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모빌리티 흐름과 앞으로의 3년간 모빌리티 방향성을 알고 싶을 때 관심 있게 찾아보는 정보가 바로 '모터쇼'이다. 모터쇼는 전 세계적으로 크고 작은 모터쇼가 열린다. 모든 모터쇼를 통틀어 살펴보면 좋겠지만 시간이 부족할 땐 빠르게 가장 역사와 전통이 오래된 4대 모터쇼부터 살펴보기 시작한다. 4대 모터쇼는 제네바 모터쇼, 파리 모터쇼, 뮌헨 모터쇼(작년까지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디트로이트 모터쇼이다.
나는 회사에서 모빌리티 기획 업무를 담당할 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참관할 수 있었다. 참관 전에 딱히 내게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규모나 다녀온 소감을 말해준 사람이 없어 당시 내 기준은 코엑스의 박람회 정도였다. 별다른 기대 없이 종종 가서 구경했던 코엑스의 한 박람회 정도 예상을 했다. 하지만 도착을 해보니 잠실 종합 경기장 같은데 느낌상 3개 정도 있었다. 그냥 멀뚱히 차를 세워놓는 게 아니라 직접 차를 타보는 체험을 하다 보니 자동차가 등장하는 스케일, 관중을 압도하는 분위기 자체가 차원이 달랐다. 과연 4대 모터쇼 중 하나라는 점을 유감없이 자랑하는 듯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무척 에너지가 넘쳤던 기억이 난다. 엄청난 스케일과 콘텐츠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4대 모터쇼는 각각 어떤 매력과 특색을 갖춘 것일까?
뭔 도시가 이렇게 썰렁한가.. 싶을 정도로 조용했던 디트로이트
연초, 가장 먼저 시작한다. '디트로이트 모터쇼(북미 모터쇼)'
북미오토쇼는 북미에서 가장 큰 모터쇼로 대게 연초에 시작한다. 가장 먼저 모터쇼를 시작하여 당해연도 신규로 출시되는 완성차량을 먼저 선보인다. 가장 먼저 열리는 모터쇼인 만큼 신차들을 관람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매년 30-40여 종의 신차들이 나와 가장 먼저 실물의 차량을 두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989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디트로이트'에서 명맥을 잇고 있다. '디트로이트'는 자동차의 도시로 포드, GM의 본사와 부품업체들이 밀집되어 있다. 이런 지리점 이점을 활용하여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그 어떤 쇼 중에서 '북미' 지역의 자동차 흐름만큼은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북미지역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쇼인만큼 '북미'에서 인기가 많은 SUV, Jeep 차량이 경쟁적으로 선보이는 자리이다. 때때로 BMW, 메르세데스와 같은 유럽 브랜드가 참여하지 않는 해가 있지만 미국의 BIG3라 부르는 GM, FCA, Ford는 항상 참여를 하는 모터쇼 행사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이후 몇 차례 행사를 취소하였다. 오프라인 행사 대신 2021년은 온라인 콘퍼런스 형태로 행사를 진행하였다. 전통적으로 연초에 모터쇼를 진행하다 2022년은 예외적으로 연말에 개최한다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북미 지역의 모빌리티 큰 흐름을 살펴볼 때 참고해보면 좋은 모터쇼이다.
제네바 모터쇼(출처 : exhibition world)
중립적인 성격을 가진 '제네바 모터쇼'
북미 모터쇼가 끝나고 몇 개월 뒤 유럽에서 첫 모터쇼가 시작된다. 스위스에서 시작하는 '제네바 모터쇼'이다. 스위스라는 나라가 가진 특수성 때문인지 '제네바 모터쇼'는 다른 모터쇼와 달리 중립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다른 모터쇼는 그 나라의 현지 특성을 살려 북미 차량 회사들이 집중적으로 나오거나 독일 회사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제네바 모터쇼는 특정 나라에 치우치지 않고 독특한 콘셉트의 차량이 전시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제네바 모터쇼는 초호화 럭셔리카가 가장 돋보이는 쇼로 유명하다. 이렇게 제네바 모터쇼가 럭셔리 차량을 선보이는 장으로 유명한 이유는 '스위스'라는 정치적 특징도 한몫 있다. 외국인에 대한 세금이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10분의 1밖에 안되는 데다 은행 비밀주의 덕에 부자들이 돈을 넣어두는 은신처로 활용되고 있다. 이런 배경 때문일까? 제네바 모터쇼에는 유독 초호화 콘셉트카와 럭셔리카가 많이 등장하고 있다.
전시장에 차가 한대씩 들어올 정도로 압도적인 규모였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뮌헨 모터쇼(IAA, Internationale Automobil-Ausstellung;국제 자동차 전시회)'
뮌헨 모터쇼는 과거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라고 불렸던 모터쇼가 2021년부터 뮌헨에서 개최되면서 명칭이 변경되었다. 뮌헨 모터쇼는 1897년 처음 프랑크푸르트의 한 호텔에서 8개의 자동차를 전시하는 것부터 시작하였다. 약 70년간 홀수해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개최하고 있어 4대 모터쇼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최근 해마다 줄어드는 관람객들과 코로나 상황이 겹치면서 자동차 위주의 쇼에서 새롭게 혁신하고자 2021년부터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보다 적극적으로 참관객을 유치하기 위해 교통 허브인 '뮌헨'으로 개최지를 변경하여 뮌헨의 볼거리와 모빌리티와 결합하는 시도를 하였다. 도시 안에서 모빌리티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시도하였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독일에서 열리는 만큼 독일이 본사인 BMW, 메르세데스 등의 회사들이 화려하게 참여하는 쇼로도 유명하다. 단순히 차 이상으로 볼거리가 풍성해 관람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4대 모터쇼 중 하나이다.
2021년 뮌헨 모터쇼 후기, 마이크로모빌리티 이야기
2021년 뮌헨 모터쇼 후기, 친환경 트렌드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차량이 많이 눈에 띄는, 파리 모터쇼'
'파리 모터쇼'는 독일 뮌헨 모터쇼에 이어 2번째로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모터쇼이다. 르노, 푸조, 시트로엥과 같이 프랑스의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개최되었다. 과거 프랑스 파리 시내의 튀러르 공원에서 '파리 오토살롱'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되다가 1962년부터 '베르사유 박람회장'으로 옮기면서 오늘날의 '파리 모터쇼'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주로 프랑스 자국 차량 브랜드인 '르노', '푸조'와 같은 브랜드와 대중적인 차량 위주로 선보이다 최근 콘셉트카와 전기차 위주로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과거의 명성에 비해 규모가 다소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지만 오랜 명맥이 있는 만큼 모빌리티의 큰 트렌드를 반영하여 재기를 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이렇게 모터쇼 이야기를 쭉 작성하고 보니 오프라인 행사가 그립기도 하다. 비록 몸은 축나고 보고서의 압박이 있어 힘들었지만 모빌리티를 직접 만지고, 생생한 현장감을 느낀다는 건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코로나 상황으로 직접 현지에 가서 접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요즘에는 회사별로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하여 미래 방향성을 보여주는 움직임이 있어 다행이기도 하다. 조만간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기를 바라며 4대 모터쇼의 특징을 짧게 마무리하려고 한다.