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모빌리티가 대체 뭐길래
최근 몇 년 사이 '모빌리티'라는 단어를 자주 듣고 있다. 나는 2012년 회사에 입사하였는데 그때만 해도 세탁기, 냉장고를 만드는 회사에서 '모빌리티'를 고민하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 더 정확히는 내 업무가 '모빌리티' 관련 업무를 하게 될 거라곤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몇 년 동안 어쩌다 보니 모빌리티 기획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고 업무에서 좀 벗어나려나 싶더니 '모빌리티' 관련 원고들을 계속 쓰고 있다. 10년 이상 '모빌리티'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계속 고민을 하는 내 모습을 보니 '모빌리티'가 대세이긴 한가보다.
그래서 모빌리티가 무엇인데요?
몇 년 전 우연히 신입사원 강의를 나간 적이 있었다. 모빌리티에 대해 배경부터 최근 트렌드까지 정리를 해서 설명을 해주는데 어떤 신입사원이 물어보았다. '선배님, 그래서 모빌리티가 무엇인가요?.' 때론 화려하게, 최첨단 기술로 느껴지는 이 단어를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었다. 누구라도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뾰족하고 시원하게 모빌리티가 무엇이고 왜 중요하게 다뤄지는지 정리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무것이나 모빌리티는 아니야
모빌리티를 해석하면 '이동성'이다. 사전적 의미로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조선시대 '가마'를 보고 모빌리티라고 막 갖다 붙이진 않는다. '마차'를 보고 모빌리티라고 하진 않을 것이다. 자유롭게 이동을 하되 이동수단에 IT를 포함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하철, 버스, 택시 그 어떤 교통수단이든 상관없지만 그 교통수단에 IT가 접목된 것이 바로 '모빌리티'라고 부를 수 있다. 내가 방금 타고 온 킥보드를 '모빌리티'라고 부르는 이유는 모바일 폰으로 '킥보드'를 예약하고 GPS 기반으로 위치 정보를 알 수 있도록 IT와 접목이 되었기 때문이다.
왜 많은 기업이 모빌리티를 주목하는가
모빌리티가 IT와 결합이 되는 순간 단순한 이동체가 아닌 하나의 IT 기기가 된 셈이다. 더 이상 자동차 회사, 킥보드 회사와 같이 이동수단에 관련된 회사만 관심을 갖는 게 아니라 포털회사, 전자 회사, 심지어 이커머스 회사 등도 이동수단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동수단은 하나의 IT 기기이자 IT 서비스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빌리티를 IT 서비스, 기기로 바라보는 순간 기업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수도 있고 주력 서비스와 연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기에 많은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모빌리티를 주목하고 있다.
이커머스 대표주자 아마존 역시 모빌리티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다. 2019년 아마존은 자율주행 기술을 가진 회사 Aurora Innovation에 약 5800억 원가량을 투자하였다. 그 배경은 매년 아마존이 배송비로 29조 가량을 지출하고 있는데 배송비 절감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만약 자율주행이 성공적으로 아마존에 장착된다면 지출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구글 또한 지주회사 알파벳에서 자율주행차 웨이모와 자율주행 드론 회사인 '윙'이라는 회사를 출범시켰다. 2021년 8월 기준 벌써 10만 회 이상 드론 배달을 기록하고 있다. 구글이 잘하는 인공지능을 모빌리티까지 확대하여 교통문제를 해결하고 자율주행 기술까지 발전시키려고 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중국의 바이두, 우리나라의 네이버와 같이 포털 회사도 앞다투어 모빌리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IT가 결합되면서 천천히 흘러갔던 이동수단의 변화가 급격하게 빨라지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어느 회사가 어디를 인수하고, 투자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동체가 IT와 결합되면서 더 이상 전통적인 이동체를 만드는 회사의 마켓 그라운드가 아닌 포털사, 이커머스, 통신가 등 다양한 업종의 회사들이 모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있다. 주도권도 달라질 수 있고 이동수단을 바라보는 접근 자체도 달라질 수 있다. 앞으로 모빌리티의 변화가 어떻게 흘러갈지 오늘도 꾸준히 지켜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