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단폭격 맞은 후 1년 뒤 어떻게 조금씩 회복하였나.
1년 전 나는 박사과정 예심을 보았다. 그 당시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말 그대로 예비 심사인데.. 예비인데 뭐 설마 떨어뜨리겠어?'
회사생활 내내 임원 발표를 많이 해봐서 박사과정 예심도 임원 발표랑 비슷할 거라 생각했다. 자신감을 갖고 임하면 뭐든 되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호기롭게 예심을 보았고 아주 대차게 떨어졌다. 떨어진 것도 그냥 떨어진 게 아니라 심사위원들한테 융단폭격을 제대로 두들겨 맞으면서 떨어졌다. 박사과정 예심 때 유난히 잘 준비한 게 엄청난 다과 도시락이었는데 끝나고 다과 도시락들을 주섬주섬 챙기며 택시를 탔다. 그리곤 택시에 앉자마자 펑펑 울었다. 택시에서 운 것도 모자라 집에서도 도착하자마자 펑펑 울었는데 너무 우니까 갓 돌 지난 아기가 꼬물꼬물 손으로 내 눈물을 닦아줄 정도였다.
예심 때 너무 교수님들의 집중 공격을 받아 한동안 멘탈이 멀쩡하질 않았다. 시간이 이상하게 흘렀다. 아침에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나는 예심의 충격 속에 있었다. 노트북을 켜면 당연히 떨어진 논문을 보완해야 하는데 논문의 제목만 봐도 토할 것 같았다.
'그냥 수료까지만 하고 중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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