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불만 속 카카오톡 개편, 홍민택 CPO의 결정은 옳았을까?
1. 카카오톡 업데이트 진행
2. 사용자들의 불만
3. 카카오톡이 대규모 업데이트를 하게 된 배경
4. 카카오가 나아가야 할 방향
카카오톡은 2025년 9월 23일 if(kakao) 25 행사를 통해 출시 15년 만에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카카오 자체 내에서도 "빅뱅 프로젝트"라고 할 만큼 대규모 UI 변경이 이루어졌는데요
대략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친구리스트 페이지 - SNS형 UI (피드형)로 개편, 친구 프로필 변경 내역/게시물을 타임라인 형태로 확인 가능. '좋아요' 기능 추가.
2. 채팅 탭 - 채팅방 폴더 기능 도입. '안 읽음' 폴더 기본 제공. 메시지 수정 기능 (24시간 이내, '수정됨' 표시). 카카오톡 안읽고 보기,
3. 오픈채팅/세 번째 탭 - '오픈채팅' 탭이 '지금 탭'으로 개편되며 숏폼 콘텐츠 도입 (릴스/쇼츠 유사). 커뮤니티 기능 강화. 오픈채팅방+숏폼 그룹핑
4. AI 기능 - '카나나 인 카카오톡' 도입 (AI 비서). 대화 요약, 보이스톡 녹음 및 텍스트화 (순차 적용).
이번 카카오톡의 업데이트 취소(롤백)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용자들의 90%는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심지어 카카오톡 자동 업데이트 끄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특히, 친구목록의 SNS형 UI (피드형)로 개편된 것에 대한 거부감이 컸습니다.
카카오톡은 개인 공간, 1:1 메신저, 친한 사람들과의 대화 공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번 업데이트로 내 프로필 사진이 피드형식으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강제로 노출되고, 그들이 좋아요 및 댓글까지 달수 있는 기능까지 추가되면서, 사적공간 침해 같은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용자들이 많았습니다.
더불어 숏폼콘텐츠 (쇼츠, 릴스)로 이미 피로감이 많이 쌓여있는 사용자들에게도 카톡 안에서 숏폼소비해야 하는 상황이 추가되어 과도함 부담감으로 작용했다는 피드백도 있었습니다.
(카카오톡 업데이트 되돌리기가 국민청원까지 올라갔을정도로 사용자들의 불만은 많았습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아래 피드백과 같습니다.
거래처 직원이나, 일적으로 알게 된 사람들에게
내 일상을 알리고 싶지 않아요!!
릴스, 숏츠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데 카톡에서까지
숏폼을 봐야 하나요? 카톡 Light를 만들어주세요!
저는 메신저 어플을 깔았는데,
인스타와 같은 SNS 어플이 다운로드됐나요?
카카오톡 본연의 메신저를 유지해 주세요!!
저 또한 카톡 업데이트를 하고 한참, 오픈채팅방을 찾아 헤맸습니다. 전혀 연관성이 없는 숏폼과 함께 묶여 있는 것을 보고 어떤 의도인지 한참을 생각했었네요...
사실 이러한 시도가 저는 굉장히 놀랍습니다.
메신저로써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는 카카오톡은 SNS 및 숏폼 추가를 고려한 방향성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커뮤니티에는 몇몇 리더들에 의해서 결정된 것이라는 루머? 도 있지만, 최종적으로 근거는 data-driven에 의해서 결정되었을 테니까요.
또한, 카카오톡의 MAU는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메신저 자체로는 사용자를 오래 붙잡아 둘 수 없다는 것을 증빙합니다.
10대 사용층들의 카톡 사용 예를 보면 이해하기가 더 쉽습니다. 10대들은 주로 개인 연락은 인스타 DM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톡은 학급이나 조모임과 같은 그룹 채팅에 널리 활용되지만, 학생들에게는 오히려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휴일에 직장 근처 동네로도 가지 않는 것과 비슷합니다.)
개인의 일상피드를 올리거나 관심사가 비슷한 또래 집단의 릴스 공유 기능을 통해, 대화의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부분들이 인스타 DM을 메신저로 사용하게 된 계기로 보입니다.
하지만, 사실 현재로서 카카오톡은 그대로 밀고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카카오톡의 롤백은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90% 이상이 카카오톡을 메신저 앱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슬랙, 왓츠앱, 라인 등 다양한 경쟁 서비스가 존재하지만, 내가 사용한다고 해서 상대방도 함께 사용하지 않는다면 메신저로서의 기능은 제대로 발휘되지 않습니다. 결국 대중성을 확보한 앱은 쉽게 갈아타기 어려운 특성을 지니게 됩니다.
또한, 사람들은 현재 불만을 토로하지만, 곧바로 적응합니다. 인스타도 릴스 위주의 UI 개편이 있고, 많은 반발을 샀지만, 사용자들은 DAU 29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카카오톡이 SNS형태로의 방향성을 선택했다면, 살펴볼 서비스가 있습니다.
SNS 원조격인 "페이스북"(이하 페북)입니다. 페북은 올해 초, 북미 유저들의 친구탭에서 기존에 있던 광고, 추천 것들을 모두 삭제시켜 버리고, 내 친구들의 피드만 볼 수 있는 것으로 "돼"돌아갔습니다. 본연의 SNS 플랫폼을 바탕 삼아, 친구들과 가족을 연결시켜 주는 것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이것이 "OG(Original Gangster) 페이스북" 전략입니다.
반대로 카카오톡은 본연의 메신저의 기능에서 SNS 도메인으로 확장 방향성을 선택했습니다. 숏폼과 피드의 도입으로 카톡 자체의 가치를 굳건히 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이용층에 대한 확장을 선택했습니다.
이 두 방향성은 한쪽이 맞고, 한쪽이 틀 리다를 떠나서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경쟁사회에서의 최적화 도전이라고 봅니다.
카카오톡의 이러한 대규모 업데이트의 방향성이 옳다/그르다의 가치 판단은 "시간"과 "사용자"가 판단해줄 것입니다.
방향성이 옳았다면, 우리는 여전히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하고 있을 것이고, 틀렸다면 현재의 기회를 삼은 제3의 메신저 어플로 우리는 소통하고 있을 겁니다..
하지만, 카카오톡은 사용자 데이터 근거를 통해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지원하고, 사용자 맞춤화를 시도할 것입니다. (이번 업데이트를 주도한 "홍민택 CPO"는 서비스 최적화 전문가라고 하니 기대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