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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Feb 15. 2021

네이버와 카카오의 MaaS 서비스

뚜벅이가 편해지고 있다

약 3년 전이었을까, 여름휴가로 핀란드에 잠시 여행을 떠났던 적이 있었다. 아주 잠깐 머물렀기에 기억나는 여행지는 별로 없었지만 한 가지 인상적인 앱은 있었다. 바로 'Whim'이라는 앱이었는데 기차역을 가도, 지하철역을 가도 온통 'Whim'이라는 앱을 선전하고 있었다. 당시 우리나라의 카카오처럼 '국민 메신저인가?'정도로 생각하였는데 알고 보니 대표적인 교통 서비스 앱이었다. 나중에 전 세계에 널리 퍼져 벤치마킹이 될 정도로 'Whim'이라는 교통 서비스 앱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Whim'은 핀란드 헬싱키에 있는 여러 교통수단을 하나의 앱 안에서 모두 연동되는 서비스이다. 월간 일정한 금액을 내면 기차, 지하철은 물론이고 킥보드, 버스까지 교통수단이 모두 하나의 서비스로 연동되고 있다. 'MaaS', 즉 서비스로서의 모빌리티라는 이름의 이 서비스는 현재 위치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연결하는 모든 교통수단을 하나로 연결시켜 결재, 탑승까지 한 번에 하나의 앱 안에 연동되어 있다. 


일본 도요타통상과 싱가포르 대중교통 회사 SMRT가 만든 MaaS 서비스 (Zipster)


최근 우리나라도 'Whim'과 같이 앱 안에 여러 모빌리티가 서로 연동되는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 맵과 네이버 길 찾기가 여러 모빌리티를 연결시키는 대표적인 서비스이다. 앱은 켜서 목적지를 입력하는 순간 목적지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이 나타난다. 우리 집에서 한국 민속촌으로 갈 수 있는 지하철 노선도가 나오는 게 아니라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갈 수 있는 버스부터 지하철역, 다시 지하철역에서 한국 민속촌까지 갈 수 있는 버스까지 다다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 길 찾기에 표시된 주변 커머스 정보




게다가 2021년 2월부터는 카카오 맵, 네이버 길 찾기 모두 KTX, 기차까지 연결하여 앱 안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코레일 기차표 예매 사이트에서만 구할 수 있던 기차표를 네이버 길 찾기나 카카오 맵에서도 구매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하나의 교통수단 정보가 나오는 게 아니라 버스, 지하철, 기차, 전동 킥보드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연결되어 최종 목적지까지 다다를 수 있는 방향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모든 교통수단이 서로 연동되는 방향성은 동일하지만 회사별로 MaaS 서비스가 진화하는 방향은 조금씩 다르다. 먼저 네이버의 길 찾기는 현재 위치에서 맛볼 수 있는 카페나 음식점 정보가 연동되어 나타난다. 길을 찾으면서 연관되는 맛집 정보나 갈만한 장소를 추천해주면서 커머스나 광고로 연결하려는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가 구축해왔던 여러 가지 모빌리티를 좀 더 유연하게 연동하려는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카카오 바이크, 스마트 주차 등 다양한 서비스들을 한데 묶어 카카오가 기존에 구축한 모빌리티를 사람들이 좀 더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부분이 네이버 길 찾기와는 다르다.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요소를 제공할지는 결국 회사가 어떤 경영전략으로 나아갈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만약 회사가 길 찾기를 통해 커머스 영역을 활성화시킨다는 전략이 있다면 소상공인이 직접 참여해서 만들어가는 서비스를 할 것인지, 자신의 정보에 따라 추천 서비스를 달라지게 만들 것인지 등등 여러 경험 요인이 달라질 수 있다. 여러 가지 모빌리티를 더욱 풍성하게 사용하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어떻게 모빌리티 간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인지 관계의 복잡도를 얼마나 높이고 낮출 것인지 등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하나의 MaaS 서비스만 놓고 보더라도 어떤 사업 전략에 따라 UX는 달라질 수 있다. 무조건 단순한 서비스나 자동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단 회사가 지향하는 사업전략에 따라,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에 따라 얼마든지 UX는 유기적으로 변경될 수 있다. 점점 진화해 나가는 MaaS 서비스의 UX를 바라보며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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