각자의 길을 찾아가는 여정에 서있다. 비슷한 업계에서 마주하게 된 소중한 인연, 여러분들의 path finding 을 응원한다.




UX Designer를 소개합니다.


Designer 라는 내 직업을 소개하면 "디자이너 분들은 대체로 이러이러한 편이신가요?" 라는 얘기를 들을 때가 있다. 블로그의 첫 글은 내 직업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소재로 하여 내 직업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UX디자이너는 논리적이다?

YES                                                 NO

                       80%                     20%  

UX 디자인은 기본적으로 논리를 근거로 한다. 이 버튼이 왜 여기에, 이 크기로, 이 컬러로, 이 폰트 사이즈로 있는지는 다 이유가 있다. 각 서비스의 네비게이션 구조, 특정 화면을 진입하는 루트는 다 이유가 있다.


100% YES가 아닌 이유는, 그럼에도 디자이너가 본인 취향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요소도 없지는 않기 때문이다. 리스트 컴포넌트에서 디바이더가 양옆이 뚫려있게 할지, full width로 막혀있게 할지. 스크롤이 긴 화면에서 각 섹션을 background 컬러가 있는 헤더로 구분할지, 1px 디바이더로 구분할지. 더보기 버튼을 텍스트와 아이콘으로 구성할지, 아이콘으로만 구성할지 등.


정답은 없지만,

기본적인 서비스 골격(IA)이나 주요 기능에 대한 유저 플로우, 화면 내 주요 요소(버튼, 메인 정보 등)들은 대부분 논리에 근거해서 결정하고,

마이너한 시각적인 요소들에 대해서는 디자이너의 주관적인 경험과 판단을 토대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똑같은 배달앱인데 쿠팡이츠와 배민이 다르게 생긴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내가 보아온 일 잘 하는 UX디자이너들은 논리에 기반한 사고에 익숙하고 주관적인 견해를 주장하기보다는 객관적으로 옳은 방향으로 결정하는 것을 편안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UX디자이너는 창의적이다?

YES                                                 NO

               55%                       45%          

아마도 비 디자인, 비 IT 분야의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오해이지 않을까 싶다. 기본적으로 '디자이너'는 세상에 없던 시각적인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보통의 사람들보다 창의적인 사람들일 거라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하지만 여러분들 모두 이미 알고계시겠지만,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생각보다 우리 인간이 생각해낼 수 있는 아이디어에는 아주 새로운 건 없고, 새로워보이는 디자인도 기존의 것들의 "새로운 조합"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창의력이 디자이너의 소양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아주 창의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항상 샘솟는 유형의 사람인 것은 아니다. 내가 생각했을 때 디자이너에게 타고난 창의력보다 중요한 것은 최신 트렌드 혹은 과거의 역사를 얼마나 많이 머릿속에 가지고 있는지이다. 새로운 것은 그 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나 UX디자인은 기존의 서비스들을 참고하여 최대한 "사용하기 쉽고 직관적인" 경험을 만드는 데 집중할 수 밖에 없는 분야다. (사람들은 새로운 서비스를 쓰더라도 기존과 유사하고 익숙한 경험을 기대한다.) 그래서 더더욱 최근 사람들이 많이 쓰는 서비스의 UX에 대해 항상 숙지하고 있는 상태여야 한다.


내가 만나본 UX디자이너들 중에 "저 사람 진짜 또라이급으로 창의적이야!" 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런 것을 기준으로 역량을 평가하지도 않는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창의적인 UX 디자이너'를 정의해본다면, '다양한 레퍼런스를 통해 풍부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사람' 정도가 적합하다. 더 나아가 풍부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더 좋은 솔루션을 만들어낼 줄 아는 디자이너라면 아주 인정 받는 디자이너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내가 만나 온 UX 디자이너들은 공통적으로 "뭔가를 만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긴 했다.)


UX디자이너는 꼼꼼하다?

YES                                                 NO

                 60%                      40%       

대부분의 직업 분야가 그렇겠지만 디자이너에게 꼼꼼한 것은 굉장히 강점이다. 디자인을 하는 것 외에도, 개발자에게 가이드를 넘기고 실제 구현되는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디테일을 챙기는 것 또한 디자이너의 주요 업무에 포함된다. 스크롤할 때 앵커 영역, empty case, error case, 예외 케이스 등 완성도 높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디자이너가 신경써야 하는 디테일은

보통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에 비해 상당하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직업 분야에서 그렇겠지만, 내 경험상 모든 UX디자이너가 이런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동료들과 상사에게 인정 받는 디자이너 중에는, 끝까지 디테일을 챙기는 힘은 부족하지만 프로젝트 앞단에서 러프한 UX 아이데이션을 빠르게 잘 하는 디자이너도 있었고, 개발팀이나 PO 등 유관부서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효율적으로 진행함으로써 매끄럽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디자이너도 있었다.


누군가 먼저 언급하지 않는 디테일까지도 알아서 챙길 수 있는 디자이너라면 가장 베스트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우리 모두는 각자 다른 장점과 역량을 가지고 있고, 어쩔 수 없이 크고작은 실수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는 인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팀으로 일하는 것"이다. 자기만의 강점을 가지고 주변 팀원들과 시너지를 내면서 일하는 훌륭한 디자이너가 충분히 많다. 




가볍게 내 직업에 대한 소개를 적어봤다. 그 외에도 디자이너에 대한 크고 작은 오해들을 조금 더 소개해보자면, 아래 정도가 있다.


UX디자이너는 정리하는 거 좋아한다? NO

파일 정리를 잘 하는 것도 디자이너의 주요 역량이지만 이 또한 모두가 잘 하는 것은 아니다.
정리에 진심인 디자이너들은 UX디자이너보다는 Design System 디자이너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UX디자이너는 예쁜 거 좋아한다? NO

이건 진짜 큰 오해이다. UX디자이너들 중에는 미대 출신이 아닌 분들 비율이 상당히 크다.
(근데 나는 예쁜 거 좋아한다 감상하는 것만. 만드는 건.. 더 잘하는 분들께 맡긴다.)

UX디자이너는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한다? NO

UX디자이너에게 스티커 만들어달라고 하지 마요... 이거 사람 바이 사람이라고요.


앞으로 자주 봐요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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